퇴직 기념으로 네 식구가 군산에 왔습니다. 출발 할 때는 섬으로 가려 했는데 가족모두 사전 준비가 부족 하다는데 공감하고 군산으로 목적지를 변경 하였습니다.
200km를 달려와 유명한 자장면-짬뽕집에 줄을 서고 호떡집에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침 07:00에 아들 직장에가 픽업하여 준비한 김밥과 과일을 차안에서 먹으며 달려왔습니다.
매콤하다는 자장면과 짬뽕 대기표 76번을 받고 50분 기다려 정오 1200시에 젓가락을 잡고 15분 만에 맛나게 먹었습니다. 젊은이들이 줄서는 이유는 맛, 멋, 많은 양, 저렴한 가격, 그리고 희소성이라 생각했습니다. 호떡도 맛있습니다.
7명이 계속 반죽을 밀어서 호떡을 구워내는데 맛있습니다. 재료가 좋은 것 이라 소개하는 안내문도 마음에 와 닿습니다.
추억의 철길은 아마도 1930년대 것으로 보이는데 그 양쪽에 늘어선 집을 가게로 삼아 소품을 팔고 교복을 빌려줍니다. 큰돈은 아니겠으나 직업현장이고 경제의 일부로 보입니다.
예산을 들이면 조금더 깔끔하게 꾸밀 수 있을 것이지만 보조조건을 맞추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고 점주들의 재정부담도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게스트룸은 가옥을 개조한 것인데 2층 침대 3개가 있고 화장실이 딸린 통방입니다. 그리고 복층으로 다락방이 있습니다. 이정도면 15만원인데 10만원에 들었습니다. 4명을 받는 것이 경제적인가 봅니다. 손님이 안 들면 공치는 것이니 말입니다.
함바집 비 오는 날 달력에 동그라미 그리는 것을 "공친다"고 합니다. 비가 오면 공사일도 없고 다른 거래가 없으니 식사도 안하므로 함바집에서 아무 일 없다는 말입니다.
늘 일찍 깨는 공무원의 습관으로 3시에 기상하여 다락에 올라왔습니다. 수직사다리를 오르기 전에 물과 폰을 계단에 키 보다 높은 발판에 올리고 이불을 어깨에 감싸고 올라와서 다시 중간계단에 미리 올린 폰과 물을 집어올린 후 수평으로 설치된 문을 닫았습니다.
깜깜절벽 옥탑방에서 20분간 면벽을 한 후 108배를 시작했습니다. 이불을 반으로 접어 방석으로 삼고 절을 올리는데 움직임마다 뼈마디 외마디 소리치듯이 방바닥 나무판자가 아드득거립니다.
그리고 깜빡하여 다락방인 것을 잊고 몸을 높이 세우는 순간 머리가 천정에 충돌합니다. 천정은 피하거나 양보하는 설계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바로 아래방 2층 침대 윗층에 딸이 잠자고 그 아래 칸에 아들이 코골고 그 옆 칸 침대 1층에 아내가 잠자고 있습니다. 125배가 요즘 절하기 기본인데 108배로 마감하고 나머지 17배는 가족이 잠에서 깬 이후에 올리고자 합니다.
생각해보니 평소에 집에서 바닥에서 소리 지르지 아니하고 천정이 짓누르지 아니하는 여건에서 절하기를 게을러 했던 바른 반성하게 됩니다. 군산에서의 125배 절하기를 마치고 아직 잠자고 있는 아이들을 두고 부부가 밖으로 나가 식당을 찾았습니다.
아침 7시 군산시가지는 참으로 조용하기만 합니다. 역사를 간직한 도시이기에 옛것을 많이 보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저런 현장을 방문하면 볼 거리가 참으로 많습니다. 어제 다녀온 철도길이며 먹거리도 오랜 전통이 있습니다.
특히 1945년에 시작한 빵가게 '이성당'은 늘 사람들이 줄을 서서 갓 구워낸 빵을 받아 갑니다. 두 번 방문한 그 빵집 앞에는 사람들이 長蛇陣(장사진)입니다.
2개의 건물에서는 기성제품 빵을 팔고 있어서 수시로 드나드는 손님들이 많습니다만 가게 앞에서 장사진을 친 손님들을 1시간 2시간을 기다려 빵을 사간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군산에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세 가지 입니다. 짬뽕짜장면을 먹기 위해 기다린 곳은 지린성, 중동호떡, 그리고 제빵으로 유명한 이성당입니다.
철도길에서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도 빼곡한 사람들 틈새에서 사람을 피해가며 걸어야 하고 달고나 2,000원짜리를 받기 위해서도 기다려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유일의 일본식 절 동국사에서 일본을 느끼고 일본식 주택에 들어서니 마치 일본에 온듯합니다. 오래된 건물이 이처럼 긴 세월 보존된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런저런 건물과 명소들이 군산시내 일정지역, 3km반경에 다 있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시에서 투자를 해서 골목길을 깔끔하게 정비했습니다. 넓은 골목길에 주차선이 그어졌는데도 양차로 교차하는 차량이 불편하지 않습니다.
빌딩 벽면을 장식한 100평은 됨직한 원고지 1매에 고은시인의 시가 적혀있습니다.
[다릿집] 학교 가서 가만히 앉아 있거라.
그래야 배 안 꺼진다. [고은 시인]
[간판]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내게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찻집 광고입니다.
[연탄재]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 시인]
거리에 벽면에 적혀있는 글에 정감이 갑니다. 다른 도시에서 볼 수 없는 낭만입니다. 건물주나 입주 시민들의 작은 정성이 느껴집니다. 스스로 낭만스럽게 꾸미고 있습니다.
한석규 심은하 출연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 사진관이 그대로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사진관에 들어가 사진을 찍고 둘러보고 즐길 수 있습니다.
한참을 달려서 새만금 뚝 방을 건너 멋진 교량 위를 달렸습니다. 하지만 아직 섬까지 연결되지 않아서 되돌아옵니다. 우리 가족처럼 새로운 곳을 보기 위해 달려온 차량들을 되돌려 보내기 위해 많은 분들이 일요일 오후에 근무 중이십니다.
이제 점심시간이 지났습니다. 전주에 가서 한정식을 먹기로 했습니다. 오후 1시20분에 도착한 ‘마실밥상’입니다. 수제떡갈비정식 전문점인데 반찬도 맛있습니다.
네 식구가 숨을 멈추고 먹었습니다. 접시를 비우고 금방 뜸들여온 밥솥에 물을 부어 누룽지까지 싹 비웠습니다. 음식 사진을 찍어 올리고 글을 페이스북에 썼습니다. SNS에 대한 감사로 음식 값 할일은 해 주십니다.
달리고 달려서 논산을 지나 평택을 건너 오산으로 들어 왔습니다. 오산에서 집으로 다니던 동탄을 달려 5시에 도착하니 온몸이 개운합니다. 이성당에서 사온 야채빵과 단팥빵과 그제 실업자 기념으로 담근 알타리 김치를 곁들여 저녁을 먹었습니다.
이제 좀 쉬어야 하겠습니다. 여행도 힘이 있어야 가능한 작업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장거리 운전이라서 여러 차례 휴게소에 들러 쉬고 운동으로 몸을 풀어낸 후 다시 고속도로를 달렸습니다.
대형 사고현장을 보면서 안전운전을 더더욱 강조합니다. 공직 40년 안전운전 한 것은 아내와 가족과 부모와 친지와 동료 공무원 여러분 덕택입니다. 감사드립니다. 수고하십시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