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과 경기도의회의 언론담당관, 그리고 남양주시청, 오산시청, 동두천시청에서 부시장으로 근무한 이강석 전 경기테크노파크원장이 언론 기고문 중 100개를 모아 편집한 본인의 세 번째 책 ‘보리차 냄새와 옥수수 향기’를 2020년 출간한 바 있다.
그는 경기도에서 42년간 재직한 공직자로 공보부서에서 11년 6개월간 근무하면서 언론과 인연을 맺었고 도청 균형발전기획실장,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으로 근무하면서 꾸준히 언론에 기고했다.
또한 경기도테크노파크 원장으로 공직을 마감하면서 ‘언론사의 도움을 받은 바 크다’면서 신문사에 퇴임 인사를 다녀간 친 언론공무원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임인사는 많이 오지만 퇴직자가 언론사를 방문한 예는 드물기 때문이다.
뉴스폼에 게재하는 '이강석의 세상만사'는 책 '보리차 냄새와 옥수수 향기'를 토대로 스마트 시대를 사는 요즘 사람들에게 스토리텔링을 통한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코너다.
장사익 120분 공연을 휴식없이 관람하였습니다. 관람한 관객이야 의자에 앉아서 박수를 치면 그뿐이지만 풀타임 기타를 치는 연주자와 피아노, 드럼, 장구, 뀅가리, 그리고 아쟁으로 이어지는 연주자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20곡 정도를 외워서 노래하는 장사익 선생에게 보내는 찬사는 당연한 것이어서 나중으로 적었습니다. 작은 카리스마로 관중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보입니다. 박수를 유도하여서가 아니라 그 곡조에서는 관객들이 박수를 쳐야하는 몸속 DNA가 용솟움치는 것을 느꼈을 것입니다. 물론 관객의 95%가 60전후로서 장사익 선생의 노래와 음율에 익숙한 세대이기도 합니다만 전통을 현대에 접목한 장사익 선생의 편곡과 노래부름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한 운치와 기교가 있습니다. 전반부의 클라식에서 후반부로 이어지는 대중가요 접목이라는 편성표도 참 잘한 일이고 국악과 현대악기의 조화로운 소통도 관전포인트로 충분하였습니다. 긴 시간이 전혀 길지 않은 이유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넘나드는 공연분위기에 취한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같은 시간에 느낌시간이 다른 경우를 여러번 만나게 되는데 오늘 장사익 공연이야말로 시간의 흐름을 감지하지 못하고 객석의 전구가 하얗
20대 어느 날에 무슨 일에 대해서는 시간대와 만난 사람, 그분들의 표정과 의상까지 기억하는 것 같이 소상합니다만 최근에는 어제 만난 분의 대화 내용 조차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기록을 해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 기록물이 책으로 나오기는 어렵겠지만 인류문명의 덕택으로 인터넷상에 수십년은 보존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가족을 포함한 누군가가 이 내용들을 책으로 집대성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여기에 적어 둡니다. 건방진 말로 논어는 공자가 지은 책이 아닙니다. 소크라테스는 생전에 책을 저술하지 않았으며 오로지 젊은이들과 토론을 벌였던 철학자입니다. 세계적인 인물이 반드시 저서가 있는 것은 아니듯이 책은 필요하되 다른 분들이 이미 여러 권, 매년 수백만권 이상의 책을 제본해 내고 있으니 책 부족을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 표현해 둘 필요는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두뇌가 혼자서 매일 오만가지(48,000가지)생각을 한다고 합니다만 그 내용을 모두 기록하지는 않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중 한 두가지 화두를 잡아서 이처럼 글씨가 저장되는 공간에 담아 둔다면 이 또한 스스로 보람찬 일이요 혹시
옥수수알 2줄을 남겨 입으로 문지르며 불어댄다는 동요가 있습니다만 이것은 바로 하모니카를 형상화한 이야기라고 합니다. 들숨과 날숨으로 소리를 내는 것은 바이올린 현을 올리고 내리면서 음을 내는 것처럼 참으로 효율적입니다. 관악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불어내는 호흡의 힘으로 연주를 하는 것에 비해 얼마나 효과적인 악기인가 생각해 봅니다. 더구나 호흡과 혀와 입술이 혼연일체가 되어 다양한 음을 내고 스스로 반주를 하면서 곡을 연주하는 하모니카야 말로 모든 악기의 집성촌이라 해도 될 것입니다. 큰 하모니카도 있고 작은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서수남과 하청일씨는 인기 가수인데 하청일씨가 아마도 국내에서 가장 작은 하모니카를 연주한 분으로 생각합니다. 보이지도 않을 듯 작은 하모니카로 몇 가지 음을 연주해 내는 기술이 부럽습니다. 산중에 홀로 사는 하모니카 할아버지 이야기를 TV에서 보았습니다. 산 정상 바위 평상에 올라 이산저산 바라보면서 구성지게 한 자락 불어주면 세상 근심 걱정 회한이 모두 사그러 진다고 했습니다. 지나간 세월속 후회도 많을 것이고 기쁨도 있었을 것이지만 산속에서 세상을 멀리하고 자신만의 생활을 하는 외로운 분들의 삶 속에서도 복잡한 현실세계에 사는
