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의 격차라는 것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선배를 만났는데 이른바 뇌졸증으로 큰 일을 당할 상황에서 이른바 골든타임에 병원진료를 받아서 회복했다 하십니다. 그래서 담배를 끊고 건강을 관리하는데 노력한다 하십니다.

 

잘 하신 일입니다. 나이들수록 건강이 소중해집니다. 재물, 재산은 내것이 아닙니다. 건강만이 자신의 것이고 자신만이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장자말씀이든 법정스님이든 무소유, 가진 것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는 것입니다. 지금 지니고 있는 것은 자신일뿐 집이나 땅이나 살림살이, 가재도구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재산이 많고 돈이 많아서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는 소설이나 이야기가 많습니다. 유명한 영화에서 산 정상부근에 추락한 현장에 오른 형제 이야기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형제는 사람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설산 정상 비행기 추락현장에 올라갔는데 동생은 사람을 구해내고 형은 사망한 사람들의 돈과 보석을 모아서 산길을 내려옵니다.

 

동생은 아취형태의 얼음이 만든 다리를 먼저 기어서 내려온 후 부상자를 태운 썰매를 당겨서 구해냅니다. 하지만 형은 온몸에 보석과 돈을 지닌 채 그 얼음 아취 다리를 건너다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깊은 낭떠러지로 떨어집니다. 욕심을 낸 재물과 생명을 바꾸는 영화의 장면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잠시라도 그 보석과 돈을 몸에서 떨어트리지 못한 것이 죽음에 이른 원인입니다. 동생처럼 돈과 보석 등 무거운 물건을 썰매에 매달아 두고 먼저 건너와서 줄을 당겨도 늦지 않을 것인데 인간의 욕심은 잠시라도 그 보석을 몸에서 멀리 둘 수 없었나 봅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핸드폰에서 떨어질 수 없어 목욕탕에서도 방수 팩에 전화기를 보관하는 것과도 같아 보입니다.

 

자신이 죽으면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고 재산, 돈을 마음대로 관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가족조차도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런데 아무도 죽어보지 않고 죽음을 걱정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김해영 박사가 강의에서 말씀합니다. 정말로 천국, 천당, 내세가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누구도 그곳에 다녀온 이야기를 하지 못합니다.

 

아마도 종교는 그래서 번성한다고 봅니다. 모든 종교는 현재의 삶을 바탕으로 내세가 있다고 보는 것이지요.

지금은 힘들어도 다음생에서는 좋은 곳에서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에 기도하고 참선하고 베풀고 마음을 넓게 가지려 애쓰는 것입니다.

 

그것이 현실을 벗어나 조금은 나아진 세상을 살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우리의 마음에 접근하는 방식인듯 여겨집니다.

 

오이가 하나 있습니다. 사돈간에도 오이먹는 방식이 다르다 합니다. 어느 집안에서는 꽃이 핀 부분을 먼저 먹고 어느 문중은 줄기쪽을 우선 깨문다 합니다.

 

줄기쪽에 매달린 민무늬 부분은 쓴맛이 있고 꽃이 핀 아래쪽은 차분한 오이맛입니다. 감탄고토와도 같습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뱃는다는 말입니다.

 

결국 오이 하나를 다 먹을 일인데 쓴 부분을 먼저 먹는 사람들이 있고 쓰지않고 오이향이 풍성한 쪽을 우선 먹는 경우가 있다는 말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했습니다. 젊어서 고생하며 열심히 살고 노후에는 조금 여유롭고 평화롭게 사는 것이 좋습니다.

 

금수저로 태어나고 흑수저로 늙어가는 것은 힘든 인생입니다. 흑수저에서 은수저, 금수저로 간다면 이것이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경우라 하겠습니다. 젊은이의 고생하는 모습이야 멋진 인생의 과정으로 평가될 것이지만 노후에 힘든 모습은 주변조차 안타깝고 본인의 삶도 힘들고 그 영혼과 정신세계는 더욱더 혼미할 것입니다.

 

재산이 없는 것을 힘들어하기 보다는 그래도 영혼이 맑고 푸른 자신에게 박수를 보내고 그런 환경속에 살게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그것이 결국은 풍요한 삶이 될 것입니다. 저승에서 할 일이 없다며 차라리 나를 지옥에 보내달라 하니, 바로 이곳이 할 일 없어 힘든 지옥이라 옆 사람이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인생을 사는데 무엇이 필요하거 어떤 것은 멀리해도 되는가에 대한 나름의 기준과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만, 그래도 앙금이 남는 것은 돈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옆에서 보니 부럽고, 그러하다면 참으로 행복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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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오산#남양주 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