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 임직원 여러분 감사합니다.

공직을 마친 후 조차도 경기일보사에서 이렇게 많은 기사를 실어주신 것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우선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어느 날 산책길에 문득 그동안 경기일보에 게재한 기고문을 정리하면 한 권의 자료집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자료를 정리해 보니 한 권의 책이 두툼하게 나올 정도로 많은 기사를 실어 주시고 拙稿(졸고)를 받아 주시고 새롭게 다듬어서 기고문으로의 숙성작업을 거쳐서 신문에, 인터넷에 게재해 주셨습니다.

 

기고에 더하여 행정 활동에 대한 다양항 분야의 기사를 화인하였고 이를 첨가하니 제법 두툼한 책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이를 자랑하는 바입니다.

 

사실 공직에서 일할 때는 물론 퇴직 후에도 겁 없이 끈 글을 부담없이 편집국에 들이 밀었습니다. 그리고 경기일보에서는 저의 지극히 부족한 글을 여러 번 지면에 실어 주었습니다.

 

편집회의에서 논란이 없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拙稿(졸고)를 美麗(미려)하고 깔끔하게 편집하고 부족한 단어를 고치고 단련시켜서 포인트를 짚어 교정해 게재해 주셨습니다.

 

사실 草稿(초고)와 경기일보에 게재된 글을 법령과 조례를 심의하는 逐條(축조)심의 하듯이 字句(자구)까지 비교하지는 않았지만 신문에 올라간 글을 보면서 언뜻 이 문장이 자신의 생각인가 아닌가 하는 기분좋은 착각과 모호함에 빠지곤 했습니다.

 

신문과 인터넷에 오른 글이 평소의 문장 구사력보다 더 수려하고 문장을 읽기에 호흡이 편해졌더라는 말입니다. 그러니 감사의 마음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여러 번 자주 전문 편집팀 기자님의 손길이 스친 것을 알아차린 경우가 많았습니다. 未嘗不(미상불), 펜으로 쓴 글보다 워딩을 한 문장에 신뢰가 높고 더구나 신문에 사진과 함께 깔끔한 제목으로 올린 글은 더더욱 품격이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평범한 글이 윤기있게 변화하는 과정은 신문사 편집팀에서 숙성과정을 거친다고 생각합니다. 단어 몇 개, 단어 속 글자 한 두 개를 바꿨는데 전체문장에 힘이 실리고 각이 잡히고 문맥의 연결이 매끄러워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특히 사설이나 전문가의 글을 읽으면 문장속에서 여러 번 강력한 에너지를 느끼고 큰 힘의 작용을 인식하곤 합니다. 필력의 내공을 느끼는 경우가 더러 있더라는 말입니다.

 

새벽에 배달된 신문에 자신의 글과 사진이 올라온 것을 확인하는 순간에는 삶의 의미와 존재에 대한 자신감은 최고에 달합니다. 행복지수가 상한가에 이르게 되는 것이지요.

 

斯界(사계)의 전문가가 신문에 쓴 멋진 글은 독자를 감동시킵니다. 글을 쓰고 다시 읽고 교정을 보면서 평범한 서술에 지나지 못하는 자신의 글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미안하고 전문가들에게 송구한 마음을 갖곤 합니다.

 

그래서 좀 더 진실하고 솔직하게 글을 쓰고자 노력하지만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부족한 글을 경기일보 값진 지면에 올려주는 편집팀에 감사하는 마음이 한가득한 바입니다.

 

그래도 나름은 글을 쓰면서 깊은 고민을 합니다. 개인의 주장보다는 다수가 공감하는 주제와 소재를 제시하고자 노력해 봅니다. 부족하지만 생각을 반복하고 문장을 다시 살피면 어느정도 수준이 진일보 한다는 점도 경험했기에 하는 말입니다.

 

값진 신문 지면을 割愛(할애)받은 입장에서 이 글이 아니면 다른 분의 명문장이 배치되는 기회를 가로채고 있다는 송구한 마음을 갖고 노력하지만 늘 현실에서는 역량의 한계에 다다르곤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열정으로 글을 쓰고 고민해서 탈고하고 다시 둘러보면서 수정을 가해보는 것입니다. 그것이 편집팀의 배려에 대한 감사이고 독자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지면에 글이 올라가면 주변의 지인들께 자랑을 합니다. 신문을 보고 사진을 찍어서 격려의 글과 함께 보내주시는 지인이 많습니다. 고맙고 감사한 일입니다. 나중에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이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는 고마운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한번 인터넷에 올라 간 글은 수년간 정보의 바다를 돌아다니게 됩니다. 그러니 신문에 오르기 전에, 그리고 신문에 게재되고 인터넷에 올라가면 그날부터 더 많은 정보의 바다로 항해를 시작하게 된다는 기쁨을 기대하면서 마지막 탈고에 심혈을 기울이게 됩니다.

