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공보실이나 대변인실 등 언론을 고객으로 생각하고 도민과 시민을 설득하기 위한 업무에 전념하는 부서에 근무하는 공무원에게는 혁신과 미래에 대한 나름의 주관적 판단을 하는 전략적인 사고방식이 필요합니다.
정치인 김종필 버전으로 세상을 만나고 김대중의 설득력으로 이야기 하고 김영삼의 전략으로 사안을 조율하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이른바 '삼김' 세분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세분이 화려한 三金(삼김)시대를 이끌었기 때문입니다. 삼김은 늘 뉴스메이커였고 그 뉴스를 바탕으로 정치를 이끌어갔습니다.
공보실 근무자는 옆 돌 빼서 그 다음 자리에 메우는 전통적, 또는 현대적 공무원과는 많이 크게 달라야 합니다. 늘 자신의 기준보다는 객관적인 상황을 보고 매번 만나는 사안마다 각기 다른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늘상 같은 기준으로 말하면 안됩니다.
어제와 오늘은 그 상황이 그만큼 변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의 대장님(도지사, 시장군수)의 임기가 하루 지나갔으면 그만큼 언론을 대하는 공보실 직원의 표정이 달라야 합니다. 취임 초 공보실과 임기 3년이 지나 1년 남은 상황에서의 공보실 대처방식이 千篇一律的(천편일률적)이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천 개의 글이 하나같이 비슷하다면 실패한 작가인 것입니다. 그러니까 눈앞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그냥 그러한 것이고 그 이면, 행간, 잘려나간 TV화면에 잠깐 비쳤다가 지나간 영상을 생각해고 거기에서의 득실을 쉼없이 따져보는 주식투자 개미군단이 되어야 합니다. 이른바 외환딜러처럼 다양한 경우의 수를 돌려보고 분석하면서 대처해야 합니다.
이 매물에서 돈을 벌고 저쪽 땅 매매에서는 손해를 당하면서도 그날 하루 주식 객장에서 벌고 잃은 금액의 플러스 마이너스 최종의 결과를 오늘의 성과라 생각해야 합니다.
외할머니 떡도 커야 사먹고, 소장수가 외삼촌 소 팔고 사는데서 남겨먹지 않으면 먹을 것이 없다는 말을 홍보전문가들은 마음속에 새겨야 합니다. 주변에 홍보할 만한 꺼리가 즐비하다는 말입니다. 더러는 값이 떨어지는 것을 알면서도 팔지 않는 주식이 있고 더 올라갈 것을 예상하면서도 '팔자' 주문을 내는 강인함도 홍보실 근무자의 자격요건인 것입니다.
언론과 공보실, 대변인실의 관계가 그러합니다. 지금 이기는 것 같아도 다음 날 아침에는 '의문의 1패'를 당한 느낌이 있고 엄청 깨진듯 한데도 달콤한 뒷맞이 남는 기사가 있다는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언론의 최종소비자는 독자, 국민, 도민, 시민, 군민이기 때문입니다. 언론은 시민이라는 들판에 존재하는 것이고 그 속에서 정치인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회자되어야 합니다.
언론시장에서 먹고 먹히는 과정은 아프리카 동물의 왕국, 정글 속 먹이사슬과도 같습니다. 물고 물리고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방송인 김병만처럼 강해야 합니다. 솔선해야 합니다. 부싯돌로 불씨를 살리는 일부터 심해 물속 고기잡이까지 김병만은 다 해내므로 족장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공보실, 대변인실과 언론인의 관계인듯 보이는 언론환경을 지배하는 주체는 독자, 국민, 도민입니다. 그런데 철부지 대변인실 공무원들과 기업의 홍보실 직원들은 늘상 도지사, 시장, 군수, 회장, CEO의 입맛을 챙기게 됩니다. 그러다가 어렵게 잡아온 식재료에 향신료만 듬뿍 올려서 요리를 망치는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이른바 윗분 챙기다가 좋은 식재료로 신선하게 만든 요리에 초를 치곤 합니다. 대부분 마지막 단계에서 다 된 밥을 망치는 이는 기관장과 그의 측근인 대변인입니다.
현대인은 채식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늘 고기반찬에 젓가락이 가게 마련인 것처럼 선출직 기관장을 모시는 공보 간부들은 절차와 분위기에 맞는 적정한 레벨의 언론보도를 받아들이기 보다는 자극적인 제목과 화면을 도모하다가 過猶不及(과유불급 =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의 손실을 보게 된다는 사실을 늘 마음속에 간직해야 합니다.
언 발에 오줌을 눈다는 말처럼 순간의 짜릿함을 위해 홍보전략 구사방식을 오버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절대 아니된다는 점을 거듭 재삼 강조합니다.
[저자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경기도민회장학회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