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자연휴양림

  • 등록 2024.12.27 14: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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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2020년 6월18~19일 / 병우회 올멤버 정기행사를 용인 자연휴양림에서 1박2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6인의 부부 12명이 삼삼오오 승용차를 타고 집결하여 점심을 먹고 이리저리 좋은 용인의 자연속에서 이틀을 보내게 된 것입니다.

엄마 최경화는 다른 부부의 차를 타고 먼저 도착하여 일행과 일정을 소화하고 아빠는 집에서 최초의 인터넷을 통한 화상강의를 듣고 6시에 출발하여 저녁 시간부터 합류합니다.

안내문을 보니 용인 자연휴양림은 자연의 향기와 자연의 멋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체험골 8실, 숲속의 집 14동이 있습니다.

 

 

목조체험주택이라고 한옥, 핀란드, 몽골형 3채가 있습니다. 야영장 형태의 인디언 텐트 4동, 캐빈하우스 1동, 야영데크 25면 등 다양한 시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풍성한 자연이 즐거운 곳입니다. 편안한 산책길이 멋지고 여유롭게 돌아가는 테크길도 행복합니다.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 초부로 220번지의 162ha에 2009년 개장하였습니다. 일행은 가마골4호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차를 몰고 달려서 저녁 7시경 도착하니 삽겹살에 저녁식사가 진행중입니다. 여러 가지 지난날 이야기를 하면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역시 숯불에 굽는 삼겹살이 맛있습니다.

 

이제 60을 넘긴 1985년 예비군 전우로 뭉친 용사들은 아예 흰머리의 청년도 보이고 얼굴에 젊은 시절의 모습은 보이지만 역시 긴 세월과 시간의 격랑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나누는 대화에는 늘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만 모든 사안들에 대한 관점에는 호불호가 있고 다소간 차이가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밤 10:30이 지나서 잠자리에 들었고 새벽에 일어나 한 명이 나가고 다시 조금 잠을 청하다가 일어나니 새벽이 하얗게 밝았습니다. 전화기를 챙겨들고 밖으로 나가서 멋진 풍광을 촬영하였습니다.

 

사방댐을 지나 하천을 올라가다가 평상을 발견했습니다. 살며시 올라가서 절을 올렸습니다. 5년6개월 이어온 매일아침 절하기를 용인자연휴양림 안에서는 더 멋지게 올려야 합니다. 산을 움직이는 부처님의 제자들께 절을 올리는 것은 또 하나의 행복입니다.

다시 길을 나서서 올라가다가 오른쪽에 키큰나무를 감싼 목조 건물이 보입니다. 신기해서 올라가 봅니다. 기존의 살아있는 나무가 뚫고 올라가는 형상으로 목재를 세워서 원두막을 지었습니다. 자연친화적인 곳이라는 의미에서 재미있는 작업이라 생각했습니다.

 

올라가는 산책로에는 발목을 편안하게 하는 야자수열매 껍질로 떠온 매트를 깔았습니다. 바스러지면 나무의 거름이 되는 자연친화적인 소재입니다.

조금 더 올라가니 오른쪽 기슭에 야영 텐트가 보입니다. 대형입니다. 물과 음식을 준비하면 일주일은 버틸 것입니다. 다만 냉장고가 없으니 쌀, 감자, 양파 등 몇 가지만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자연속에서 힐일을 할 수 있겠습니다. 짐을 옮기는 수고를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시 더 올라가니 산 중턱에 넓은 공간이 나오고 다시 더 올라가면 산책에서 등산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만 이른 새벽이라 이쯤에서 다시 하산하였습니다.

오르는 길에서는 거미줄을 만나더니 한번 지나 올라온 길이니 내려갈 때는 거미줄이 없습니다. 사실 거미줄은 거미의 생명줄입니다. 먹이를 잡기 위해 몸속의 진액으로 줄을 만드는 것입니다.

거기에 사람이 걸리기는 하지만 힘이 있고 덩치가 생각보다 커서 그냥 지나가는 것입니다. 작은 생명체는 거미줄에 걸리면 돌돌말아서 매달아 두었다가 식사때 먹게 됩니다.

