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의전 (전문)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 공무원의 의전=

 

[에티켓]

에티켓(étiquette)이란 프랑스어로서 '사교상의 마음가짐이나 몸가짐'입니다. 흔히 '에티켓을 지키다'로 표현됩니다.'나무 말뚝에 붙인 표지'의 뜻에서 표찰(標札)의 뜻이 되고, 상대방의 신분에 따라 달라지는 편지 형식이라는 말에서 궁중의 각종 예법을 가리키는 말로 변하였다고 합니다.

공무원이 군부대를 방문하여 사진을 촬영할 때 계단 위에 직위표찰을 붙여두는 경우가 있는데 그 자리에 서서 촬영에 임하는 것도 에티켓에 따르는 일이라 하겠습니다.

각국 정상이 회담을 하고 사진을 찍을 때 재임기간이 긴 분을 앞자리, 중앙에 배치하는 에티켓도 외교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이 알아두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시장군수님 여러분이 촬영할 때의 자리배치에 대해서도 과도하게 '의전경쟁'을 벌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의전의 기본]

의전은 의전을 진행하는 자의 생각보다는 의전을 받아들이는 분의 성격에 맞춰야 할 것입니다. 공직자로서 가장 어려운 일중 하나가 행사장의 자리배치입니다. 각급기관의 실무자간 자리 경쟁은 볼성사나운 일입니다만, 행사가 시작되면 기관장들은 자리배치 갈등이 있었는지조차 알지 못합니다.

행사 참석이 중요한 것이지 앞줄, 뒷줄에 앉은 것이 이분들을 평가하는 일은 아닌줄 생각합니다. 과도한 의전경쟁은 소속 기관장의 품격을 떨어트리는 일입니다. 배려하고 양보하고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행사를 준비한 기관 의전팀의 고충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연설의 기본]

연설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청중이 듣고 싶은 말을 해드려야 합니다. 행사의 주제와 참석자의 면면에 맞는 연설문 키워드가 필요합니다. 기관장의 차에는 5가지 정도의 기본 연설문 키워드가 인쇄된 책받침이 필요합니다. 시정과 관련한 키워드, 통계자료, 행사참석 주요인사에 대한 소개자료 등을 적어서 기관장에게 제공하면 될 것입니다.

 

[연설문 준비]

행사장에서 참고하는 연설문 원고는 본인 주머니에 넣고 나가거나 손에 들고 나가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도 수행팀에서 연설 직전에 연단에 올라가서 연설문을 올려주고 끝난후에도 다시 나가서 연설문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라고 봅니다. 안주머니에서 꺼내어 연설에 참고하는 것이 멋집니다. 아예 원고를 들고 있다가 나가서 읽고 다시 들고 자리로 오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사회자의 흔한 실수]

사회자가 무슨 권한으로 시장님의 간단한 인사말, 의장님의 간명한 인사, 의원임의 짧은 말씀을 유도하십니까. 물론 미리 준비하지 않았을 것이지만 짧은 인사말을 부탁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으나, 대부분의 정치인은 늘 연설을 준비하고 있으니 사회자가 짧게 인사말을 하시라 멘트하는 것은 결례입니다.

다음으로 사회자는 절대로 다음멘트를 하시면 안됩니다. 뒤늦게 오신 시의원님을 소개합니다. 안 됩니다. 그냥 아무개 시의원이 바쁜 일정중에 오늘 행사에 오셨다고 소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제발 절대로 뒤늦게 오신 분이라 낙인을 찍으시면 안됩니다.

 

[의원 소개순서]

행사의 성패는 참석자가 아니라 참석 정치인 소개에서 갈라집니다. 시의원은 의회사무국에서 만든 '의원총람' 사진첩에 적혀있습니다. 의장, 부의장, 위원장, 부위원장, 다선 선수의원, 정당 순, 가나다순 등의 기준이 있습니다.

 

시 의원이 25명인데 그 중에 5분이 오셔도 그 서열과 석차가 있습니다. 성적순이 아니라 자리의 순서를 말합니다. 반드시 그 순서를 지켜서 소개하시도록 사회자에게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시의원, 도의원을 일괄 소개하는 실수가 없기를 바랍니다.