지렁이 갈비, 당나귀 알, 잠자리 눈꼽. 찾아내기 어렵거나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 입니다. 스포츠 뉴스를 보니 11명이 뛰는 축구에는 골키퍼가 있는데 5명이 경기하는 농구에는 골키퍼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 농구에는 골키퍼가 없는 것인가요. 축구경기에서 골키퍼, 링커, 스트라이커 등 지정된 포지션이 있지만 농구 경기에서는 정해진 위치나 담당구역이 없는 듯 보입니다. 상황에 따라 상대편의 공격 패턴을 흔들면서 득점을 올려야 승리하는 경기인 것입니다. 직장에도 축구처럼 포지션이 있는 조직이 있고 자기 분야의 일에 집중합니다. 그러다가 담당 부서가 模糊(모호)해지면 몇 사람을 모아서 팀을 만들게 됩니다. 이른바 T/F를 만드는데 영어로는 Taskforce입니다. 전담팀이라 해석합니다. 사실 모든 부서가 전담분야가 있는데 전담팀을 또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업무 중에는 양쪽에 걸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충남도청 건물이 홍성군과 예산군 경계를 살포시 덥고 자리하고 있습니다. 쓰레기를 비로 쓸면 새마을계, 삽으로 옮기면 개발계, 집게로 봉지에 담으면 자연보호계 업무인 것처럼 관점과 촛점, 무게중심을 두는 곳에 따라 담당부서에 대한 의견이 다양하게 나오
1977년 면사무소 공무원은 23명 정도인 것으로 기억하며 그 중에 본면 출생이 아닌 공무원은 1명 또는 2명이었고 이분들은 다음해 초에 결국 본인의 고향 면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17개 읍면의 공무원 대부분은 그 면에서 自給自足(자급자족)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다음해 봄에 우리 면사무소의 P면 출신 H선배가 돌아가고 M면에 근무하시던 J선배가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이분들은 봉우회(비봉면 근무자 모임)라는 자생단체를 만들고 정기 모임을 하고 있으며 그 만남이 퇴임 이후가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초보시절 잘잘한 일들을 일러주시던 선배들이니 만날 때마다 새롭고 반가운 분들입니다. 더구나 젊은 시절의 일들이니 평생토록 기억으로 간직하는 따스한 추억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즘 신규 공무원은 고향을 따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D시청에서 14명의 신규 공무원을 만났는데 당해 시에서 살고 있는 공무원은 4명이었고 나머지는 다른 지역에서 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한 공무원입니다. 더구나 최근 대한민국 인구구성이 '여초'현상을 보이는 것처럼 여성 공무원이 더 많았습니다. 읍면동 공무원을 그 지역 인적 자원에서 충당하던 1970년대를 넘어 이제는 공무원 전국구 시대가
어제 광교산 다녀온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점심을 먹고 출발했습니다. 비가 온다는 걱정을 하여 우비를 준비하려 했다가 우산 하나 챙겨들고 복숭아 등 과일, 뜨거운 온수통, 기타 등등을 준비하고 버스카드를 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83-1버스를 타고 화성 행궁앞에 내려서 경기대로 가는 버스에 환승했습니다. 경기대 인근 달팽이 화장실 입구에서부터 일단은 차분히 걷기로 했습니다. 금년 들어 3번째인가 게으른 산행이므로 출발부터 차분히 서두르지 않고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등산 시작 단계에서 서두르면 멀리까지 갈 수 없다고 합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여행자 지침서도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차분히 천천히 걷기로 한 것입니다. 오전에 소나가가 내리기도 하였거니와 오후 1시 뜨거운 시간이므로 경기대에서 형제봉으로 향하는 길에는 등산객이 거의 없습니다. 그냥 나 홀로 차분히 길을 걸어가면 됩니다. 비가 내려 먼지 없이 축축한 습기가 기분 좋습니다. 신록이 깊어지고 무게를 더하는 시기이므로 피톤치드는 물론 산소공급이 충분한 듯 몸이 가볍습니다. 매주 1~2번 등산을 하여야 한다 생각을 하기는 합니다만 3달에 한번 등산을 한 꼴이니 참 게으르기
