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사의 마무리는 편집부의 몫입니다. 취재기자의 송고는 리드문(첫문장)부터 시작되며 데스크를 거쳐 편집부로 넘어오면 평소 신문 편집에 정통한 편집 전문 기자들이 제목을 정하고 기사를 배치합니다. 물론 1면 톱이나 두 번째 기사, 면 톱의 경우에는 편집회의에서 정하지만 그 외의 잘잘한 기사는 편집부 기자의 제목 작명과 적정한 위치에 배치에 의해 기사의 경중이 결정됩니다. 세로쓰기 신문시절에는 정말로 세로쓰기는 지적이나 비판기사이고 가로쓰기는 홍보성으로 보이는 듯한 시기도 있었고 홍보기사 제목의 바탕에는 비단 무늬가 있지만 지적 비판기사 제목은 그냥 흑백으로 처리하여 강한 인상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강력한 비판의 경우는 검은 판에 흰 글씨가 나오는데 이는 기사제목의 글씨는 흰 종이 원단으로 처리하고 나머지 공간을 온통 검정 잉크로 인쇄를 하니 이를 일러 신문에 도배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신문을 펼쳐 보아도 웬만한 대문짝보다 크지 않을 것인데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났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신문기사의 전파성과 기사제목의 위용을 평가하는 말이라고 여겨집니다. 다시 말해 때로는 취재기자의 기사 논조보다는 편집기자의 제목의 강도, 기사배치 등이 언론사의 의지,
출입기자나 특별히 언론인을 만나는 경우 우리 공무원은 늘 '先言後公'의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언론이 먼저요 공무원은 그 다음이라는 뜻으로서 일단 이 세상사 어디에나 적용될 말입니다. 즉 모든 일에 언론이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고 공무원은 독자 또는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언론의 비판과 指導鞭撻(지도편달)을 따르겠다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언론에 항상 저자세를 취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공무원으로서 자신의 업무에 자신이 있다면 언론인과 당당하게 맞서면 될 일입니다. 그런데 男性(남성)은 아버지이고 女性(여성)은 어머니이듯이 언론은 評價(평가)이고 행정은 執行(집행)입니다. 행정은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고 인가와 허가를 결정하여야 하는 아주 많은 가지 수의 일을 하여야 한다. 반면 언론은 자신들이 하는 사업은 적은 편이고 늘 기사를 통해 행정을 평가하고 비판하고 공무원을 계도합니다. 그래서 언론인은 일종의 직업병이라는 말을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가 오면 짚신 장사 아들이 걱정이요 날씨가 청명 쾌청하면 나막신 장사아들 장사가 안 되니 걱정인 것은 부모마음이나 공무원 생각이나 같을 것입니다. 그런데 언론인은 비 오는 날 만난 아들이 나막신이냐 짚신이냐
시인 조지훈은 당대의 '주선'이라 자처하며 주도의 18단계를 밝혀 놓았다. 그 사람의 주정을 보고 그 사람의 인품과 직업은 물론 그 사람의 주력을 당장 알아낼 수 있다. 주정도 교양이다. 많이 안다고 해서 다 교양이 높은 것이 아니듯이 많이 마시고 많이 떠드는 것만으로 주격은 높아지지 않는다. 주도에도 엄연히 단이 있다는 말이다. 첫째, 술을 마신 연륜이 문제. 둘째, 같이 술을 마신 친구가 문제, 셋째는 마신 친구가 문제, 넷째, 술을 마신 동기, 다섯째 술버릇 이런 것을 종합해 보면 그 단의 높이가 어떤 것인가를 알 수 있다. 음주는 무릇 18의 계단이 있다. 1. 부주(不酒,9급)=술을 아주 못 먹진 안으나, 안먹는 사람 2. 외주(畏酒,8급)=술을 마시긴 마시나 겁내는 사람 3. 민주(憫酒,7급)=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으나 취하는 것을 민망하게 여기는 사람 4. 은주(隱酒,6급)=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고, 취할 줄도 알지만 돈이 아쉬워서 혼자 숨어서 마시는 사람 5. 상주(商酒,5급)=마실 줄도 알고,좋아도 하면서, 무슨 이익이 있을 때만 술을 내는 사람 6. 색주(色酒,4급)=성생활을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 7. 수주(睡酒,3급)=잠이
