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다음 순서를 진행하는 앵커맨트 중에 '뒤늦게 알려졌다'라는 말을 듣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숨겨져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는 정부나 도청, 시청 등 취재원측에서 이 사실을 언론에 숨겼다는 의미, 다른 하나는 우리의 취재가 늦은 것이 아니라는 뜻이 담겨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각종 사건사고는 늦게 알려지기도 하고 당사자들이 숨겨서 나중에 밝혀지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언론인들은, 기자들은 늘 모든 사건사고를 발생 즉시 파악해야 하고 늘 사건 현장에 자신이 존재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 있는 듯 보입니다. 하루종일 기자실에서 노트북에 글을 쓰는데 다음날 신문기사로 나는 건수는 한둘이고, 인터넷 기사에도 그 기자 이름의 기사는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盡終日(진종일) 취재하고 온종일 노트북과 씨름을 했다면 아마도 해당 기자의 이름으로 10건 이상의 기사가 올라야 하겠습니다만 실제로 독자가, 네티즌이 볼 수 있는 기사는 예상보다 적습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본사, 데스크에 동향보고, 사건보고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언론사 본사 데스크에서 모니터를 보면 대한민국이 보인다는 말입니다. 제주에서, 설악산에서 울릉도에서 기사가 올라오고 있으니
언론인 중에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성격의 소유자가 많습니다. 참으로 그 전문분야가 드넓은 직업군 중 하나입니다. 언론인은 대통령을 만나 촌철살인의 멘트를 날리기도 하고 서울역 광장에서 노숙인을 만나 1박2일을 그들과 함께하기도 합니다. 몸으로 뛴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기자는 자주 늘 돌변합니다. 그 기자를 통해 얻은 기사를 신문, 방송, 인터넷, 동영상으로 홍보하고 독자들에게 널리 알리는 이들을 통칭하여 언론인이라 합니다. 기자와 사주를 통 털어 언론인이라 합니다. 젊은 기자일수록 기사에 관심이 높고 나이든 차장, 부장은 기사보다 경영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결국 편집국장에 오르면 기사를 경영적으로 보게 됩니다. 있는 사실대로 강력하게 기사를 올리고 싶겠지만 상대와의 여러가지 복합적인 경영, 인간관계 등을 고려하게 됩니다. 과거 중앙지의 '가판'이라는 것이 경영과 언론 사이에 벌어지는 거래의 한면이었습니다. 지진으로 치면 8도정도로 기사를 가판에 올린 후에 여러가지 절차와 과정을 거쳐서 진도 4정도로 내리는 것입니다. 가판제도는 공보분야 공무원들도 힘들었지만 대기업의 홍보과 직원들의 발품을 팔게 했던 이제는 사라진 제도입니다. 언론의 힘을 보여주는 극명한 체
1970년대 행정기관의 공문서를 보면 '할 것'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이는 중앙부처, 도, 군청과 시청에서 읍면동에 보내는 문서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어떤 지시사항을 하달(?)하면서 내리는 명령입니다. 행정적인 업무지시를 하면서 기한내에 보고할 것을 지시합니다. 매 문장의 마무리는 '조치할 것', '보고할 것'이라고 하니 이른바 '상명하복'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상황을 각 기관에 전달하면서 '하달'한다고 합니다. 아래로 내려보낸다는 의미일 것입이다. 상의하달, 하의상달에서 나온 용어인가 생각합니다. 상급기관이라 해도 다 같은 대한민국 국민, 공무원이 근무하는데 도청은 시청과 군청으로 하대를 하고 시군청은 읍면동에 하대를 하면서 읍면동 공무원은 시민, 군민, 주민, 리민에게 존칭을 쓰고 하늘처럼 모시라 하는 것은 큰 모순인 것입니다. 그래서 1988년 전후로 기억되는 어느 시기부터 도청에서 시군청으로 가는 문서에 "조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경어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공문서에 기관의 주소와 담당자 이름을 쓰고 결재자의 싸인까지 보내던 시절과 비슷한 시기로 기업합니다. 그런데 아주 오래된 행정용어중에