 

[사진의전]

기관장 사진은 3장을 준비하여 사전에 언론사에 배포합니다. 당해 보도자료의 구성에 맞는 사진을 첨부합니다. 새해 신년사에는 밝은 표정을, 송년사에는 과묵한 사진을 첨부합니다. 현충탑 헌화분향 사진에 미소가 들어가면 안됩니다. 광복절 경축사 사진은 조금 밝아도 좋습니다.

대형사고 현장에 대한 수습책을 발표하는 기사에는 결연함이 담긴 사진을 올리도록 홍보팀에서 노력해야 합니다. 사안에 매칭되는 사진을 언론인에게 보내야 합니다.

 

 

[방명록 연월일]

방명록 작성하는데 참고하도록 당일의 월일을 테이블에 게시해 두는 곳이 있습니다. 국립현충원, 시군구의 방명록 작성대에는 반드시 연월일을 적어주시기 바랍니다. 더러는 방명록 내용을 참고하시도록 원고를 몇가지 버전으로 준비해주시면 금상첨화입니다.

 

[공연자에 대한 예우]

시청 월례조회, 시무식, 종무식에 참석한 합창단 등 공연팀에게는 꽃다발 하나씩을 마련하여 기관장이나 간부, 관계 공무원이 전하면 좋습니다. 사회자는 공연이 끝난 후 즉시 참석자들에게 한번 더 큰 박수를 유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패 문구]

감사패 문구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은 이를 받는 분일 것이니 집에가서 읽어보면 될 것입니다. 바쁜 시간에 다수가 참석한 행사장에서 '국민교육헌장'만큼이나 긴 감사패 문구를 사회자가 읽어주는 수고는 사양하겠습니다. ooo 시장님께서 홍길동씨에게 시민봉사활동에 대한 감사패를 드립니다. 이정도 스토리로 소개하면 좋겠습니다.

 

[표창장 시나리오]

표창장을 전하는 경우에도 단문으로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시장님께서 총무과 김주무관에게 시정발전 유공 표창장을 드립니다.]

더러는 수상시민의 집주소, 동호수, 문구내용, 연월일, 아무개 시장님이라고 장황하게 설명합니다만 남는 것은 사진이고 집에가서 볼 표창장입니다. 다른 참석자를 생각해서 시간을 절약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사발령장 전달]

이제는 공무원에 대한 인사발령장 수여행사도 자연스럽게 바꿔주시기 바랍니다. 줄세우고, 한칸씩 앞으로 걸어 나와서 대기하고 다시 뒤로 돌아가서 앞줄로 한걸음 두걸음 나가도록 하는 것은 아름다운 방법이 아닙니다.

둥글게 서거나 앉아서 기다리고 발령장 순서없이 호명하면 나와서 받고 신나서 들어가는 그런 발령장 전달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대표님 법인카드로 음료 한잔씩 돌리는 발령식도 추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상장#발령장#감사장 서빙]

행사장에서 전달하는 각종 상장을 부서 공무원이 집어들고 펴서 전달자 앞에 올려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합니다. 허리춤 높이의 깔끔한 책상위에 올려놓으면 될 것입니다. 한 개씩 집어들고 펴서 사회자의 멘트에 따라 전하고 사진을 찍어주세요. 늘 말씀드리지만 남는 것은 상장과 기념사진이고 꽃다발은 며칠후에 사라지게 됩니다.

 

[전화보다는 SNS]

나이많은 선배에게 SNS를 보내는 것이 결례라는 생각을 하시는 젊은이가 많은 듯 보입니다만 전화통화보다 문자, 카톡이 더욱 더 정확한 경우가 많습니다. 의사결정을 하는데는 전화통화가 필요하지만 정보를 전하거나 의견을 수렴하는데는 단톡방이 보다더 효율적이고 편리하며 기록이 남아서 유용합니다. 의사를 묻는 경우에도 카톡, 문자를 보내는 것을 선임들이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휴일 행사장 가는 길]

국장, 과장, 부시장 등은 휴일에 열리는 행사장에 가는 경우 행사 주무팀장에게 부탁하여 그 차량에 동승하면 효율성이 높습니다. 시청에서 만나 동승하여 행사에 참석하고 다시 시청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많이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카풀 방식입니다.단, 야간행사, 원거리 행사장의 경우에는 별도의 의전과 관리가 필요합니다.