어려서 어머니 술 담그시는 작업을 도왔습니다. 어머니 살림을 거드는 일입니다. 우선 쌀로 밥을 쪄내야 하는데 이른바 "꼬두밥"이어야 합니다. 밥알갱이가 탱글탱글하게 살아 있어야 누룩이 잘 달라 붙습니다. 누룩은 통밀을 갈아 물에 반죽한 후 메주덩어리처럼 각지게 만진 후 쑥으로 쌓아 서늘한 곳에 두어 누룩곰팡이를 불러들여 만든 효소입니다. 촉매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시루에 쩌낸 밥은 멍석에 풀어 식힌 후 누룩가루를 뿌려 고르게 비벼줍니다. 누룩곰팡이가 밥알에 달라붙으면 발효가 되는 것입니다. 알콜은 CH3COOH인가요? 녹말이 주성분인 밥알의 영양분이 누룩곰팡이의 화학작용을 거치면 알콜로 변화하는 것입니다. 알콜은 에칠알콜과 메칠알콜이 있다고 합니다. 메칠은 화학용으로 쓰이며 먹을 수 없습니다. 에칠알콜은 동그라미가 있으니 동그란 입으로 먹을 수 있다고 초등학교 선생님의 수업을 통해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화학실험실에서 학생들이 에칠알콜을 물에 희석하여 소주파티를 한다고 하네요. 위험한 일입니다. 시중에서 파는 소주도 많이 마시면 취하는데 말입니다. 더구나 메칠알콜을 먹고 부상을 당하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고 하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일단 누룩에 비벼준 쌀
1984년 6월 공무원 30명이 근무하는 사무실에는 대략 10개의 떨이가 있습니다. 과장님 자리에 2개(책상에 1, 소파에 1) 계장님 4분 자리에 4개, 차석과 고참 3석 자리에 비치된 재떨이를 합하면 7개 정도이므로 대략 11개가 놓여있습니다. 그리고 출근과 동시에 시작된 담배연기는 점심시간 전까지 이어지고 전화 벨소리와 떠들어대는 소리가 뽀얀 연기속에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오전 내내 나타났다가 점심시간에 잠시 사라지고 다시 오후 1시경에 나타납니다. 당시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이가 눈총을 받을 정도로 끽연가가 많았고 다른 이의 책상 위 담배 곽에서 2-3개피 꺼내가는 것은 如反掌(여반장), 茶飯事(다반사), 兵家常事(병가상사)였습니다. 그냥 그렇게 담배는 볼펜이나 타자기처럼 일상 사무용품 중 하나인 듯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남자 공무원과 여성공무원 모두가 다수당인 끽연당에게 밀려서 현실을 그렇게 받아들이고 살았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신입들은 담배심부름을 당연히 생각하였고 오히려 담배심부름 잔돈을 챙기는 것을 재미로 삼기도 하였습니다. 젊은 공무원들은 과장님, 계장님, 차석님 책상위 유리 재떨이를 비우고 티슈를 가로세로 깔아준 후 물
어처구니가 없다는 말을 듣습니다. 돌이나 쇠붙이로 만든 농기구에 부착된 나무로 만든 손잡이를 어처구니라고 합니다. 그런데 어처구니가 없는 말을 "참으로 황당하다'는 의미에 쓰이니 그 사연을 들어보고자 합니다. 일상에서 '어처구니가 없다'는 말은 관공서 시무식에서 사회자가 '국기에대한 경례!!!'라 멘트를 하였는데 단상에 태극기가 준비되지 않은 경우를 말할 수 있습니다. 많은 다른 일들이 다 준비되었지만 아주 사소하거나 간단한 부분에서 실수가 난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海外旅行(해외여행)을 위해 1달 이상을 준비하고 점검하고 항공권, 숙박, 여행지 방문 등을 예약하였는데 당일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旅券(여권)을 집 화장대 위에 두고 왔거나 유효기간이 부족한 경우도 어처구니가 없다고 합니다. 상가에 들렀다가 다시 예식장에 혼사를 축하하러 갔는데 상가의 검정 넥타이를 그대로 매고 간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어느 행사장 뉴스를 보니 자신의 정당 명칭이 새겨진 스카프를 목에 매었는데 거꾸로 글씨가 보이니 '어처구니가 없는 일'인 것입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사냥꾼이 사냥개 한 마리를 구해서 강가로 사냥을 나갔는데 총을 쏘면 손살같이 물오리를 물어온다. 그 과정이 어찌나 빠른지 물 위로 달려갔다가 다시 물위로 뛰어온다. 아주 신기한 일이므로 사냥꾼은 친구를 불러놓고 다시 사냥을 하면서 사냥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참 빠른 모습을 자랑하자 친구가 말했다. " 응, 저 개는 수영을 못하는군!!!" 우리는 살면서 자신이 만들었거나 속해있는 조직의 틀을 가지고 세상의 모든일을 보려고 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물오리를 사냥할 때 사냥개는 반드시 헤엄쳐서 다녀와야 한다는 자신의 생각만 가지고 보면 물 위를 나르듯이 뛰어 다니는 사냥개를 수영도 못하는 수준 떨어지는 강아지로 평가하는 우를 범할 수 있으니 말이다. 