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어 7마리 방생했습니다. 새벽길 원천천 조깅을 나갔는데 밤새 내린 비가 하천을 뻐근하게 밀며 내려갑니다. 낙차가 큰 곳에서는 폭포수가 흐르는 듯 보이고 하천이 구비진 곳에서는 거대한 물살이 큰 그림을 그리며 지나갑니다.
평소 이 자리에 왜 큰 바위가 놓였는가 의구심을 가졌는데 큰 비가 내린 현장에 와서 물살을 보니 그 이유를 알게 됩니다. 바로 아래 목조계단을 물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처였습니다.
평소에는 편안하게 걷던 하천 고수부지위 산책로는 물속에 잠겼습니다. 대로변 인도를 따라 걸으면서 문득 서 있는 나무사이로 보이는 원천천은 말 그대로 야단법석입니다.
평온하게 흐르던 물살이 어느 순간 빨라지고 폭포가 되고 다시 평온의 길을 갑니다. 流水不爭先(유수부쟁선). 평소에 즐겨쓰는 한자인데, 실제로 오늘 아침 물결은 앞을 다투지 않는 평소의 개천물이 아니라 앞다투어 내달리는 전사 같은 물결입니다.
그래도 산책로를 걷고 싶어 내려가면 일부 길이 보입니다만 조금 더 걸어가면 낮은 지대에서 물을 만나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합니다.
신발이 젓을 정도가 아니라 정강이를 적실 정도의 물입니다. 평소 지표면이 고른 줄 알았는데 물이 들어와 수평을 맞춰보니 그 공사 기술이 물살의 수평에 이르지 못합니다.
몇 번을 되돌아올 각오를 하고 건너갔다 다시와서 인도를 거쳐서 다시 내려가기를 반복하던 중에 자전거길에서 물고기 7마리를 만났습니다.
8cm이내의 붕어 치어인데 아마도 밤새 불어난 물가로 이동하다가 살며시 물 수위가 낮아지는 것을 느끼지 못해 그 자리에 머물렀고 다시 물이 내려가니 시멘트 바닥에 누워있는 것입니다.
애처롭게 파닥거리므로 열심히 풀 밑을 뒤져서 찾아낸 물고기를 넓은 물로 보냈습니다. 이른바 무상방생을 한 것입니다. 준비없이 와서 물고기가 길가에서 방황하는 것을 보고 넓은 물로 보내준 것입니다.
더러는 기진맥진한 고기도 있는데 물로 돌아가서 기력을 찾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기분좋은 마음으로 오늘은 행운이 있을 것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기분좋게 오늘 하루를 시작합니다. 늘 남을 위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데 그리하지 못하는 중생의 한계를 느껴보면서도 역시나 양보하며 살자, 현실에 만족하며 살아가자는 마음으로 오늘을 시작합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