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70#불혹#고희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비바람, 눈보라에 시계가 제로라는 말을 들은 바가 있습니다만 어느날 문득 생각제로를 느꼈습니다. 전에는 그냥 키보드를 잡으면 어떤 문장이 시작되고 30분안에 글 하나를 완성하기도 했는데 오늘 낮에는 키보드를 잡고 글쓰기에 도전했지만 한줄도 적어내지 못하고 들어왔던 파일의 공간마져 삭제하고 말았습니다. 지난날의 자만심인가 반성하면서 동시에 이제는 생각의 인자들이 많이 사라지고 그냥 백지상태로 정체되는 뇌활동의 마비를 겪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이같은 증상을 나이 후유증으로만 돌리기에는 머슥함이 남습니다. 생각을 하지 않는 나이가 된 것인가 반성해보면서도 유명작가 중에는 70세 이후에 역사에 남을 작품을 집필한 사례가 여러번 있으니 이 또한 타당한 변명꺼리가 되지 못한다 할 것입니다. 그러하다면 최근들어서 글쓰기에 집중하지 않은 이유를 발견했습니다. 색 다른 업무에 열중하다보기 그리된 것입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이미 써둔 글을 바탕으로 가필해서 재활용하는 재미에 빠진 것이라는 점도 게으름의 이유이고 이를 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느정도 생각이 정리되는 과정이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청년시절, 장년시절에 맑은 호수의 아침안개처럼 끊임없이 떠오르던 사색의 조각들이 이제는 어느정도 숙성과 정제를 거치는 과정으로 치환되었다는 가정을 해 보는 것입니다. 공자님 말씀 중 불혹이라는 나이가 있습니다. 40세를 말하는데, 이 나이가 되면 무엇을 당해도 망설이지 않는다는 의미도 있고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고도 합니다.

 

사실 요즘시대에 40세이면 결혼을 했나 안했나를 알아보는 정도입니다. 100세시대이니 앞으로 60년을 더 살아갈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공자님 시대나 조선시대에 나이 40은 삼정승,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을 한 나이입니다. 요즘으로 장관이나 국무총리의 자리에 이르는 준비를 하는 세대에 이르렀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나이에 경제학의 인플레이션을 적용한다면 공자님의 불혹은 이새대 70세인가 생각해 봅니다.

 

실제로 70세에 경제인은 많아도 정치인이나 학자는 적어보입니다. 근세 수십년간 60세 정년이라는 고정관념이 희석중에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그런 잔상이 있습니다. 해서 65세가 되면 그냥 왠지 나이들어보이고, 그래서 주변의 지인중에는 무상교통카드를 신청조차 하지 않고 지하철요금을 따박따박 내시는 분이 많습니다.

 

사회적 인간들이 정해놓은 나이가 있고 건강이 허락한 연세가 있습니다. 40세면 할아버지 소리를 듣던 시대가 있었고 65세부터 80세까지가 인생의 황금기라는 주장도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어쩌면 사람들은 자신의 나이가 세상의 척도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10대에는 10대 청소년이 중요하고 50대에는 장년을 소중히 생각하며 나이 70부근에서는 노인의 삶이 아름답다 할 것입니다. 누구나 자신을 기준삼아 세상을 평가할 것입니다. 그러니 70대에도 국회의원에 출마하여 당선되고 30대에도 집을 나가서 산속의 자연인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문득 생각의 창문이 닫힌듯 하여 가위눌린 마음으로 몸부림을 치다보니 다시 마음속 창문이 열리고 그 창을 향해 날아오른 마음이 날개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봅니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인생, 이룩하기위해 몸부림치는 삶을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으 장년, 노년의 권한, 권리, 강점이라 생각합니다. 인생칠십고래희라 공자님의 말씀을 본받아서 인생칠십에서 진정한 삶을 시작하는 시대정신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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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