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과 공정사회
국민권익위원회 최현복 부위원장
공직윤리에 대한 이해의 시간입니다. 청렴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과거 청렴은 “가난하고 올곧은 선비” 즉, 고학력 실업자를 말하는 것으로 이해되었습니다. 이제는 시대에 맞지 않고 淸富(淸廉한 富者)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청렴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입니다.
청렴은 좋은 의미인데 청렴을 이야기하다보면 마치 우리가 청렴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청렴의 주체입니다. 여러분은 공직사회의 꽃이고 주체인데 부정부패의 대상이라고 한다면 심각한 고민일 것이나 그렇지 않다는 인식을 우선 정립하고 시작하겠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고충위, 청렴위, 행심위, 부방위를 통합하여 2008년 2월29일에 발족하여 ‘원스톱 서비스’ 국민권익 증진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협력, 협업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큰 성과를 내는 한국형 권익보호기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패예방과 부패행위 규제기능, 피해자 입장에서 접근하여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법, 제도가 현실과 괴리가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무원들은 보수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만족하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만족하지 못하므로 불만과 갈등으로 가고 있습니다. 급격한 산업화, 민주화, 선진화 과정에서 삶의 질적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안정과 지속성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나아가 질적인 문제도 사회전반에 산재해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소득 100불→20,000불까지 올라 세계 14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88하계올림픽, 2002 월드컵, 2011육상대회, 2018 동계올림픽 등 4대 스포츠 대회를 모두 유치하였습니다. 전 세계 6개국 정도가 해낸 스포츠 그랜드슬램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러 가지 갈등 속에 살고 있습니다. 계층갈등(빈부격차, 양극화), 이념갈등(보수와 진보), 세대갈등(486세대와 2030간), 지역갈등(영․호남, 수도권과 비수도권), 노사갈등(노사대립과 정치쟁점화) 등 5대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안창호 선생님은 “모난 돌이나 둥근 돌이나 다 쓰임새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닭이 산란할 때 방향이 둥근 쪽이 먼저 나올까요, 조금 뾰족한 부분이 먼저 나올까요? 조사결과 둥근 부분이 60%, 뾰족 부분이 40%랍니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흑백으로 답을 요구합니다. 이는 또 다른 갈등요소가 됩니다. 답을 재촉하면 이 또한 갈등을 유발합니다.
진보신문과 보수신문 독자가 만나도 대립이 있습니다. 신문의 논조를 자신의 논조화해서 싸웁니다. 서울도 지방입니다. 그런데 서울이 중앙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노․사간 상생하여야 하는데 정치 쟁점화되고 있습니다. 법과 원칙, 기회균등, 따뜻한 배분에 대한 불만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21세기 생산성은 신뢰성, 투명성 등의 사회적 자본이 좌우합니다. 우리나라 사회적 자본은 G7 국가의 1/3수준입니다. 코리안디스카운트 현상입니다. 저평가 받고 있는 이유가 사회적 자본이 국제사회에서 낮게 평가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브랜드 가치가 아직은 낮다는 사실입니다.
부정부패가 없어져야 하는 이유는 정직하게 땀 흘리며 노력하는 사람이 피해를 당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66.3%)서입니다. 많은 국민들은 부정부패가 공정한 사회실현의 제일 큰 걸림돌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신채호 선생님은 “역사는 나와 남의 끊임없는 투쟁의 기록”(아와 비아의 투쟁의 기록이다)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 아니면 적이라는 생각...... 우리 아이들은 그 같은 경쟁속에 있습니다. 양육강식, 무한경쟁체제, 양극화의 심화. 이제 우리는 “나 아니면 남이다”가 아니라 “함께하면 우리가 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경제대국이 되면서 정비되어야 할 제도, 갈등, 병리현상을 해소해 나가야 합니다. 나의 일, 우리의 일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저의 시민운동 모토는 범지구적인 문제, 기후문제, 북극 빙하문제를 지역에서 해결하는 노력, 실천이었습니다. 북극에 직접 가서 무엇인가를 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실천하여야 할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 일입니다.
