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TOKYO) 가족여행/ [2019. 5. 11~ 5. 14]
해외여행은 새벽 출발이 묘미입니다. 우리는 일본 동경(TOKYO)에 갑니다. 새벽 3시에 가족 4인이 모두 모여서 승용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려 인천대교를 지나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주차를 하니 아직도 새벽 4시반입니다.
집에서 미리 준비한 도시락으로 새벽 아침을 먹고 인천공항에서 도쿄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 나리타공항에 도착하니 아침09:20분입니다. 간만에 비행기 멀미를 한 것 같습니다. 어지럽고 불편하고 그랬습니다.
하지만 동경시내를 지하철타고 가서 걸어가기를 반복하면서 하루에 24,563보를 걸어 다녔으므로 멀미가 사라지고 체중이 감량될 판입니다.
사흘 도보만에 오른쪽 발가락에 물집이 생겼습니다. 장거리 트래킹하시는 분들이 물집틈새에 다시 물집이 생겨서 고생을 한다고 합니다만 정말로 동경 여행에 발가락이 많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동경을 걸어서, 전철타고 이동하면서 둘러보고 빌딩에 낮에 올라가서 보고 밤에 야경으로 다시보는 강행군 속에서 결국 4명 가족 모두가 치쳤습니다만 각자가 참으로 멋지고 좋은 여행의 추억을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젊은이 아들딸이 구성한 “짠내투어”이기에 맛집을 찾아가는 것도 전철역에서 무조건 걸어가는데, 누구의 가이드를 받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네비게이션을 찍어서 갑니다. 몇 번을 돌고 돌다보면 결국 골목사이에 숨어있는 맛집을 찾아냅니다. 정말 맛집으로 유명한 이유가 다 있습니다.
국수집은 면이 탄력있고 국물이 무게감있는 육수입니다. 아마도 수십년 일본전통의 가업이 이어가는 국물맛이라고 생각합니다.
판검사를 한 아들도 60이 지나 퇴직하면 고향으로 돌아와서 부모님의 가업을 이어간다는 일봉을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배워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참 좋은 전통 직업을 이어갈 후계자가 없어서 큰 걱정을 합니다.
붓을 매거나 돗자리를 짜거나 화문석, 죽세공, 도자기, 방자유기, 대장간 등을 이어가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을 볼 때 일본에서 이 부분은 하루빨리 벤치마킹하고 받아들여야 할 전통적 문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오후에는 후지TV건물에 가서 애니매이션등 일본의 자랑을 관람하였습니다. 다양한 캐릭터를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바닷가로 보이는 물가 앞에 세워진 자유의 여신상은 미국의 것을 차용해온 듯 보입니다.
뉴욕시처럼 물가에 자리를 잡고 서 있습니다. 관람객들이 목재 다리위에서 자유의 여신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 바쁩니다.
그 광장에서 우연히 만난 곡예사는 여러 개의 책상위에 둥근 물체를 놓고 그 위에 널빤지를 깔고 올라서서 곤봉 3개로 저글링을 하는 묘기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참으로 기막힌 구경거리이기에 멍하고 바라보다가 클라이막스에 사진을 여러 장 찍었습니다. 참으로 대단한 인물입니다. 이 거리의 공연기획자에게 엔화로 수입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점심메뉴로 우동라멘을 소개합니다. 우선 식당입구에서 모서리를 돌아 남의 집 간판을 건너뛰어 계속 대기줄이 보입니다. 12시반경에 도착하였는데 30명이 줄를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입석으로 기다리다가 15분이 자나면 좌석으로 승급합니다. 다시 15분을 기다린 끝에 4식구가 이산가족이 되어 2명씩 앉기로 하고 7명정도를 추월하여 자리를 잡았습니다.
우리로 치면 막국수 면발을 탱글하게 삶아서 예쁘게 담아냈고 돼지고기 수육을 넣은 소스가 나옵니다. 우리나라 두유중에 무게감있는 맛을 넣은 것이 있습니다. 진한 콩국물같은데 사실은 그런 느낌을 주는 첨가물이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그 맛입니다. 면을 잡아 발쯤 찍어먹으면 맛있습니다. 다만, 짠맛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전체적으로는 맛집입니다.
저녁 메뉴는 자칭 작명하기를 ‘기다린 보람’이라 지어보았습니다. 철판 불판위에 음식재료를 올리고는 한동안 관심이 없습니다. 소시지와 야채를 주므로 얼른 구워먹고 또다시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20분 정도를 기다리자 종업원이 와서 한번 뒤집고는 이내 말이 없습니다. 다시 10분을 기다린 듯 합니다. 물론 배고픈 여행객으로서는 길게 느껴졌을 것입니다만 이집 종업원들은 테이블마다의 음식이 어찌어찌 되어가는지 알고 있는 듯 합니다.
결국 오랜 기다림 끝에 먹으라는 말이 떨어지니 불쑥 힘이 났고 먹으면서 그 기다림의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면과 계란과 야채속에 돼지고기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푹, 잘 익혀야 합니다. 그 맛이 깊이가 있습니다. 우동발의 풍미가 있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돈가스 명품을 하나 더 소개하겠습니다. 매장은 좁아서 동시 수용인원은 20자리쯤 됩니다. 4인석 하나, 2인석 여러 개, 그리고 1인용 테이블이 주방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입구에 도착하니 13명 정도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좁은 입구 안에는 작은 테이블이 있고 종업원이 주문을 받습니다. 돈까스 집인데 기본으로 주문하고 추가반찬을 3가지중 하나를 선택하게 합니다. 반갑게도 주문을 받는 입구의 직원은 한국인입니다.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유학생인 듯 보입니다.