'업'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업'은 부자를 만들어주는 집안 어디에서나 발견되는 친근한 동물입니다. 두꺼비, 뱀, 새, 지렁이, 거미 등 다양한 동물입니다. 이 업이 어느 정도 부자가 된 집에서 살다가 주인이나 그 아들과 딸들이 noblesse oblige(노블레스 오블리주/ 프랑스어로 '고귀한 신분(귀족)'이라는 노블레스와 '책임이 있다'는 오블리주가 합해진 것이다.)를 실천하지 않거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그 집을 나가 다른 아직은 중산층이지만 성실한 집안으로 이사를 간다고 합니다. 그 후 몇 개월이 지나면 먼저의 부잣집은 이런저런 사건사고로 인해 서서히 가세가 기울고 업이 들어온 집에는 하는 일마다 잘 풀리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가업이 성장을 합니다. 잘되던 식당 옆에 담벼락을 헐고 유사업종 식당이 들어서면서 매상이 줄어드는 것은 이 식당에 있던 업이 출가한 것입니다. 가출한 것이지요. 아이가 집을 나가면 가출이고 아들이 스님이 되기 위해 지을 나서면 출가라 합니다. 업의 역할은 부자가 되는 인자를 전해주는 것입니다. 더 이상 부자로 만들고 싶지 않다는 판단을 한 업이 집을 나가 다른 집에 숨어들면 새로 자리 잡은 집의 사업이 번창합니다. 경쟁관계의
공무원의 권위주의가 하늘까지도 올라갈 것 같은 (8급 직원의 시각에서는)의 1984년 경기도청 각 부서의 오전 9시 분위기는 군부대 밤 10시 일석 점호 준비하는 병사들의 움직임과 같습니다. 일의 핵심은 업무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차석, 계장, 과장으로 이어지는 결재의 기술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결재를 잘 받는 공무원이 일도 잘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결재란 서무담당자가 주무계장님의 결재를 받는 일부터 시작해서 과내의 다른 계장님 협조를 받는 일과 부서간 협조를 말합니다. 과내에서의 결재는 그런대로 진행됩니다만 다른 부서의 협조는 조금 어렵습니다. 예산을 지출하려면 예산계장, 기획예산계장, 경리계장의 협조 서명이 필요합니다. 시군 합동작업이나 회의를 하려면 행정계장의 서명을 받아야 하고 출장을 다녀와서는 확인평가계 7급 직원의 통제 도장을 받아야 합니다. 모든 일들이 서로가 상호 견재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출근하면 출근부에 서명을 하여야 하는데 정확히 9시가 되면 서무계 직원들이 출근부를 회수해 가니, 사정으로 늦은 직원들이 통사정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분이 발의해서 출근부를 없앤 것은 혁신 중의 대 혁신입니다. 공무원에게 정시출근 정시퇴근을 강조한 일이니
열대야 수준의 더위속에 한밤을 지내면서 방안이 더워서 거실에 나와 잠을 청했습니다. 선풍기를 약풍으로 틀었습니다만 잠을 청하는 머리속에는 번뇌가 들어옵니다. 선풍기를 틀고 자다가 숨이 막히는 경우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풍기 바람이 계속해서 코에 불어오면 숨이 막히고 점차 폐활량이 적어지다가 산소결핍으로 의식을 잃었다는 보도를 본 기억이 나는 것입니다. 어려서 밤중에 화장실 가려면 왜 전에 들은 무서운 이야기가 생각나는 것과도 같습니다. 머리에서 지워진 줄 알았던 일들이 그와 연결되는 상황에서는 고리를 걸고 기억속에서 현실의 무대로 나타나 피노키오처럼 판토마임을 시작한다는 말입니다. 선풍기에 대한 걱정이 커지자 살짝 방향을 바꿔보았습니다. 선풍기 풍향을 바꾸기 위해 잠시 일어났다 다시 누워 잠을 청하니 이번에는 모기가 앵하고 지나갑니다. 모기로 말씀드리면 1960년대 어린 시절에 마당 한가운데에 쑥불을 피워 모기의 접근을 막았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불편한 진실이라 할 수 있을까요. 연기가 매워 피하면 모기가 대들고 연기 안으로 들어가면 모기는 접근이 안 되지만 콧물이 나는 것을요. 배가 아프니 쑥으로 배꼽을 뜨라해서 과도하게 열을 가한바 배아픈 것은
새벽 꿈 이야기를 적어보기로 합니다. 하지만 새벽 꿈은 키보드 앞에 앉으면 기억에서 사라집니다. 靑山流水(청산유수)같이 흐르는 문장을 만나서 이를 글로 적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까지는 기억되는데 그 내용은 사라집니다. 전설따라 삼천리에 나오는 이야기중 過去(과거)에 科擧(과거)시험 시제를 시험문제를 전날 밤 여우가 인간으로 변신한 여인을 꿈속에 만나서 듣고 그 자리에서 받은 문장을 답안으로 적어냅니다. 평가위원을 담당한 대신이 임금에게 고하기를 초장 중장은 신의 글인데 종장은 사람의 문장이라는 평가를 합니다. 起承轉結(기승전결), 앞부분의 글은 기억이 나서 한시로 적어 답안을 적었지만 마지막 부분이 생각나지 아니하므로 자신의 생각으로 마무리한 때문입니다. 역시 당대 최고의 문객인 과거시험 총괄 본부장 대신께서 글을 보니 명문인데 신의 길과 인간의 도리가 교차하는 부분을 감지하는 것입니다. 안성시 칠장사에서 본 어사 박문수 합격다리도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凡人(범인)이 犯接(범접)할 수 없는 신의 영역에 잠시 다녀올 수 있는 영광은 자신을 내던지는 살신성인의 정신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구미호의 꼬임에도 넘어가지 않는 선비의 절개를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