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에서 단문의 시대로... 짧을수록 수명 길다

[뉴스폼 창간기획] 텍스트 그리고 넥스트
➊ 장문의 시대에서 단문의 시대로

 

 

[뉴스폼] 짧아야 살아 남는다.

 

SNS의 발달과 더불어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AI, 챗GPT 등의 도입이 앞다투어 이루어지면서 신문사, 출판사 등의 문자매체를 가리켜 ‘전망이 어둡다’ ‘저물고 있는 업종’이라는 말이 두드러지고 있다.

 

2000년대로 들어서면서 열린 디지털시대에서 문자매체의 영향력이 쇠퇴해가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예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도 미래의 문자매체 시장이 어떻게 진화할지는 쉽게 점치지 못했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한마디로 말할 수 있다. 단문의 시대다.

디지털시대, 다매체 시대의 특징 중 하나가 긴 문장보다 짧은 글이 읽히는 ‘단문의 시대’라는 점이다.

 

짧은 시 ‘서울시’로 유명한 하상욱씨 또한 방송에 나와 인기리에 판매된 시집 ‘서울시와 시읽는 밤 시밤’의 영업 비밀을 밝히면서 “시를 쓸 때 최대한 줄이고 줄여서 의미를 전달했다. 또 줄바꿈에도 신경을 썼고 SNS의 ‘더 보기’ 버튼을 누르지 않게 시를 썼다”라고 밝혔다.

 

그의 대표작 '애니팡'을 예로 들어보자.

 

서로가

소홀했는데

 

덕분에

소식듣게돼

 

하상욱 시인의 경우를 봐도 단문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는 명확했다.

 

또한 문자의 단문을 넘어서 영상에서도 ‘숏폼’이 떠오른 지 한참이다.

 

숏폼(short form)이란 15초에서 최대 10분을 넘기지 않는 짧은 영상으로 제작된 콘텐츠를 말하며, 숏폼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을 말한다.

 

해당 플랫폼으로는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가 있다. 숏폼이 최대 10분이하 라고는 하지만 사실 대부분 러닝타임이 1분을 넘기지 않는다. 달라진 콘텐츠 소비 습관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다.

 

이처럼 짧은 글을 선호하는 이용자들을 위해 이미 지난해부터 네이버도 숏폼 콘텐츠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고 카카오는 다음뉴스에 숏폼 콘텐츠 전용 공간을 마련했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웹소설을 기존보다 분량을 줄이고, 연재 방식을 변경하는 등의 서비스로 젊은 독자층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광고, 마케팅 분야 등 생각보다 많은 분야에서 카피를 줄이거나 생략하고 설명을 위한 영상보다 이미지를 이용한 임펙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콘텐츠 소비는 이미 흐름 자체를 예측하기 힘들다. 디지털 기기를 통해 소비되는 콘텐츠는 텍스트로 소비되던 콘텐츠에 비해 변수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점 하나만은 분명해 보인다.

 

짧아야 읽히고 소비된다기보다 디지털 소비층은 더 이상 구태의연한 설명에 놀아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콘텐츠 소비의 주도권이 언론 등 공급자에게서 소비자에게로 완전히 넘어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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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기자

편집기자 20년 / 경인일보 전 편집부장 / 한국편집상 2회 수상 / 이달의 편집상 6회 수상 / 대구신문 근무 / 대구일보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