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동장군이라는 칭호가 가능하겠습니다. 요즘에는 별 하나만 달면 장군이라 합니다만 우리가 통상 장군이라 칭하는 분들은 고려, 조선시대에 투구를 쓴 무장을 말하며 강감찬 장군, 김유신 장군, 이순신 장군 등이 떠오릅니다.
역사속에 한 획을 그어주신 장군님에 대한 짧은 지식이 있습니다만 동장군은 매년 오시는 분이고 그 얼굴이 일반적이지는 않고 투구를 쓴 모습도 아닙니다만 강력한 이미지를 풍기게 됩니다.
어제새벽, 낮, 저녁, 오늘 새벽까지 이어지는 동장군은 별이 5개정도 되는 오성동장군입니다. 전에는 삼성, 더러 가끔 4성 동장군이 왔다가 칼을 휘두르지 못하고 창을 써보지도 못하고 어느 날 저녁에 슬그머니 동장군 진지에서 철수하곤 했는데 2024년말 오성 동장군은 그 맹위를 강력하게 떨치고 있습니다.
우두득 할 정도의 추위로 모든 것이 얼었습니다. 자동차도 곧바로 시동을 걸지 못하고 잠시 ‘새새새’ 하면서 힘을 준 후에야 바르르 떨면서 시동이 걸렸습니다. 평소보다 길게 예열시간을 주었습니다.
화요일 새벽에도 동장군은 그 부하들과 진지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번 장군은 적극적이고 민주적인 동장군이어선지 장군이 직접 불침번을 서고 있습니다.
과거 얕거나 낮은 투스타 동장군은 나름 장군이라고 폼을 재고 지휘봉을 휘둘렀지만 본인 장군은 진지의 텐트안에서 난로를 쬐며 군을 지휘한 것으로 보였는데 이번 오성 동장군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진지의 전면에서 우리를 향해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삼사일만에 한강이 얼어붙겠습니다. 바다까지 얼음바다로 만들 수 있는 괴력을 지닌 동장군임이 확실합니다.
그래서 곶감보다 무서운 장군이라 생각합니다. 어려서 들은 이야기로 아이가 보채고 울자 엄마는 "밖에 호랑이가 와 있다"고 말했지만 듣지 않았고 계속 울어대던 중에 할머니가 "곶감이 여기있다"고 말하니 금새 울음을 그쳤고, 이를 밖에서 듣고있던 정말로 진짜 호랑이가 자신보다 무서운 "곶감대감"이 있구나 하면서 꽁지 빠지게 산속으로 도망쳤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번 동장군은 곶감으로 이길 수 없고 모닥불도 짓누를 정도의 힘을 지닌 강추위이므로 대적하려 하지 말고 순응하고 옷을 껴입고 목도리를 두르고 조심조심 빙판을 딛고 걸어나가고 운전에 조심하고 베란다에 난로를 피워야 하겠습니다.
겨울에 강력한 추위를 겪으면 내년 봄이 더 봄다워질 것이니 이번 추위를 즐거운 마음으로 마주하고 즐기는 것도 삶의 지혜가 될 것이라 제언합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