싸움구경, 불구경이 재미있다고 구경만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나의 일이라면 재미만 있을까요? 누군가가 해결해야 하는데 구경꾼이 되어서야 말이 됩니까? 그렇다고 북극 얼음을 부둥켜 안고 있을 것이 아니라 에너지 절약에 참여하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부패는 망하는 일입니다. 부패에는 은밀성(빙산모형), 습관성(마약), 확산성 (암세포)이 있습니다. 그래서 부패가 무섭고 함께 파멸하는 것입니다. 先公後私, 至公無私(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매우 공평하여 조금도 사사로움이 없음.) 한 집단을 이끌어 가는 사람에게는 지공무사의 태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滅私奉公이 필요합니다.
과거 민법에서는 私所有 절대의 원칙이 있었지만 현대에 와서는 공공복리의 원칙이 있습니다. 공익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私有를 주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타인에서 손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에서 말입니다.
공무원은 공사의 구분을 잘 합니다. 주어도 받아도 기분이 좋으면 膳物이고 어느 한쪽이라도 기분이 별로면 賂物인 것입니다.
사과상자 안에서 사과가 썩는다면 빨리 들어내어 버려야 합니다. 일부가 썩으면 도려내야 합니다. 그대로 두면 전체가 부패하고 모두 버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부패란 대리인이 주인 몰래 사적 이익을 위하여 주인 재산을 판매하는 행위입니다. 행정, 경영, 정치 분야에 주인의식이 부재하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세금으로 장난을 치면 매국입니다. 미국에서는 소득을 입증하지 못하는 소비자의 머리에 권총을 들이댄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를 그러하지 못합니다.
공부해서 남을 주어야 합니다. 여러 사람이 잘 먹고 잘살아야 합니다. ‘공부해서 남 주냐?’는 비현실적인 교육방식입니다. 왜 부자가 재벌총수가 도둑소리를 들어야 합니까? 이들이 국민의 존경을 받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청렴이란 사적 이득을 취득하는 일탈행위를 방지 처벌하는 전통적 의미에서 자신의 지위와 역할에 부여된 도덕적 책임, 법적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여 공공성과 공익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핀란드를 방문하여 검찰총장을 만났는데 하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대신에 평소 교육을 한다고 하였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교육을 실시하여 부패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도 부패사례를 말해달라고 부탁하니 6-7년 전에 쇄빙선을 민간에 매각하면서 발생한 리베이트 사건이 가장 큰 일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들은 하는 일에 비해 월급을 많이 받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지속가능한 방향으로의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공무원에 대해 공무원 스스로는 2.9%가 부패하였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일반 국민은 56.7%, 기업인은 28.9%, 외국인 21.8%가 공무원의 부패를 지적합니다.
어느 분이 저에게 “선물을 들고 오는 자는 모두 도둑이라고 생각하세요”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윗분이 아랫사람에게 선물을 많이 하는 것은 좋은 일일 것입니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여러분은 굶고 살아본 세대입니다. 대부분 어렵게 살았습니다. 굶기를 원하는 이는 없습니다. 우리 경제가 세계 14위로서 배고픔은 해결하였습니다. 모두가 굶지 않는 사회가 되었지만 만족하지는 않습니다. 배를 채워보니 맛없는 음식이 싫어졌습니다. 그래서 더 맛있는 식당을 찾습니다. 그리고 몸에 좋은 음식을 찾게 됩니다.
그 다음 욕망이 있습니다. 아름다움을 찾습니다. 은수저, 금수저를 원합니다. 분위기를 찾습니다. 차를 타고 1시간을 달려가 밥을 먹습니다. 아름다운 음악을 찾습니다. 최고, 최종의 욕망은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음악과 함께 먹으면서 좋은 사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어 합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이 최종 최고인 것입니다. 인간으로서의 가치, 잊어서는 안 되는 창조적 가치, 착한 사람이 불이익을 당해서는 안 되는 가치, 인간으로서의 최종의 가치입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