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득 밤 산책이 하고 싶어졌다. 요 며칠 쌀쌀해진 날씨 탓에 고개를 떨군 채 산책로를 걷다 하늘이 궁금해졌다. 밤하늘을 본 적이 언제였더라?
막상 고개를 들어본 밤하늘은 쓸쓸하고 적막했다. 어린 시절 그 많던 별은 찾아볼 수 없고, 간혹 어딘가로 향하는 비행기 불빛만 보였다. 그 많던 별은 어디로 사라진걸까? 아마도 도심 곳곳에서 밝히고 있는 네온사인 등의 불빛이 우리 눈에는 희미하게 여겨지는 별빛을 가로막고 있으리라.
어린 시절 밤하늘을 수놓았던 별들은 저마다 사연이 있었다. 별을 묶어 별자리로 부르기도 했다. 옛날 사람들은 별자리의 관측 시기와 위치 등에 따라 날씨의 변화를 예견했다고도 한다.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었는데,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니 안타깝다. 특히나 북극성은 과거 항해사, 탐험가들에게 밤하늘에서 길을 잃지 않게 도와줬다.
그만큼 별은 사람들에게 소중한 존재다. 그런 별을 볼 수 없음에 어린 시절 밤하늘에 적어뒀던 무수한 사연과 기억들이 마치 블랙홀에 빠져들어가 버린 것 같았다. 사람들도 별에 대한 기억을 잊어버리고 살아갈까?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밤하늘의 별보다 일상에서 더 많은 별(star)을 만나고 산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별은 어느새 만인의 부러움의 대상이고 되고 싶은 존재가 돼 버렸다.
‘밤 하늘의 별을 따줄게’라던 과거의 관용구는 이제 ‘열심히 노력해서 내가 별이 될게’라는 말로 바꿔 불러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 만인의 별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내 주변에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별이 될 수 있지는 않을까.
수많은 노래 경연 프로그램에 나오는 사람들의 실력에 감탄하지만, 그들 모두가 자신이 원했던 가수의 생활을 하고 있는 건 아니다. 운과 시기라는 한 스푼이 부족했겠지만, 그 노래 실력을 폄훼하지는 않을 것이다. 누군가는 이미 그 사람의 노래로 삶의 희망을 얻었을 수도 있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하늘에서 떨어진 별인 줄 알았어요/소원을 들어주는 작은 별/몰랐어요 난 내가 개똥벌레라는 것을/그래도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
지난해 ‘나는 반딧불’이라는 노래가 인기를 끌었다. 특히나 노래 가사에 많은 사람들이 위로를 받았다. 가수 특유의 허스키한 보이스에 얹힌 노래 가사는 많은 사람들을 위로하기에 충분했다. 또 무명의 가수 생활을 이어온 그의 인생 스토리도 한몫했다.
노래는 이야기한다. ‘나는 별은 아니지만 눈부신 개똥벌레고 언제나 빛날 꺼라고’
나태주 시인도 ‘너는 별이다’라는 시를 통해 말했다. ‘남을 따라서 살 일이 아니다/네 가슴에 별 하나/숨기고서 살아라/끝내 그 별 놓치지 마라/네가 별이되어라’라고.
쉬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또 노력하지 않으면 이뤄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노력만으로 반드시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는 없다.
행복이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 말자. 내 손길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그의 별이 돼보자. 그렇다면 우리 삶은 충분히 빛나지 않을까? 우리 모두는 ‘별’이 될 수도 있다.
당신의 미소가 보고 싶은 '거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