[위원회 인사법]

라운드테이블에 둘러앉아서 위원회 회의시작을 기다리는 외부위원들 옆구리를 향해 위원장, 시장, 기관장이 인사를 청하시니 불편합니다. 라운드테이블 한쪽을 개방하도록 하고 그 안으로 들어가서 정면을 보고 인사를 나누시면 서로서로 편하고 멋지겠습니다.

 

[명함에 대하여]

명함집에서 꺼내어 전하는 것이 예의라고 합니다만 스피디한 인사도 필요합니다. 고무줄로 묶은 명함뭉치에서 빠르게 꺼내어 전하는 재치가 필요합니다. 명함의전은 바르게 전하고 빨리 꺼내야 합니다. 상대방이 명함을 꺼내는 상대방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은 크게 어색합니다. 의전에 맞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강의실 시계]

대화중에 자신의 손목시계를 보면 결례가 될 것입니다. 대화의 상대방에게 일정 시간이 지났으니, 내가 바쁜 사람이니 이만 나가달라는 묵시적 압박이 될 수 있습니다. 강의중인 강사가 시계를 보는 것도 결례이지요. 그리니 기관장 정면에 큰 시계를 걸고 강사의 전면에도 정확한 시계를 배치하여 두시기 바랍니다.

 

[ 12월15일생]

1958년 12월 15일생이세요? 안 됩니다. 그냥 12월 15일생만 물어보세요. 나이가 드러나는 멘트를 날리면 민원인은 불편해 하십니다. 누구나 싫어하는 것이 나이를 노출하는 일입니다. 가급적 출생연도는 언급하지 마시시고 출생 월일만으로 상대를 파악해 주세요.

 

[비밀투표 권장]

위원회에서 위원장을 호선하는 경우에 대부분 단독추천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가끔은 경함하는 경우에 거수로 결정하는 경우가 있어요.

거수로 하면 찬반이 보이므로 어색해 질 수 있으니 메모지를 준비해서 이름을 쓰도록 하세요. 투표를 주관하는 주무팀장, 과장은 득표수는 절대로 밝히지 않고 다수 득표자가 누구라고만 전하세요. 쑥스럽고 송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크게 조심해 주세요.

 

[우산의전]

우천시에 우산이 필요합니다. 의전이 필요한 경우 우산을 본인이 들도록 유도하면 됩니다. 2명이 우산을 쓰기에는 불편함이 많습니다. 건물에 진입하는 순간에 우산을 받으면 될 것입니다. 수해현장이나 경찰출두시에도 우산의전이 보이는데 멋스럽지 못합니다. 누구나 우산은 본인이 드는 것이 편리합니다. 오바바 대통령의 우산의전, 젖은 어깨를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승용차 의전]

부부가 1대의 승용차에 동승하는 경우 운전자 부인은 운전자 뒷편에, 조수석 승차자의 부인은 그 뒷자리에 승차하도록 하면 내리고 탈때 남편의 행복한 아내의전이 가능합니다. 탈때도 남편이 문열어 태우고 내릴때도 부인을 모실 수 있습니다.

 

[구내식당]

어쩌다 기관장이 구내식당 오신다고 부서 공무원들이 수첩들고 서성이는 것은 방문의미를 퇴색하게 합니다. 그냥 아무때나 대열 뒤에 줄을 서서 기다리며 대화를 나누시도록 하고 순서가 되면 수저들고 식판에 음식을 떠서 편안한, 빈 자리에서 식사를 하시도록 준비하기 바랍니다. 미리 자리잡고 반찬 가져다 놓는 모습은 구내식당 방문의미를 퇴색하게 하고 오히려 이미지메이킹에 마이너스가 됩니다.

