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언론인들은 이 세상을 비판적으로 봅니다. 그래야 기사가 나옵니다. 평범하게 바라보면 그쪽에서 생각하고 제시하는 대로 맞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만 모든 것을 뒤집어 보고 생각하는 데서 기사가 출발합니다.
기사는 발로 쓰는 글이라고 합니다. 현장을 가보고 다시 확인하고 생각하여 작성되는 글에서 멋진 기사가 보도되는 것입니다.
연탄가스에 사망하는 사고가 가끔 발생하던 시절에 늘 있는 일인데 왜 이리 신문에 크게 보도 되는가 물었습니다. 질문을 받은 기자는 연탄가스에 국민이 사망한다면 국가, 사회, 정치인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말을 해 주었습니다.
자동차로 인한 사망자, 부상자도 아주 많다고 하는데 이 문제에 대해 국가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물었습니다. 자동차 회사의 문을 닫을 수는 없으니 교통사고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크게 보도한다고도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총기사고가 많다는데 국가가 나서서 총기를 모두 치우면 될 것이라 말하니 총기가 없으면 일부 총기를 소지한 강도들이 더 많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총기사고는 총기가 막고 또 다른 폭력을 예방한다는 말로 이해했습니다.
그러니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에 대하여 단편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서는 근본적인 치유가 되지 않는다는 논리가 나옵니다. 농촌문제를 해결한다고 郡(군)지역을 모두 市(시)로 바꾸자는 아재개그가 있었습니다.
과거 5월8일은 어머니날이었는데 그날을 뺀 나머지 날은 아버지날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해결책으로 어머니날은 양친을 위한 어버이날이 되었습니다.
50명이 행진을 하는데 왼발과 오른발이 틀리는 학생의 할머니는 우리 손자가 맞고 다른 49명 아이들이 틀린다고 했습니다. 정말로 그럴 수 있겠지만 실제로 살펴보면 49명이 맞고 고집장이 할머니의 손자가 틀릴 확률이 아주 높을 것입니다. 하지만 민원을 만나면 아직도 1:49로 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가끔은 언론 중에 49명을 버리고 1명을 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신들이 생각하는 바대로 언론보도를 하는 것입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일입니다. 그로 인하여 피해입는 시민이 발생할 것입니다.
참으로 희한한 일은 좋은 기사는 부수 많은 신문에 나와도 아는 이가 적은데 나쁜기사와 비판의 글은 판매량이 적은 신문에 올랐어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됩니다. 구전되는 경우도 포함하면 더 많은 이들이 이 나쁜 일을 알게 됩니다.
한번 엎질러진 물을 되담기는 어렵듯이 일단 신문활자를 맞은 사건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각고의 노력으로 정정보도가 나와도 그 해명서는 우표딱지만하니 독자들이 읽을 수 없습니다. 어쩌다가 독자가 보아도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진실을 알릴 방법이 없습니다. 아마도 이 세상에 말도 못하고 속알이만 하는 선의의 피해자가 참으로 많을 것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갑자가 언론보도로 인한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장차에 혹시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도 고민해 보았습니다. 참으로 좋은 일이 더 많이 알려지고 잘못된 일을 바로잡는 언론의 사회적 기능은 권장할 일입니다. 다만, 정의에 맞지 않는 방법으로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근신하고 삼가하여야 할 것입니다.
[저자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경기도민회장학회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