어린이들의 대화 내용을 하나 더 소개한다. 첫 번째 아이의 삼촌은 해군을 다녀왔는데 풀장에서도 수영을 못한다며 불평이었다. 두 번째 아이가 말했다. “우리 삼촌은 공군인데 전혀 날지를 못해!!!”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60 노인이 밤마다 꿈마다 악몽에 시달리다가 고승을 찾아가 하소연을 합니다. 스님, 저는 밤마다 꿈속에서 도깨비가 찾아와 온몸을 때리므로 소스라체게 놀라며 잠에서 깨어나면 식은땀이 흥건하고 잠을 잔것 같지가 않아 많이 힘이 듭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스님은 생년생시를 짚어 보시고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십니다. 늘 누구나 그러하듯이 찾아간 노인은 한무릎 더 다가가서 그 연유와 해결방안을 일러 달라고 간청을 합니다. 스님은 잠시 생각에 잠기신 후 몇가지 處方(처방)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우선 집에 내려가서 주변의 모든 나뭇가지며 빗자루며 부지깽이 등을 치우라 하십니다. 그리고 산 중턱 억새밭에 가서 아주 가늘고 긴 억새 속가지를 108개 모아서 꽁꽁 묶은 것을 10개 정도 준비하여 대문이며 방문 근처 방안 등에 세워두라 일렀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일찍 잠자리에 들라 하십니다. 노인은 스님의 당부대로 준비하고 잠자리에 들었고 그날 밤 꿈속에도 역시나 도깨비가 나타나 이리저리 몽둥이 될 만한 것을 찾아다니다가 전에 쓰던 막대가 없으므로 스님의 말씀대로 만들어 둔 억새풀 속가지 묶음을 몽둥이 삼아 또다시 노인을 수차례 때리고 사라졌습니다.
삼성전자본사 수원사옥이 빤히 보이는 원천리천 한가운데 낡은 나무말뚝 섬이 되어 꽂혀 있다 한 뼘도 안 되는 말뚝위에 꽃처럼 자리 잡은 버드나무 예닐곱 개 여울물 휘감고 소리 내어 흘러도 세상시름 잊은 듯 묵언 수행중이다 가끔 샛바람 불고 먹장구름 몰려 올 때마다 머리 숙이며 삶의 무늬에 대하여 잠시 고민할 뿐 푸른 가슴속 희망 담으며 다시 하늘바라기다 세상 사람들아 사는 것이 힘들고 고달프다 하여도 어디 우리만 할까 웃자 웃자 그냥 웃자. 정겸 시인 1957년 경기 화성출생(본명 정승렬), 2003년 시사사 등단, 시집 '푸른경전', '공무원', '궁평항', 공무원문예대전 시, 시조부문 행정안전부장관상, 경기시인상 수상, 현재 칼럼니스트와 한국경기시인협회이사로 활동 -시작메모- 이강석 선배가 사진 한 장 보내 왔다. 삼성전자 인근 원천리천에서 찍은 것이라며 놀라운 생명력에 감탄 또 감탄이다. 나 역시 그 사진을 보고 경이로운 삶의 이력에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은 어떤 사고를 가지고 세상에 도전하는지 자못 궁금해진다. 말뚝위에서 작은 군집을 이루며 살아가는 버드나무는 어쩌면 열악한 환경과 역경을 이겨나가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아름다운 청년정신이라 생각한다. 한편
공무원으로 들어와서 두 번 사표를 썻습니다. 발령 받은지 1개월만에 서무에서 '축산&양정'으로 부서가 변경된 것에 대해 요즘 말로 左遷(좌천)된 것이라는 생각에 사표를 내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은 출근하지 않았고 그 다음날 출근해서 몸이 아파 못나왔다 말씀드리고 새로운 부서에서 근무하였습니다. 처음 공무원에 발령을 받아 면사무소 총무계 서무담당이 되었는데요, 당시에는 주변의 선배들이 업무를 가르쳐 주려 하지 않았으며 그냥 초임 발령나는 날부터 자신들의 수준으로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염소새끼는 태어나자마자 우리 안을 마구 뛰어다니고 젖을 먹고 성장을 합니다만 공무원 초임자가 무슨 일을 어찌해야 하는가를 모르는데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총무계장님이나 회계주사님은 어렵기만 합니다. 전화벨이 울려도 받지 않습니다. 행정전화 하나가 있는데 2번 울리면 매송, 3번 찌르릉하면 비봉, 4번 찌릉찌릉하면 남양, 5번 소리를 치면 마도입니다. 그리고 정신없이 떠들어 대면 매송, 비봉, 남양, 마도에서 전화를 들고 이름을 댄 후 기다립니다. 일괄 전언통신문을 보내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서무가 하는 일이 무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