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화도#입파도▩
집을 나서서 궁평항으로 향했습니다. 전에 송산포도축제장에 가던 그길로 네비가 안내를 합니다.
달리고 달려서 궁평항에 내리니 8시입니다. 9시에 출발하는 배표를 예매했습니다. 1인 24,000원씩 48,000원입니다.
궁평항-국화도를 달리는 배인데 나중에 돌아올 때는 국화도에서 입파도를 거쳐서 삼각함수를 찍으며 돌아와 내려줍니다.
국화도에서 궁평항으로 돌아오는 배로 알고 승선했는데 이미 바다 한가운에서 안내 방송하기를 "20분 후에 입파도에 도착한다"하므로 돈을 더내야 하는가 걱정하며 확인했습니다. 늘 그렇게 거쳐서 간다고 하네요.
여행에서 사전조사가 참으로 중요한데 전쟁에서 대포도 없이 소총만으로 나선다 해서 '무대포스럽다'고 한다는데 이번 여행 역시 사전조사없이 내달리다보니 그런 착오를 스스로 일으키고 계획을 손질하여 해결하는 어색한 상황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습니다.
여하튼, 국평항에서 표를 받고 한시간 남은 여유시간에 고구마라떼 한잔을 들고 다니면서 항구 이곳저곳을 구경했습니다.
아침이니 손님은 적고 일하시는 상인들이 한가득인데 저렇게 많은 재료를 언제 누구에게 판매할 것인가가 걱정입니다. 어민들, 수산물 가게를 하시는 분이 참으로 많아 보입니다.
시간이 되어 배에 오르니 에어콘을 틀어서 시원시원합니다. 배는 달리고 달려서 40분만에 우리의 인생 버킷리스트중 하나인 국화도에 도착했습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오른쪽으로 돌아 해안선을 걸었습니다. 자갈밭을 걷고 푹푹 빠지는 모래의 부드러움을 발목 전체로 느끼며 오전 운동을 했습니다.
저만치 작은 섬이 보이고 그 틈새를 넘어가니 바위산이 나옵니다. 사진 몇 장을 건지고 다시 모래와 자갈이 가득한 길을 따라 섬을 한바퀴 돌았습니다.
예산이 되는대로 우선 바위가 커서 걷기에 불편한 구간은 나무다리를 만들었고 그런대로 걸을 만한 구간은 평지로 두었습니다.
물론 전 구간을 예산을 들여 공사를 하는 방안도 있겠지만 아직은 관광객의 편익을 위해 최소한만 공사를 하였다는 설명으로 대체하겠습니다.
그런데 섬 뒤편에 가려진 곳은 야생화 천국입니다. 열흘만 일찍 왔다면 꽃의 천국을 만났을 것입니다.
조금은 시간이 지나 만개날을 10일정도 보내고도 이처럼 도도하고 고풍스러운 꽃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낮에도 밤에도 이처럼 아름다운 꽃이었을 것입니다. 늦었지만 사진으로 담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50분 정도 5,000보를 걸으니 다시 선착장 인근입니다. 상가와 건물이 모인 곳으로 다가가니 일부 2박3일 힐링온 가족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직 식사시간에는 이른 시각이므로 언덕위 마트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먹기로 했습니다.
그늘막 아래에서 쉬면서 마트 여사장님과 대화를 하니 최근 식당은 하나남고 나머지 식당들은 환경관련으로 휴업을 하였답니다.
바다오염을 줄이기 위해 환경시설을 한 후에 영업이 가능하다 합니다.
한 집만 영업을 한다고 하므로 손님이 몰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충분히 걸었고 바다구경을 하였으니 당초 오후 배로 나가려던 계획을 바꿔서 11:40분에 궁평항으로 나가자 했습니다. 궁평항에서 점심으로 회 한 점을 먹자 했습니다.
배를 기다렸습니다. 뙤약볕 아래에서 50분을 기다렸습니다. 배가 한대 왔는데 우리의 목적지와 다른 곳으로 간다는데 줄선 사람중 여러 명이 승선합니다.
다음으로 우리배가 와서 승선했는데 방송에서 입파도를 간답니다. 궁평항으로 바로가는 줄 알았거든요. 승무원에게 물으니 입파도를 거쳐서 궁평항으로 가는 코스입니다.
그래서 예정에 없던 입파도를 선상에서 구경했습니다. 가보니 오히려 국화도보다 멋스럽습니다. 최근에 지은 건물로 보이고 해수욕장급 해변도 있습니다. 많은 관광객이 머물고 있습니다. 다음에 다시온다면 국화도보다는 입파도로 하겠습니다.
배가 궁평항에 도착할 즈음에 아내는 횟집보다는 한정식을 가자 합니다. 한여름이고 회는 소화나 여러가지 연관성이 있기도 하지요. 그래서 한정식 떡갈비집을 검색했습니다.
궁평항에 내려서 펄펄 끓어오르는 승용차안에 들어가 땀을 흘리며 시동을 걸고 에어콘을 켜서 화장실에 간 아내를 찾아내어 태우고 떡갈비집으로 향했습니다.
역시, 맛집은 다름이 있습니다. 명함 두장을 집어들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리저리하여 버킷리스트 한줄을 채웠습니다. 다음번에는 명찰을 가자 합니다.
어디든 부부가 가는 곳이면 갈 수 있습니다. 조금은 사전조사를 하고 계획을 세워서 가야하겠지만 무계획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는 바입니다.
여러분에게 국화도, 입파도를 추천합니다. 천연과 자연이 살아있는 서해의 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물론 입파도에 여러분이 오셔도 제가 거기에서 기다리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의 섬 여행 경험을 통해 여러분의 다음 여행을 설계하시기 바랍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