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성 평택 당진 사찰#성당 이야기 ▤
2020년 7월25일 토요일. 오늘은 강원도 영월에 두집 부부가 가기로 한 날이지만 영동지역에 200미리 폭우가 내린다는 예보를 보고 다음으로 연기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왕에 날을 잡았으니 화성시소재 신흥사에 가보자는 의견이 있으시므로 일단 10:30에 만나서 봉담, 매송, 비봉, 남양, 송산 등 고향마을을 달려서 사찰에 도착하였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아주 평온하게 자리한 사찰이 있었습니다. 지나는 길에 남양 봉림사를 지나가면서 초등학교 봄가을 소풍으로 4번 온 기억이 났습니다.
부부가 가보니 당시에 운영중이던 미군부대 레이다기지도 사라지고 그냥 평범한 사찰 하나가 산 중턱에 자리하고 스님 한분만이 수도하신다 합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사찰인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찰에서 108배를 열심히 올리고 점심시간에 맞춰서 문어집을 찾아갔습니다. 허름한 식당을 운영하였다고 하는데 오늘 간 식당은 밭 가운데 홀로 자리잡은 신식 건축물입니다.
그동안 낙지를 얼마나 팔았으면 이렇게 멋진 건물을 짓고 종업원도 여러명의 식당을 하시게 되었을까요. 그런데 그 비법은 신용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낙지볶음을 주문하니 오늘 생낙지, 산낙지가 없어서 주문이 안된다고 하고 대체로 문어숙회를 추천합니다. 주문한 문어가 나온 것을 보니 또 한번 이집 주방의 역량을 보여줍니다.
파채에 삼은 문어를 통으로 넣고 버무려서 대형 접시에 담아왔는데 4인이 먹기에 충분한 양입니다. 그리고 서브로 나오는 반찬도 있고 나중에 칼국수를 주문하여 시원한 조개국물의 맛을 느끼며 배불리 먹었습니다.
궁평항으로 이동하여 바다 한가운데까지 설치한 키높은 데크길을 걸어서 바다낚시를 즐기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함께한 분의 큰형 아들, 즉 조카부부가 아들 둘을 데리고 낚시를 왔습니다. 만날 사람은 이런 인연으로 만나게 됩니다.
만날 사람은 반드시 만나고 만나면 반드시 헤어지게 됩니다.
회자정리거자필반 [會者定離去者必返]
모일 회, 놈 자, 정할 정, 헤어질 리, 갈 거, 놈 자, 반드시 필, 돌아올 반/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게 되고, 떠난 자는 반드시 돌아온다는 말. 출전 法華經(법화경).
이번에는 네비없이 평택방면으로 가다가 공사중인 도로에 막혀 돌고돌아 평택호를 구경하게 되었습니다. 넓은 호수에 참 좋은 부지가 널려있지만 시 재정상 활용하는 사업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아름다운 평택호수 중간을 지나가는 새로운 도로건설 현장이 보입니다. 정말로 우리나라가 도로공사를 잘하고 특히 터널작업에 능하다고 자평해 봅니다.
길을 달려가다고 평택의 사찰을 발견하였습니다. 사찰음식으로 유명한 곳인데 일단 들어갔습니다. 좁은 동네길을 지나서 도착하니 평범한 사찰이 보입니다.
음식으로 유명한 스님이 계신 곳인데 이 지역 국회의원 방문기념 프랑카드가 아직도 펄럭이고 있습니다. 사찰도 교회도 정치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다녀가신 후이니 철거해도 좋은데 신자들이 보기에 아름답지는 않았습니다.
이곳에서 한 바퀴 돌고 새로 설치된 미륵불 앞에서 절을 올렸습니다. 연꽃이 심어지고 아름다운 조경이 부럽습니다. 큰 돈을 들여서 석물을 설치하였습니다. 참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차를 몰아서 새로운 목적지를 네비로 찍고 15㎞ 정도 달려가서 성당에 다다랐습니다.
아름다운 성당에 도착하였습니다. 프랑스 신부님이 1800년대에 설립했습니다. 건너편 사찰에서 바라보면 마치 그리스의 파르테논신전 자리를 줄여놓은 듯 보입니다. 천주교와 불교가 지켜주는 충청도의 어느 마을입니다. 이 마을 사람들은 마음이 평온할 것입니다. 천주교 신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성당의 시설이나 분위기가 많은 신도를 계도할 것으로 보이고 사찰은 여승주지인 듯 관리하시는 분이 있지만 수도 스님은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더구나 민가 중간에 위치한 사찰이니 이판사판 중 사판스님일 것 같습니다.
성당건물 주변을 회주도로처럼 나있는 길을 한바퀴 돌아보니 예수님의 고난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화 벤허의 한 장면이 나오기도 하고 성경 말씀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대략 스토리로 이해가 됩니다.
아이스크림에 과자로 힘을 보충한 후에 건너편 사찰로 이동하였습니다. 민가 중심에 자리한 사찰인데 스님은 보이지 않습니다. 신도인 듯 보살인듯한 여성이 인사를 하는데 썩 내키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나중에 다시 보니 이분 신도인 듯 차려입으신 분이 스님이시고 아마도 주지스님인 듯 보입니다. 일행이 부처님께 절을 올리자 먼발치에서 정성을 올리실 분은 올리라 합니다. 10만원, 20만원 기원부적이나 연등을 올리라는 스님의 영입인 듯 하여서 네네 하고는 돌아왔습니다.
理判僧(이판승)은 조선 후기에 수행에만 전념하는 승려를 일컫던 말입니다. 사판승은 사찰의 사무를 보는 승려입니다. 업무담당을 事判僧(사판승)이라고 하는 데 반해 수행에만 전념하는 승려를 이판승이라 합니다.
조선 후기, 억불정책을 극복하는 방안의 하나로 당시 불교계에서 이판·사판의 제도가 생겼습니다. 이때 승려들은 보통 잡역에 종사하거나 걸식을 하면서 수행을 하는 것이 상례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원은 재정 확보나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승려들의 역할 분담이 이루어져 수행에 전념하는 이판승과 사찰의 운영과 유지에 힘쓴 사판승으로 나뉘었습니다. 8·15해방 후에는 그 뜻이 변하여 비구승을 이판승, 대처승을 사판승이라 했습니다.
비구승이 계율을 준수하면서 수행에 몰두할 수 있었던 데 반해 대처승은 처자를 거느리고 사찰의 운영에 많이 간여했기 때문입니다.
성당, 사찰, 명소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데 원활한 소통입니다. 고속도로로 연결되어 내달리니 어느새 유명한 중국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쉽게 주차를 하고 자리한 중국집인데 이연복 쉐프의 스승님이 계신 곳이라 합니다.
그 유명한 멤보샤를 주문했습니다. 새우를 다진 후 식빵에 붙여서 튀겨낸 바삭한 요리인데 우리나라에서 최고를 자랑하는 음식입니다. 전과복도 맛있고 안심 탕수육은 사대천왕 경쟁에서 1등을 한 실력이라 합니다. 요리만으로도 배가 불러서 면은 주문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맛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 통화를 하니 롯데마트로 걸어가는 길이라 합니다. 롯데마트에 주차하고 시장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을 태우고 집으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나니 온몸이 노곤하니 잠을 청하게 됩니다.
강원도 여행은 아니지만 경기도 화성시, 평택시, 충남도의 일부를 여행하고 점심과 저녁을 잘 먹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