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긍정#불가근#불가원

  • 등록 2023.06.19 07:2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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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전 경기도청 언론담당)

 

 

살아가면서 긍정적인 생각과 부정적인 생각이 극명하게 갈라지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대화 중에 나오는 어휘들을 보면 50대는 긍정적인 표현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젊은 층으로 내려갈수록 부정적인 표현을 쓰고 중고생의 경우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용어구사가 많은 듯 보입니다. 더구나 대화의 반 이상을 욕으로 느껴지는 단어를 생각없이 쓰는 경우도 접하게 됩니다.

 

청소년의 상황을 보면 '반갑다 친구야!' 라고 전하는 말인듯 보이는데 대화내용은 비속어가 많이 첨가된 아주 거친 문장으로 구사됩니다. 그리고 ‘안돼요’를 남발하는 것도 안타깝습니다. 식당에서 "아줌마 여기 물 좀 더 주면 안돼요?" 물을 더 달라는 말인데 참 어렵게 표현합니다.

 

젊은 엄마들이 아기에게 "안돼 안돼!!!"만을 반복하고 "참 잘했어요! 옳치!!!"라는 말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10대 전후 아이들은 엄마 목욕하면 안돼? 우유 마시면 안돼? 잠깐 자면 안돼? 등 모두 안돼는 것으로 자신의 의사표시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집 아이들은 치킨과 피자만 좋아한다고 말하는 엄마가 많습니다만 그 엄마가 아이들에게 삼계탕과 김치전을 먹이지 않고 그렇게 말한다면 잘못일 것입니다.

 

집 주변에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치킨집과 피자집에서 1588-9999로 전화기만 누르면 빨강 오토바이가 바르르 배달해 주기에 치킨집 전화번호 스티커를 냉장고 벽면에 하나 가득 장식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식혜나 결명자차 같은 음료를 만들기 귀찮아서 외국산 탄산음료를 마구 마구 먹인 것은 아닌지 반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른들의 대화중에도 "그게 아니구요" 를 남발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상대편의 주장이나 설명에 대해 95% 공감하고 2%정도 차이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일단은 '그게 아니구요'를 던지고 대화를 이어갑니다. 우리는 가급적 '네 공감합니다. 맞는 말씀 입니다. 그렇다마다요.'라고 말한 후에 자신의 의견을 말해야 합니다. 상대편의 주장에 50% 반대의 입장이어도 나머지 반을 긍정적으로 말해야 할 것입니다. 이 세상에 '그게 아닌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제 공무원과 언론의 인식 차이를 이야기할 때입니다. 언론의 보도에 대하여 가장 먼저 자신과 다른 주장에 대해 분노하기 시작합니다. 기사에서 기자는 그 사업이나 행사의 정황을 설명하고 그 속에서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비판하고 나중에 대한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마음 급한 공무원은 일단 기사에서 자신의 업무에 대한 지적부분에 스스로 가슴을 찌릅니다. 아픕니다.

 

그러니 기사의 고민과 편집 데스크의 고뇌, 기사 전체의 '행간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합니다. 긍정51: 부정49나 긍정 49:부정51에서 얼마나 차이가 있겠습니까. 긍정으로 쓴 기사가 편집부 기자의 견해차이로 부정적 기사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술이 반병밖에 남지 않은 것이나 술이 아직도 반병이나 있는 것의 차이는 무었일까요.

 

'행간의 의미'란 기사는 이렇게 말하고 있지만 그속의 진의가 무었인가를 판단하라는 것입니다. 기자는 중앙선 침범을 안전띠 미착용으로 약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공무원은 안전띠 미착용으로 스티커를 뗀 경찰관을 미워하고 있습니다. 반대차선의 차량과 충돌위기를 모면한 것을 모르고 차선위반도 모른채 왜 나에게 안전띠 매지 않았다고 스티커를 발부했느냐가 분노의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차라리 당신은 중앙선 침범이라는 위법자인데 특별히 안전띠 미착용으로 낮은 등급의 스티커를 발부한다고 설명했다면 그 운전자는 흔쾌히 받아들일 것입니다. 언론의 경우에도 더 큰 사건으로 번질 기사를 이정도에서 마무리하고자 했고 다음날 그 부서의 장으로부터 감사의 전화를 받거나 기자실에 방문하여 고마움을 표할 줄 알았는데 아침일찍 전화를 걸어온 담당자로부터 엄청 큰 반발의 어필을 받으니 오히려 당혹스러울 수 있다는 말입니다.

 

기사에 대해 보도에 대하여 우리는 일단 긍정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입니다. 신문에 올랐고 인터넷에 퍼졌으며 방송으로 동네방네 전파를 탄 이후이니 말입니다. 기자에게 어필한다고 돌이킬 수 있는 화살이 아닙니다. 이미 화살은 날아갔고 과녁에 맞고 안 맞고는 금방 결정 나는 일입니다.

 

해서 일단 마음에 안 드는 힘든 기사를 쓴 기자에게 어필하기 보다는 오전 10시경 만나거나 전화를 해서 그 정도

로 낮게 기사를 써주어 고맙다고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기사꺼리는 풍성하고 신문지면은 매일매일 나오니 말립니다.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은 것처럼 기사로 쓰여 질 꺼리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한번 가볍게 예방주사 맞듯이 기사 한방 맞고 다음번 홍보기사 보도자료를 내면 그 기자가 3단짜리 4단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인맥 형성이 필요합니다. 불가근 불가원 (不可近 不可遠) 이라 하지만 그래도 언론인은 공직 내내 함께해야할 공무원의 영원한 파터너이지 말입니다.

 

 

[저자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경기도민회장학회 감사

이강석 기자 stone91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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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오산#남양주 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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