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새마을지도자대회 기념수건 한 장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1977년에 공직에 들어와 비봉면사무소에 근무했습니다. 당시에는 지방행정의 중심에는 새마을운동이 있었습니다. 면사무소 총무계의 고참 7급직원이 새마을운동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당시에 모친께서 동네 부녀회장을 하셨는데 면 새마을담당 선배님의 추천으로 전국 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하셨습니다. 1박2일 행사이고 당시 박정희대통령이 참석하여 축사를 하던 시기였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당시 축사를 보니 격세지감이 있습니다.  1978년 행사의 축사내용중에는 '지난 8년동안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1천만건 이상의 새마을사업을 위하여 정부는 무려 9천700억원 이상을 투입했으며, 3천600만 우리국민 모두가 적어도 스물네번이상 사업장에 나가서 일한 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전국에 투자한 새마을사업 1년 예산이 1조원이 되지 않는데 무려 큰 예산을 투입하였다고 연설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연설문중 비교가 될법한 말씀은 '호당 농가소득은 80년대초의 목표 140만원을 이미 작년에 넘어섰고, 금년에는 178만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대목입니다. 기억하기로 1977년 9급 공원 월급이 5만원이었으니 연봉은 60만원. 4인가족이 140만원이니 대략 계산이 맞아가는 상황입니다. 

 

이제 남아있는 것은 당시에 받아오신 수건 한장입니다. 새마을 마크가 들어가고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를 축하한다'는 문구와 벼를 수확한 농민사진, 경지정리 건너편에 건립된 공장, 그리고 연기가 나오는 굴뚝으로 상징되는 공장건물이 디자인으로 들아갔습니다. 맨아래에는 '광주고속'이라는 초록 글씨가 새겨졌습니다. 

 

이 수건을 45년간 보관해왔고 오늘 화성시청 새마을부서에 전달했습니다. 담당주무관을 통화해서 기회를 보아 화성시 새마을회에 전달을 부탁했더니 조만간 회의가 있으므로 전달이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화성시 새마을회에서 이 수건을 어찌 처리할까는 알 수 없지만 기대하기로는 액자에 넣어서 회장님 사무실의 벽면에 전시해 주시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종이 한장이 100년후에 국가의 보물이 된 사례를 보았습니다. 梅軒 윤봉길(尹奉吉, 1908~1932) 의사는 1932년 4월29일 중국 홍구공원에서 열린 일왕 생일 및 일본군 상해 전승 축하 기념행사장 본부석에 폭탄을 투척하였습니다. 홍구공원에서 거사를 하기 3일 전에 찍은 사진속의 선서문 종이한장이  대한민국 보물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보물 568호로 지정되었습니다.

 

1978년에 받은 수건을 장기간 보관한 것을 자랑하고, 이 수건이 혹시 대한민국에 한장만 남아있는 것이라면 새마을역사의 한 부분을 담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이 수건 한장이 화성시 새마을회에서 길이길이 후대에 전승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을 갖습니다. 

 

사례가 있습니다. 1962년 7월에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이 농진청 개청을 기념해 만든 농업 관련 통계가 담긴 수첩을 장인어르신 유품에서 발견했습니다. 당시엔 부산시가 경남도에 있었나 봅니다. 자료에 관심이 많았기에, 이를 소중히 다루고자 경기도농업기술원에 근무하는 후배 과장을 찾아가서 전했습니다. 후배는 귀한 자료라며 현관의 자료 진열대에 배치해 줬습니다. 기증자이신 장인어르신의 이름이 새겨졌습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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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오산#남양주 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