 

[기자실 방문]

간부들이 기자실 방문시에 예고하기 보다는 불시에 가도록 하고 예정된 오찬은 절차대로 진행하되 번개 해장국을 언론인들은 좋아하고 깊이있게 기억할 것입니다. 내가 갈 것이니 기자가 몇명이냐 묻는 것은 더더욱 안 될 일입니다. 방문해서 같이 국밥집으로 가면서 홍보를 말하고 전략을 설명하시기 바랍니다.

 

[통근버스 앞지리]

통근버스 맨 앞자리를 비워주세요. 다음 정류장 하차할 직원 대기석입니다. 그 자리를 차지하면 정류장 대기자가 위험하게 입석으로 기다리게 됩니다.

 

[결재문서 파일첨부]

파일 1페이지에서 마지막 저장한 후 첨부하세요. 그리하면 결재자 크릭할때 첫페이지가 열립니다. 문서작성을 마친 마지막 페이지에서 저장하여 첨부하면 결재자, 공람자가 처음부터 읽기 위해 파일을 움직여야하는 불편을 감수합니다. 결재가 반려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전화 끊을 때]

사무실 전화기로 명랑하고 밝게 민원응대한 후 마지막에 '덜그럭' 끊으면 10분간 애쓴 민원응대 점수가 감점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끊기전에 와락하고 전화기를 내려놓으면 민원인은 불편함을 느끼게 되겠지요. 차분하게 전화기를 내리거나 상대방이 끊었는지 확인하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손님배웅]

참고하실 사항입니다만, 또래의 손님은 사무실 앞 복도에서 배웅하고 5살 선배는 현관에서 보내고 10살이상 어르신은 차량까지 가서 인사를 드렸습니다. 오시는 손님보다 대화를 마치고 가시는 분께 지극정성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30분 대화하고 나가실때 소홀하면 그간의 정성이 물거품이 됩니다. 노력한 마음이 수포가 된다는 말입니다.

 

[술을 권할 때]

오른손으로 병을 잡고 왼손은 따라갑니다. 왼손의 위치는 후배는 병아래, 동료는 병 옆에, 선배는 병위에 올린다고 합니다만, 술병을 오른손, 두손으로 잡고 지극정성을 다해 따라 올리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술잔을 돌리지 않는 요즘시대의 흐름에 맞추되 '술잔을 주고 받음'에서만큼은 지극정성을 요합니다. 옆 사람 빈 술잔은 늘 채워준다는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복도대화]

두세사람이 복도를 가로막고 대화를 하는 것은 다른 통행자에게 불편을 줍니다. 하지만 그 통로를 지나갈때 두세사람 가운데로 통행하기 보다는 벽쪽으로 양보를 청하여 지나가는 것도 세상을 살아가는 예의, 매너라고 생각합니다.

 

[해장국 순서]

점심에 과장, 팀장, 주무관이 해장국을 먹으러 갔습니다. 펄펄 끓는 해장국을 서빙하는데 서무담당자가 받을 사람을 지정해 줍니다. 공직사회의 서열주의, 의전주의를 잘 아는 종업원도 나이순으로 서빙을 하려 애를 씁니다. 중국집 코스요리를 먹을 경우 종업원은 첫번째 받을 분이 누군가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이 해장국 서빙의 순서를 정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10초 먼저 받아도 늦게 받아도 뜨거워서 곧바로 먹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동년동급인 경우 누구를 선임으로 지정할 것인가 서무담당자가 결정하는 것은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정 그리하고 싶다면 식당에서 자리잡을때 사무실직제표 서열대로 앉아야 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과장님이 늦게 받아도 좋고 서무담당 신입이 제일 먼저 음식을 받아도 행복합니다. 오히려 젊은이들이 먼저 펄펄 끓는 음식을 먼저받아서 천천히 먹고 고참 반열의 선배들에게는 나중에 서빙해서 급하게 먹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총무부서에서는 "뜨거운 음식 이동금지 조례"를 제정해서 식당 사장님이 정하는 서빙순서를 엄정하게 지키도록 규율해 주시기 바랍니다. 원활한 식사는 물론 식당에서의 '안전'에도 크게 기여하는 조례가 될 것입니다.

