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없는 글쓰기

사실 겁 없이 글을 쓰고 언론사에 들이 밀었다. 언론에서는 부족한 글을 여러번 실었다. 편집회의에서 논란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졸고를 미려하고 깔끔하게 편집하고 부족한 단어를 고치고 단련시켜서 포인트를 짚어 교정해 게재했다.

 

 

사실 초고와 게재된 글을 자구까지 비교하지는 않았지만 신문에 올라간 글을 보면서 언뜻 나 자신의 문장인가 아닌가 하는 모호함에 빠지는 이유는 생각보다 신문과 인터넷에 올라간 문장이 미려하고 수려하였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여러번 자주 전문 편집팀 기자님의 손길이 스친 것을 알아차린 경우가 많았다. 未嘗不(미상불), 펜으로 쓴 글보다 워딩을 한 문장에 신뢰가 높고 더구나 신문에 사진과 함께 깔끔한 제목으로 올린 글은 더더욱 품격이 높아진다.

 

평범한 글이 윤기있게 변화하는 과정은 신문사 편집팀에서 진행된다. 단어 몇개, 단어속 글자 한두개를 바꿨는데 전체문장에 힘이 실리는 경우를 자주 본다. 특히 사설이나 전문가의 글을 읽으면 문장속에서 여러번 에너지를 느끼고 큰 힘의 작용을 인식하곤 한다.

 

더불어 새벽에 배달되는 신문에 자신의 글과 사진이 올라온 것을 확인하는 순간 삶의 의미와 자신의 존재감은 최고에 달한다. 행복지수가 상한가에 이르게 된다.

 

역시나 사계의 전문가가 신문에 쓴 멋진글은 독자를 감동시킨다. 글을 쓰고 다시 읽고 교정을 보면서 평범한 서술에 지나지 못하는 자신의 글이 주장하는 내용에 스스로에게 미안하고 전문가들에게 송구한 마음을 갖곤 한다.

 

그래서 좀더 진실하고 솔직하게 글을 쓰고자 노력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부족한 글을 값 비싼 지면에 올려주는 편집팀에 감사하는 마음이 한가득한 바이다.

 

나름은 글을 쓰면서 깊은 고민을 한다. 개인의 주장보다는 다수가 공감하는 주제와 소재를 제시하고자 노력해 본다. 값진 신문지면을 할애받은 입장에서 이 글이 아니면 다른 분의 명문장이 배치되는 기회를 가로채고 있다는 송구한 마음을 갖고 노력하지만 한계가 있음을 알게된다.

 

하지만 그래도 열정으로 글을 쓰고 고민해서 탈고를 하고 다시 둘러보면서 수정을 가해보는 것이다. 그것이 편집팀의 배려에 대한 감사이고 독자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지면에 글이 올라가면 주변의 지인들께 자랑을 한다. 신문을 보고 사진을 찍어서 격려의 글과함께 보내주시는 지인이 많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나중에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이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는 고마운 분들이 더러 있다. 한번 인터넷에 올라간 글은 수년간 정보의 바다를 돌아다닌다.

 

그러니 신문에 오르기 전에, 그리고 신문에 게재되고 인터넷에 올라가면 그날부터 더 많은 정보의 바다로 항해를 하게 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마지막 탈고에 심혈을 기울이게 된다.

 

공직을 마치면서 그간 언론의 도움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언론사를 방문했다. 그리고 퇴직한다는 보도자료를 정치부에 전했다. 처음에는 정치부장이 황당스럽게 받아들였다.

 

취임인사를 오는 공직자는 많았지만 퇴임인사를 오는 경우는 기관장급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퇴임인사를 와서 자신의 공직을 정리하는 보도자료를 가져와서 언론보도를 청하는 사례는 거의 없었는 듯 보인다.

 

그래도 3곳의 언론사에서 퇴임기사를 실었다. 자랑스럽게 스크랩하고 자신의 역사로 관리하고 있다.

 

언론은 특별한 기사를 원한다. 당시의 퇴임 보도자료는 특성에 맞춘 컨셉이기는 했을게다. 잘 아는 주필은 컬럼을 통해 퇴직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감히 기대를 넘는 언론의 배려였다. 그래서 퇴직 이후에도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런 배려가 겁 없이 글을 쓰고 졸고를 언론에 들이미는 고약한(!) 습관을 조장한 것일까도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의 존경받는 언론은 잘 쓰는 글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부족하지만 열정이 있는이의 습작도 높게 평가하는 재량과 배려가 있다. 그러니 부족하지만 '열정상'과 '성취상'으로 생각하고 부족한 졸고를 면 톱으로 올려주곤 한다.  

 

앞으로도 경기언론을 존중하고 사랑하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자 한다. 훗날에 수필집 70권이 완성되면 모든 언론사에 자랑스럽게 보도자료를 보낼 생각이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오산#남양주 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