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은 10분 걷고 매교역에서 전철을 타고 수원역을 거쳐 고색역에 내려 시청 통근버스에 탑승하는 순서로 빠르고 편안하게 사무실에 도착합니다. 가끔은 승용차를 가져가는데 운전에 신경쓰면서 1시간이 걸리는데반해 대중교통은 10분 걷기, 전철, 통근버스로 이어지고 소요시간은 50분 이내이니 교통여건에 따라서는 승용차가 왕도, 지름길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출근길 수원시내지역에서 시간을 많이 쓰고 퇴근길에도 화성시지역에서는 호쾌하게 달려가지만 수원중심가 집에 도착하는데는 추가시간이 소요됩니다. 학문에 왕도가 없듯이 출근길에도 지름길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아직도 승용차와 전철을 타고 통근버스를 이용하는 두가지 방안을 혼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편리한 전철을 이용하면서 얻게되는 세가지 부가서비스는 나이들어 정부가 제공한 교통카드로 무료승차를 하는 것이 하나이고 빠르고 편안하게 목적지로 달려가는 대중교통의 고마움이 둘이며 셋은 자리에 앉거나 서서 잠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사념,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추가 보너스로는 다른 젊은이들이 전철안에서 어찌 행동하고 무슨 일에 집중하는가를 보게되고 통근버스에서는 이시대 젊은 공무원들이 희망찬 모습을 보고 그 분위기에 잠시 몰래 편승하는 행복한 호사를 누려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고맙게 생각되는 것이 화장실 시설입니다. 늘 깔끔하게 준비된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면서 국가의 기간시설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고 교통인프라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적절한 타이밍에 이용하게 되는데 어느날에는 탑승전에, 다른 날에는 고색역에 하차하여 화장을 이용합니다.
두 역의 화장실을 이용하면서 만나는 관리인에게 오늘은 감사인사를 드려야 하겠습니다. 수일전 출근길에 매교역에서는 그날 새벽 누군가의 화장실 이용상 실수를 발견했습니다. 글로 표현하기 어려우니 실수라 하고 휴지를 이용하여 응급조치를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물을 이용하여 흔적을 지워보았습니다.
오늘아침 고색역에서는 바닥에 등산화 틈새에 낀 흙인가 여겨지는 흔적을 보았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누군가의 또다른 실수였습니다. 문이열린 화장실을 열어보니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휴지를 이용하여 제거하였습니다. 다시 휴지를 가져다가 흔적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닦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화장실 관리자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동안 보아온 화장실 관리자들은 물걸레로 슥슥 바닥청소를 하였습니다. 그 모습만 기억했습니다. 하지만 화장실 구석구석에서 발생하는 돌발사건이 한두건이 아니구나 생각했습니다. 그 뒷처리를 하시는 관리인들께 감사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수고하십니다. 감사드립니다.
몇번인가 전철역 인근에서 어제밤 11시부터 새벽 2시사이에 벌어진 또다른 실수를 덮어준 바가 있습니다. 과음으로 인해 전철역 인근의 구석진곳으로 달려가서 저지른 실수는 그날밤 그가 먹은 모든 것을 말 그대로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수많은 시민들의 시선이 머무는 곳이니 여러가지로 불편하겠습니다. 그래서 주변의 가로수 낙엽을 모아서 덮었습니다. 이후에 다른 시민들이 불편한 상황을 겪지 않도록 하기위한 배려였습니다. 혹시 공무원 직업병인가도 생각합니다.
이제 매교역과 고색역 화장실에서 목도한 상황과 이를 조금이라도 덮은 기억, 그리고 전철역주변에서 낙엽으로 덮어서 안타까운 그들의 흔적을 지웠던 기억을 되살리면서, 전철역과 주변을 관리하시는 관리인과 공중시설을 청결하게 청소해주시는 많은 관리인들께 작은 목소리로 두손을 모아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