 

[회식장 자리배정]

회식장에 먼저 온 과장이 주무관의 자리를 정해주는 경우가 있던데 절대로 안됩니다. 공무원이라면 스스로 자신이 앉을 자리를 살피고 있습니다. 우리는 식당에 가면 일행을 스캔하고 자신이 잡아야 할 자리를 가늠하게 됩니다. 그런데 과장이 주무관에게 어디에 앉으라 인사발령을 내리면 주무관들은 마음속으로 불편할 수 있습니다. 자신보다 경쟁자를 더 신임, 신뢰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리배정에 '사다리타기'를 적용한 사례가 있습니다. 8자리에 번호를 적고 사다리를 타서 결정된 번호에 앉도록 하는 것입니다. 처음 마주하는 부서의 공무원들이 크게 즐거워했습니다. 결국에는 코너자리를 배정받은 과장에게 주무관이 중앙자리를 양보하는 아름다운 화합의 장으로 마무리되곤 합니다.

 

[국장 사무실 명패 바꾸기]

2층에 국장실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총무국장이 공로연수가고 민원국장이 총무국장이 되고 총무과장이 민원국장이 되었습니다. 이 경우 총무과장이 총무국장방을 쓰고 총무국장이 된 민원국장은 그 방에 머물면서 명패와 사무실 표찰만 바꾸면 총무국 서무는 별도의 이사짐을 옮길 필요가 없습니다. 관계서류는 국장간 인계인수를 통해 전하면 됩니다.

이 경우가 4명이 순차적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가정할 수 있고 3명의 명패를 바꾸면 3개국장 이삿짐을 옮기지 않고도 인사발령 후속조치는 마무리 됩니다. 경기남부 지자체에서 시행한 바 있는 성공사례입니다. 다음날부터 과장들은 새로운 국장방으로 조석회의를 하러 갔습니다.

 

[엘리베이터 인사]

엘리베이터 앞까지 와서 배웅을 하는 경우 탑승자는 양쪽으로 몸을 돌려서 상대방의 눈을 피해주고 밖에서 배웅하는 분도 인사후에 몸을 돌려서 눈을 마주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문이 닫힐 때까지 인사를 하는 것은 송구하고 문이 닫히면 허망하기도 하니까요.

 

[차량 출발인사]

차량앞에서 배웅하는 경우 탑승자가 창문을 내리고 인사를 합니다. 창문을 내린 채로 차가 떠나면서 인사를 한 후 얼마를 지난 후에 유리문을 올리는 것이 예의에 맞다고 봅니다. 출발하면서 유리문을 닫으면 성의가 없어보입니다.

 

[연설자의 선행]

행사 성격상 시의원 개개인의 인사말 기회를 드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경우 의장이나 대표의원, 기관장이나 대행자가 의원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감사박수 유도를 하는 선행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시장을 대신한 부시장이 인사말을 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시의원을 정중하고 장황하게 소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마이크를 전달해서 '말 그대로 간략한 인사'를 하도록 조치하면 좋습니다. 형식보다 실질적인 행사가 되도록 하는 비책은 사회자와 행사진행자의 아름다운 조율에서 나옵니다.

 

[무대의전]

독립유공자에 대한 훈잔을 시장님이 전하는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대회의실 무대에서 훈장을 받으신 90세 어르신께서 무대를 내려오는 길을 찾지 못하십니다. 단하에 앉아있다가 일어서서 무대로 올라가 어르신을 모셨습니다. 막상 무대에서 다중이 바라보는 가운데 내려가려니 길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무대에서 단하로 내려가는 위치에 화살표를 설치하자는 의견을 냈습니다.

훈장, 표창장을 전달할 때 까지는 공무원들이 의전을 합니다만 내려가시는 대목에서는 소홀함이 있습니다. 무대로 올라가는 의전만큼 내려가시는 의전이 중요합니다. 총무과 주무관 2명은 내려가는 길을 안내하는 의전에도 신경을 써 주시기 바랍니다.