모든 기자에게 적용되는 말은 아니지만 정말로 사명감에 불타는 기자라면 사건사고의 현장을 경찰, 검찰보다 더 열심히 조사하고 자신의 판단을 추가하여 글로 써 올리고 화면으로 편집하여 보도국에 넘기게 됩니다. 검찰과 경찰, 소방은 담당이 정해지고 관할 구역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언론사에도 담당 파트와 출입처가 있습니다만 그것은 형식적인 구분이고 자신의 취재구역이나 영역이 확고부동하게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검경이나 일반 공무원은 관할과 사무분장을 따지는데 최선을 다하지만 기자는 경쟁적으로 사건사고 현장에 달려갈 수 있습니다. 공직사회에서는 업무분장으로 갈등이 일어납니다만 언론인들은 일단 취재한 후 편집회의에서 조율이 가능하므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좀 더 팩트에 가깝게 접근하고자 노력합니다. 이것은 마치 119 소방서장 관할의 화재 신고시에 6~8개 파출소의 소방차가 일단 출동을 하고 현장상황을 보면서 진화 인력과 장비를 화재 정도에 맞춰가는 방식과도 같습니다. 화재상황을 종합하는 간부를 '진압대장'이라고 부른다면 언론사 부장은 이른바 데스크를 보면서 취재상황을 종합, 조절하는 야전사령부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기사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려고 하면 처음부터 부
잘해보자고 언론인과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타이밍은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6시에 만나서 맛있는 음식을 술 없이 먹고 7시에 헤어지는 경우와 8시 반에 모여서 11시까지 저녁식사에 술 한잔 하면서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상황이 가능합니다. 본사에서 출입처에 오가는 기자의 경우를 말하는 것입니다. 6시에 만나는 이유는 오후 편집회의를 마치고 잠시 맞이하는 새참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본사 기자들은 오후 3시까지 출입처에서 취재활동을 하고 돌아와 4-5시에 기사작성과 편집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6시경에 브레이크타임을 갖습니다. 간단히 식사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8시반까지 자리에 앉아서 컴퓨터 화면과 씨름하고 취재원과 통화를 합니다. 새로운 취재보다는 취재원측에서 해명과 설명을 하므로 이를 들어 주어야 하는 의무의 시간입니다. 취재의 기본은 양측의 입장을 들어보고 그 내용을 기사에 실어주는 것입니다. 일방의 기사만 쓰면 온당한 기사로 대접받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기사 말미에 당사자와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통화를 하지 못해 설명이나 반론을 싣지 않는다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8시반에 기자들을 만나는 경우는 좀 여유롭게 술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올해로 서기관 5년을 근무하고 정년까지 3년이 남았다면 이제 부시장에 도전해야 합니다. 경기도의 경우 과천시, 동두천시, 가평군, 연천군은 4급 부단체장이 근무하면서 다음번 인사에서 3급 부시장이나 부이사관(3급) 국장자리를 찿아보는 중일 것이라서 늘 이동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그 자리에서 점프하여 3급 국장이나 부단체장에 보임되면 錦上添花(금상첨화)이겠습니다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계단의 단계를 밟아가는 것이 순리입니다. 더구나 서기관으로서 좀 늦은 감이 있다는 자평을 하신다면 전략적으로 4급 부단체장으로 가서 1년후에 3급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전략이 연착륙 수순입니다. 사실 4급 과장이 4급 부단체장으로 보임되는 것은 수학적으로는 승진이지만 공직규정으로 보면 4급 수평이동입니다. 하지만 4급 부단체장은 별도의 사무실, 차량, 운전기사, 법인카드 등 군대로 말하면 대령이 별을 달은 것 만큼이나 달라지는 것이 많습니다. 흔히 대령이 별을 달면 20가지 정도의 의전이 달라진다 합니다만 부단체장이 되면 그 위상이 군인 스타만큼이나 올라가게 됩니다. 공직에 들어와 실무 주무관을 거쳐서 5급 사무관이 되고 4급 간부에 이른 이후 아주 짧은 기간동안 수시로
시내를 다니다보면 가끔 희한하게도 밝은 노란색으로 염색을 한 여성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염색을 마친지 5일정도 지나간 듯 속 머리에는 검은색이 올라오고 있어서 안스럽습니다. 일주일이면 속머리가 자라서 색상이 어색해지는 머리염색을 하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4~5일정도 외국인처럼 멋지게 보이기 위해 컬러염색을 하는 그 마음도 이해하려 노력합니다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본래의 검은 머리가 자라나는 것을 잘 알면서도 염색에 도전하는 것은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 재정과 행정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봅니다. 10억원을 들여서 골목길을 포장하고 시장, 의장, 시의원, 주민이 모여서 준공식을 하고나면 다음날부터 고가의 인근 주민 주차장이 되는 것과도 같습니다. 