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절을 하기 위해 엎드리는 순간에 두 손을 바닥에 대고 0.5초 정도 쉬는 시간이 있습니다.
이 순간에 머리속에는 시골에서 자랄 때 농경지를 정리하는 불도저의 무한궤도가 일단 바닥에 내려앉는 순간 2~3초간 쉬고 있다는 느낌이 들곤 했습니다.
요즘에도 공사장을 지나면서 중장비를 보면 바닥에 눕는 순간은 무한궤도의 사슬이 휴식을 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원리를 따지면 누워있지만 그 궤도를 당기는 힘이 가장 강하게 가해지는 순간입니다.
무한궤도가 바퀴 위로 올라갈 때는 느슨하게 관절의 연골에 들어간 힘을 풀어서 쉬는 시간이고 바닥에 누워있는 '침대축구'같은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힘이 들어가서 불도저나 포크레인의 에너지를 전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절을 올리는 순간 오체투지, 바닥에 업드리고 이마와 팔꿈치를 대는 순간이 가장 강열한 절하기 한번의 마무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보이는 것으로 실체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휴식이 아니라 움직임이었음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러니 눈에 보이는 것과 그 이면에서 작동하는 모든 일들을 알아내고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늘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는 나머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는 이들에 대한 생각과 고민과 배려가 부족합니다.
거대한 건물이 서 있으려면 그 이상의 무게중심을 관리하는 지하층의 구조물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삶의 과정을 지탱해 주는 많은 요소에 대해서 알고 고맙게 생각하는 기본적인 자세를 촉구하게 됩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