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워드프로세서

1980년 초로 추정되는 어느날에 경기도청 문서계에 요즘 표현으로 택배상자가 도착했다. 과학기술부장관이 IBM에서 직수입한 컴퓨터(워드프로세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로시로서는 다리를 치료받은 제비가 강남에서 가져온 호박씨앗을 심어 열매 맺은 흥부의 박처럼 보였을 박스안에서 나온 것은 금은보화가 아니라 번쩍거리는 신문명 기계였다. 텔레비전(모니터)도 있고 네모난 프린터기도 있고 타자기의 자판을 닮은 키보드가 펑하는 스티로폼 연기와 함께 짠하고 나타난 것이다. 접수 담당자는 이 기계를 통계부서로 배정했다. 기계의 상표에 적힌 computer이라는 단어를 콘사이스에서 찾아 ‘계산하다’라는 설명에 근거한 소관 배정이었다. 기계를 받은 통계부서의 적극적인 공무원이 영어사전을 찾아가면서 기기를 연결하고 수차례 도전끝에 자신의 이름을 입력하고 종이위에 출력하였다. 그리고 월보와 분기보고서 요지를 이 기계로 작성했다. 결재를 하시던 실장님은 강하게 질책했다고 한다. “보고서 요약서를 인쇄하여 첩부하는 것은 낭비가 아닌가?” “돈 내고 인쇄소에서 작업한 것이 아니라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라는 기계에서 출력한 것입니다.” “그러하다면 이 기계는 통계부서보다 보고서를 많이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