일단 자리를 배정받았습니다. 4인가족석이 없으니 2인석 두곳을 받아 자리를 잡자 고체알콜에 불을 붙이고 명함 2개 크기, 엽서만한 쇠덩이를 달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역시 기다림입니다. 얼마를 기다리자 음식이 나왔습니다. 밥, 돈까스, 반찬을 줍니다. 돈까스는 겉을 익히고 속은 아직 익지 않은 미디움입니다. 깔끔하게 자른 단면을 불판에 올려서 익히고 뒤집어서 익힌 후에 소스에 찍어 먹습니다.
마를 갈아서 주는데 밥위에 올려서 먹으라 합니다. 음식들이 범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이집도 이 좁은 매장을 고수하면서 수대를 내려온 듯 보입니다.
밖에는 거미줄이 보일정도로 대충인 건물안에서 긴 세월동안 이 음식 하나로 승부를 걸고 있습니다. 음식의 승부에서 크게 승리한 듯 보입니다. 현찰박치기입니다. 카드는 받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맛입니다.
향신료와 소스와 고체 알콜 불에 달군 쇠덩이에서 살짝 초콜릿 색으로 익은 그 고기가 이집의 맛집인 이유입니다. 4명 가족이 모두 탄복을 했습니다.
전자상가를 저만치 두고 네비게이션을 스마트폰에 잡고 돌고 돌아 찾아가서 일본의 전자산업의 현 주소를 보았습니다. 스마트폰 매장에서 다양한 기기를 관람했습니다.
그리고 야경을 봅니다. 드넓은 공간에 건물이 하나가득하고 강물은 유유히 흐르는데 야경에는 멋진 강이지만 새벽에 나가보니 오염이 심각합니다. 일본의 고민이 있어 보입니다.
축소지향의 일본, 모방의 천재 일본이라는 말이 공감합니다. 모든 것이 작습니다. 우리의 숙소는 4평정도의 공간에 2층 침대 2개를 얹어두었습니다.
매트리스가 깔끔하고 그 속에 아기자기하게 조명과 전원을 연결해 두었습니다. 배낭여행 좋아하는 젊은이들에게 방 하나에 15,000원(1,500엔)을 받습니다.
우리 4인가족은 60,000원입니다. 그래서 짠내투어가 먹힙니다. 음식은 대략 맛집이 18,000원, 그리고 편하게 먹는다 하면 12,000원입니다. 아침을 먹으러 게크트하우스 인근 식당에 가니 입구의 기계에 동전과 지폐를 넣고 주문하면 전표가 나오고 즉시 서빙이 됩니다.
우리가족은 비행기타고 일본가서 전철로만 3일간 동경시내를 누볐습니다. 동경은 우리나라 서울-수원보다 전철 라인이 더 복잡합니다.
운영주체가 달라서 불편함도 있습니다. 일단 2일 종일권을 구매하였고 이 티켓하나로 이틀 동안 원 없다, 餘恨(여한)이 없다 할 정도로 전철을 타고 환승하고 돌아다녔습니다.
그런데 일부 노선은 우리나라 1970년대 서울지하철 1호선의 그 방식을 지금도 지키고 있습니다. 차표를 사고 기계에 넣고 튀어나오면 받아서 주머니에 넣고 내린 후에 표를 넣어주고 밖으로 나오는 방식 말입니다.
물론 동경시민들은 신용카드를 찍습니다. 우리나라 전철은 현금으로 표를 사기보다는 카드를 구매하여 쓰다가 환불받는 방식입니다. 일본이 우리에게서 배워야 할 점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동경은 우리보다 더 넓고 인구도 많은 곳이니 전철라인을 유지관리하는 일도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新宿거리, 신주꾸에는 인구가 많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네주는 신호등 시간이 차량이 통행하는 시간보다 긴 것 같습니다. 사방팔방에서 사람들이 사거리를 지나갑니다.
외국인들은 큰 구경거리라고 동영상 촬영을 합니다. 어느 공원에 견공의 동상이 있습니다. 알아보아야 할 일입니다만, 주인을 구한 忠犬像으로 보입니다. 많은 사람이 충견의 동상을 손으로 만져봅니다. 사진을 찍으려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스토리텔링의 성공사례라 하겠습니다.
정말로 동경시내를 돌고 돌아 다리 아프게 구경을 다니고 숙소로 돌아오니 온몸이 개운한 듯 편안합니다. 벌집처럼 생긴 2층 방 4칸에 들어가 커튼을 닫고 불을 끄니 바로 그 벌통에 들어온 듯 느껴집니다.
새벽에 일어나 그 벌집을 나와 밖에 나가 샤워를 하고 아침을 먹고 또다시 전철을 타고 환승하여 나리다 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공항에서 우동국수를 주문했습니다. 별미입니다. 풍미가 있습니다. 국물까지 맛나게 먹고 나왔습니다.
비행기는 2시간20분을 날랐습니다. 시속 600km이니 유럽이나 미국으로 가는 900km 시속으로 달리는 비행기보다는 느리지만 적당한 시간을 날아 인천대교를 보여준 후에 인천공항에 안착했습니다.
3일 동안 우리를 기다린 승용차에 집을 싣고 돌아오는 길을 잘도 달렸습니다. 적정한 시각이니 교통량도 적고 길이 시원하게 열려있습니다.
인천대교를 건설한 대한민국의 위용을 스스로 느끼고 자랑하면서 집에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마음을 평온하게 펼친 후에 짧지만 보람찬 가족들의 동경여행을 마칩니다. 엄마 아빠 딸 아들 수고했습니다.
양보하고 존중하면서 돕고 힘을 내서 길을 찾고 그 길을 함께한 가족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수고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럼 다음에는 더더욱 재미있는 가족여행을 가도록 합시다. 수고했습니다. 아빠엄마가 딸과 아들에게 보냄.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