 

[휠체어 장애인 예우]

장애인과 어린이에게 상장이나 꽃다발을 전하는 경우에는 수상자, 전달자가 무릎을 꿇어서 눈높이를 맞추어야 합니다. 선채로 전달하는 사진을 보면 많이 불편합니다. 휠체어장애인이 참석하는 행사의 경우 진행자와 주관자의 사려깊은 행동과 운영을 당부합니다.

 

[차량의전]

시장님 차가 도착했어도 기다려야 합니다. 달려가서 문을 열던 시대가 아닙니다. 1990년대까지는 달려가서 차문을 벌컥 여는 것이 의전인 줄 알았습니다만 이제는 차가 도착해도 차분히 기다려야 합니다. 수행비서도 문을 열지 않습니다. 본인이 문을 열고 나와서 인사하도록 유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기관장, 대표, CEO들은 행사장에 5분 일찍 도착해서 시민들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만나서 자신을 소개하고 인사하고 소통하시기 바랍니다. 그 행사장에 와서 연설하고 만나는 모든 과정이 정치이고 행정이니까요.

 

[차량 하차지점]

기관장의 차량이 현관에 도착하여 승하차하는 것은 기본입니다만 반드시 그리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청사구조상 뒷편에 주차하면 2층 사무실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기도청 팔달산 의회청사의 경우 현관 하차지점에 지붕이 없으므로 폭우가 내린날 교육감 차량을 지하주차장으로 안내하는 실무형 의전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지하주차장에서 하차하면 우산없이 차에서 내려 엘리베이터로 안내할 수 있기에 그리 하였습니다. 차량은 수단이고 도구이지 목적이 아닙니다. 차량에서 멋지게 내리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경우는 따로 있습니다.

 

[화장실 사용금지 - 옆창구를 이용하세요]

화장실 소변기가 고장나면 무조건 "사용금지"라는 붉은 글씨를 서야할까요.

"죄송합니다, 발 빠르게 수리하겠습니다. 옆 창구를 이용해 주세요."

oo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연휴기간 차량출입구에 "사용금지"라는 게시글을 보고 고민했습니다. 나중에 파악해보니 연휴기간 중에는 주차요금을 받지 않는다는 안내였습니다. 시청이나 도매시장측에서 소비자, 시민들께 연휴기간 무료이용은 통큰 시책인데 여기에서 써 붙인 안내문이 "사용금지"로 끝날 일은 아닌줄 압니다.

“농수산물시장을 이용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의 의미로 연휴기간 주차장을 무료 개방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멋진 문장을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 "공원내 개 목줄 미착용 금지"라는 문구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공원에서의 애완견 목줄은 사랑의 줄입니다."정도로 꾸며주시면 좋겠습니다. 금지, 엄금, 사절 등 부정적인 용어보다는 긍정, 공감, 권고의 표현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전화응대]

"실례지만 누구신가요?"

요즘에는 개인 전화기 시대라서 줄어든 말이기는 합니다만, 아직도 누군가가 부서내의 누구를 전화로 찾으면 습관적으로 묻습니다. 상대에 따라서 가려서 전화를 바꿔주고 안 바꿔주는 것도 아닌 것이니 누군가를 굳이 물어보고 바꿔야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큰 결례가 될 수도 있는 일이니 소리없이 전화를 돌려서 통화하시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훈장 택배금지]

훈장은 헌법 제80조에 의해서 국가가 국민에게 수여하는 영예입니다. 대통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훈장 기타의 영전을 수여합니다.

그런데 이 훈장을 공무원 퇴직 6개월, 1년후에 전하다보니 서무담당자가 택배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 앞에 와서 동호수를 묻는 전화를 한답니다. 이것은 안 될 일입니다.

하지만 시청에서 월례조회나 시장님실 접견을 통해 전달하려 해도 훈장을 받는 당사자가 사양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니 훈장을 받은 부서에서는 국장님 주재로 시청소재지에서 가장 큰 자장면집 벽면에 걸개그림을 붙이고 훈장 전수식을 거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누구에게나 닥치는 퇴직이니 지금 젊은 공직자에게도 언젠가는 퇴직의 날이 온다는 것을 잘 아실 것이니 하는 말입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