 

약육강식, 생노병사, 수구초심입니다. 생명체는 마지막에 고향을 바라보게 됩니다. 인간의 고향은 땅이고 자연입니다.

숙소에 도착하여 먼저 밥을 챙겨 먹고 다시 집으로 강의 들으러 올 생각이었는데 아내와 동료들이 주방에서 전체 8인분 식사를 준비합니다. 거기에 동참하여 된장찌개를 준비했습니다. 인덕션은 열이 약해서 가스불만 못합니다. 익숙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가스렌지를 따로 켜서 큰 냄비에 된장 풀고 배추, 마늘, 양파, 무 등 재료를 넣고 끓였습니다. 아예 밖으로 내놓고 센 불에 훨훨 바글바글 끓여주었습니다.

 

어제 먹고 남은 밥은 따로 퍼서 남자들이 먹고 새로 지은 밥은 아내들이 먹었습니다. 집안 살림에 고생하는 아내들에게 따스한 밥을 대접하였습니다.

아내들이 새 밥으로 식사를 하는 30분동안 방안에서 단종, 세조, 정순왕후, 건원릉, 홍유릉, 강원도 울산바위와 속초이야기 등 강연#강의를 하다가 다른 분들의 좋은 말씀도 듣고서 8시경에 짐을 챙겨서 혼자 집으로 왔습니다. 9시에 귀가하여 샤워하고 10시부터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들었습니다.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님들을 교육하는 교수님들은 장애분야 전문가입니다. 다리 한쪽 없는 강사님, 왼팔이 없는 강사님, 한쪽 눈이 불편한 변호사 강사님이 자신의 장애를 설명하면서 장애에 대한 편건없는 사회를 만들자 호소하십니다.

 

보신각종을 타종하는 장면을 설명한는데 “장애를 이겨낸 장애인 인권 변호사”라고 자막을 내보냈다면서 장애를 극복한 것이 아니라 장애를 가졌지만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변호사가 되었다는 설명이 맞을 것이라는 뉘앙스의 설명을 하십니다.

장애인을 위한 준비가 부족한 건물이 장애입니다. 장애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스스로 장애를 장애로 느끼지 않는데도 다른 이들의 시선, 비장애인의 생각에서 장애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그동안 장애인에 대한 생각에 저 스스로 큰 변화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번 교육은 다른이에게 장애편견을 해소하는 강사가 되기 이전에 스스로의 장애인식을 크게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버스안에서, 자꾸 울면 저 사람처럼 된다는 말을 고등학생 감수성 예민한 시절에 들었다는 강사님 말씀에 가슴이 먹먹합니다. 왜 아이의 엄마는 한쪽 팔이 없는 여고생을 예로 들면서 아이기를 달래야만 했을까요.

그냥 울지말고 말 잘 들으면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 설명해도 될 것인데 다른 이의 어려움을 자식 교육에 임의로 가져다 쓰는 것일까요.

그리고 우리사회에서 한팔없는 소녀가 공부해서 변호사가 되었으니 그 누구가 이분만큼 잘 성장하고 있을까요. 장애인끼리 택시를 타고 목적지에 가서 내리면 웃돈을 더 주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을 하신답니다. 모든 일들이 이 사회의 우리가 함께 감당해야 할 일들입니다.

 

아내는 11시경에 어제갈 때 지인의 승용차를 타고 귀가했습니다. 오후 1시에 수강을 마치고 점심을 차려서 먹었습니다. 2시부터 6시까지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저녁에는 참여식 수업을 위한 PPT구상을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60분 강의용 자료를 만들고 다시 10분용은 만들고 실제로 강의를 시연하고 그 촬영물을 보내야 합니다.

어제오늘 강의시간을 맞추면서 이틀간의 여정에 동참했습니다. 옛 전우를 만나서 공직을 회고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서로 존중 존경하면서 평온하게 대화하고 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아마도 노년에도 이 같은 모임을 하면서 지낸다면 참으로 세상을 원만하게 살았구나 하는 자평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고하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

이강석 기자 stone91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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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오산#남양주 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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