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광역자치단체장 1급 관사와 기초자치단체장의 관사운영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광역단체장의 경우 과거의 유산인 경우도 있지만 차지하는 땅도 넓고 건물도 크며 그 안에 들어가는 각종 가구 등도 고가의 예산이 들어간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기초자치단체장의 경우 해당 시군에 거주한다는 전제가 있을 것이라는 언론의 지적이 있고 어떤 경우에는 살던 집을 전세 주고 관사로 이사하였으니 재테크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습니다.
이처럼 권한이 있는 단체장이 언론앞에 서는 경우 실무진은 늘 고민을 하게 됩니다. 물론 좋은 내용으로 인터뷰를 하는 경우라면 점수도 따고 언론에도 나오니 즐거운 일이겠습니다만, 관사문제와 같이 답변이 어려운 경우라면 담당부서는 참으로 힘이 듭니다. 그래서 언론앞에 나서는 단체장의 경우를 살펴 보고자 합니다.
우선은 취임식, 취임 100일, 취임 1년 등 언론에서 어떤 계기를 활용한 홍보전략을 제시하기도 하고, 발빠른 공보부서의 간부는 바둑으로 치면 선수잡고 언론에 제안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사업장을 촬영하게 되는데 우리가 촬영하면서 기대한 큰 그림이 방송에 나오지는 않습니다.
아주 많이 찍었지만 그 중에 우리가 바라지 않았던 작은 사안에 대한 언급이 5초가량 들어갑니다. 심한 경우 마무리 부분에서 행정의 잘못된 방향에 대한 지적으로 채워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단 우리 도청, 우리 시청, 우리 군청에 대한 홍보의 기회를 주었다는 정도로 언론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 좋습니다. 이번 보도 한 건으로 우리 기관장님이 하늘 위로 뜨는 것도 아니고 우리 부서가 크게 빛이 나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행정홍보는 제품 광고와 달라서 그 결과는 쉽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양방은 금방 약효가 나지만 한방은 좀 시간이 지나야 효과를 보는 것과도 같습니다.
기자회견을 해서 큰 성과를 얻는 경우는 적습니다. 기관장님 인터뷰를 했다고 해서 큰 보도가 나는 것은 아닙니다. 기자가 마음만 먹으면 인터뷰 없이도 멋진 홍보기사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그러니 무조건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마음을 버려야 합니다. 대신에 언론인과는 평소에 친밀해야 합니다. 권투경기 해설을 들어보면 평생에 한 번 써먹을 기술도 익히라 합니다.
행정홍보 역시 단체장 임기 4년 중 한번 써 볼 생각으로 언론인과 친분을 쌓아야 합니다. 그것이 긍정의 보도일 수도 있고 부정적으로 보도될 불리한 사건의 충격을 조금이라도 줄이면 큰 수확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2003년 어느날에 모 시청의 공보실에서 전화를 걸어와 이번 주 일요일에 시장님 기자회견을 하라 하시는데 그 과정을 알려달라 합니다. 담당자로서는 시장님께서 지시하시므로 곧바로 진행을 해야 하겠지만 일요일에 기자회견을 하신다면 아마 사퇴회견이 아니고는 기자들을 모으기 어려울 것이라 답했습니다.
정말로 금요일 토요일은 홍보의 사각지대입니다. 대형 사건 아니고는 기관장이 기자회견을 하는 것 조차 안 될 일이고 꼭 이 자료를 발표하고자 한다면 메일로 보내고 개별적으로 기자들에게 전화를 하면 되겠습니다.
다만, 일요일 오후는 보도자료가 귀한 시간대이니 조금 밀어두었던 홍보성 자료가 있거든 이때 발송하시기 바랍니다. 발표하지 말고 메일로 카톡으로 보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전략도 어쩌다 한번이지 상시 활용할 방법은 아닐 것입니다. '늑대가 나타났다'도 한 번이지 세 번째 부터는 기자들도 이미 감을 잡게 됩니다. 결국 일요일 오전에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지만 메일로 자료를 보내고 기자에게 전화를 하는 전략을 적극 권장하는 바입니다.
[저자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경기도민회장학회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