이 골목길을 포장했다고 해서 교통소통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기에 하는 말입니다. 버스, 택시, 승용차가 자주 왕래하는 도로 중 병목구간을 개선하는데 우선적으로 예산을 투자하고 골목길은 포장보다는 깔끔하게 정리하여 환경, 위생적인 개선을 도모하는 것이 행정의 우순순위 목차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체장과 의원들은 시민의 눈에 보이는 시설을 건설하는데 집중하는
기자는 사건사고에 목숨을 건듯 달려갑니다. 송탄소재 미군기지에서 총성이 들렸다는 제보가 인터넷에 퍼지면서 방송기자가 출동하였습니다. 방송기자가 전화를 해서 오산공군기지를 가는데 주소를 알려달라고 합니다. 평택에 문의하라 답했습니다. 송탄에 있는 미군 기지를 오산비행장이라 부르지만 현장은 평택시 관할이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이 사건은 부대 내 훈련 상황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공보관실 근무중 토요일에 화성시 향남면 주유소 인근에 비행기가 불시착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어떤 도민이 사건을 확인하고자 공보실로 전화를 하셨기에 답을 드리지 못하고 오히려 좋은 정보를 얻게 된 셈입니다. 일요일 근무 중에 도청 출입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많은 기자들이 그 메시지를 보고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나중에 '고맙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습니다. 대형사고 급 사건이었는데 이미 비행기 불시착 사건만으로도 큰 기사가 되는가 봅니다. 본사 데스크 선배는 현장의 사건사고에 대한 사전 정보보고가 없거나 늦으면 질책을 하나 봅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기자들이 노트북에 올리는 기사가 모두 기사화 된다면 신문 100면도 모자랄 것이라고 합니다. 많은 부분이 정보 보고이고 보고로 끝나고
1996년까지 공무원들은 인사발령장을 받는 즉시 청내 모든 사무실로 인사를 다녔습니다. 1960년대 시골마을 어르신들이 동네 청년과 아이들의 세배를 받기 위해 집에서 한복 곱게 차려입고 기다렸던 것처럼 청내 과장, 계장님들은 사무실에서 인사발령자의 방문인사를 기다렸습니다. 승진, 전보자들이 인사를 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최우선적으로 맞이했으며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받고 축하의 말을 전했습니다. 승진, 전보자들은 과단위로 방문을 하면 우선 그 사무실의 책임자, 부서장인 과장님께 인사를 드립니다. 과장님은 환하게 인사를 받고 축하인사를 건넵니다. 승진, 전보자가 보이는 발령장을 두 손으로 정중하게 받아본 다음에 이를 왼손으로 잡고 오른손 바닥으로 발령장 위를 쓰다듬은 후에 돌려줍니다. 인사를 마치고 사무실에 돌아와서 선배님께 질문을 하였습니다. “제가 인사 갔을때 과장님이 발령장을 건네 받아 오른손으로 쓰다듬은 후 돌려주시던데요. 왜 그리 하시는 것인가요?” 선배가 답했습니다. “그 과장님 마음속에 조만간 군수 승진을 생각하시는 것이지요. 도지사의 직인이 찍힌 발령장을 쓰다듬어서 그 기를 받으려는 것이랍니다.” 참으로 신기하고 재미있는 답입니다. 그러니까 승진발
이제 곧 6월이 되면 인사발령을 위한 작업이 진행됩니다. 특히 부단체장은 공직의 전환점이 되는 보직인 만큼 고시출신은 물론 비고시에서도 4급 부시장, 3급 부시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2급 부시장의 경우 대부분 고시에서 나가지만 비고시에서도 한두명 뽑히게 됩니다. 9급이나 7급 공무원 시험에 공채로 들어와 공무원생활 33년 여동안 근면, 성실, 청렴, 적극 행정으로 근무하는 경우 2급 지방이사관에 이를 수 있습니다. 쉽지 않다는 서기관에 이르러서 도청 과장이 되고 다시 부군수, 부시장을 한 후 국장으로 일하다가 시간의 여유가 나면 단기간 2급자리에 이르는 것입니다. 4급, 3급, 2급 부단체장에 발령되어 시장으로부터 보임 발령장을 받으면 당일에 해야 할 일이 몇가지 있습니다. 발령당일 단체장님의 하루 일정에 따라서 현충탑 참배는 발령전이나 발령후에 진행될 것입니다. 발령을 받고나면 공무원노조대표를 만나는 것으로 소통을 시작합니다. 발령 3일 안에 관내 기관을 방문할 것입니다. 법원과 검찰의 총무부서장을 만난 협조를 당부하고 같은 경기도청 소속이랄 수 있는 소방서장을 만나고 경찰서장실에 가서 간부들과 함께 경찰서장과 인사를 나눌 것입니다. 시청#군청의 기자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