 

2019년 1월에 공직을 마치면서 그간 도움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언론사를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퇴직한다는 보도자료를 정치부에 전했습니다. 처음에는 정치부장이 황당스럽게 받아들였습니다.

 

취임 인사를 오는 공직자는 많았지만 퇴임 인사를 오는 경우는 도지사 등 거물 기관장급의 경우에만 가능한 지극히 제한적인 정무적 의식이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퇴임 인사를 와서 자신의 공직을 정리하는 보도자료를 가져와서 언론보도를 청하는 사례는 거의 없을 듯 보입니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언론은 특별한 기사를 원한다는 사실입니다. 당시의 퇴임 보도자료는 특성에 맞춘 컨셉이기는 했을 것입니다. 경기일보 김종구 주필은 컬럼을 통해 누구에게나 닥치는 일이지만 퇴직을 위로하고 격려했습니다. 기대를 넘는 언론의 배려였습니다.

 

그래서 퇴직 이후에도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런 배려가 겁 없이 글을 쓰고 졸고를 언론에 들이미는 고약한(!) 습관을 조장한 것일까도 생각합니다. 핑계없는 무덤이 없다고 합니다만 글을 쓰면서 늘 핑계를 준비하는 습관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존경받는 언론은 잘 쓰는 글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부족하지만 열정이 있는 이의 습작도 높게 평가하는 재량과 바다와도 같은 배려가 있습니다.

 

海不讓水(해불양수). 바다는 어떠한 물도 사양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모든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포용해야 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언론은 신문은 방송은 늘 기사를 내보내고 정보를 알려줍니다. 국민, 독자, 시청자를 위해 열정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동시에 세상에 대해서 할 말이 있는 이들의 글과 주장을 받아서 적정한 위치에 편집하고 시의적절한 제목을 뽑아서 편집을 완성합니다.

 

그런 가운데 경기일보는 粗惡(조악)하기 짝이 없는 초보의 글을 수정하고 바로 잡아서 새로운 문장으로 만들어 편집하고 시사점을 가감해서 다른 명문 기사와 대등하게 완성시켜 주었습니다.

 

부족하지만 '열정상'과 '성취상'으로 생각하고 빈약하기 짝이 없었던 일천한 拙稿(졸고)를 면 톱으로 올려주었습니다. 어쩌면 편집팀, 편집 기자의 모험이라 할 것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앞으로도 경기일보를 사랑하고 신문사 가족을 존중하고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자 합니다. 그것이 경기일보 임직원, 편집팀의 배려와 격려에 보은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실물 책은 몇 권만 나옵니다. 인터넷으로 출간되는 특성입니다. 동시에 출간 보도자료를 낼 것입니다. 경기일보에만 보도자료를 보낼 것입니다.

 

고맙게도 기사로 실어주시면 경기일보 임직원들은 이 글의 일부를 보시거나 언론사에 보도된 기사와 기고문을 집대성한 책이 나왔다는 사실을 아시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이 기사로 감사의 인사에 대신하고자 합니다. 흔히 말합니다. 일일이 찾아 뵙고 인사를 드려야 도리인 줄 아오나 그리하지 못하고 글과 편지로 대신한다 말합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이런 글도 편지도 보내지 않습니다. 문자로, 게시글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날의 아름다운 풍습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1993년 2월 13일 동두천시청으로 발령을 받았을 당시까지는 각 부서를 돌며 발령인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선배들 여러명이 100km를 달려가야 하는 동두천시청 발령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그래서 오후 인사를 그만두고 짐을 정리하여 떠났습니다.

 

2년을 꽉 채워 근무하고 다시 도청으로 돌아와 공보관실에 발령되었는데, 도청내 분위기가 청내 인사를 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국에 속하는 홍보기획관실에 인사를 갔는데 표정이 뜨악합니다.

 

사무관이 무슨 인사를 다니는가 입니다. 주무관들은 새로 왔으니 다른 부서에 인사를 갈 수도 있지만 사무관은 그리하는 것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말로 1999년에 청사내에서 발령받았음을 알리는 인사를 다니는 경우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 이유는 공직사회에 인터넷이 서서히 스며들고 있기 때문이었다는 분석을 하게 됩니다.

 

청년시절에 7급승진, 6급에 승진하여 지금의 서기관 과장급인 5급 국비 행정사무관 과장 어르신께 인사를 드리면 왼손으로 발령장을 잡고 오른손으로 발령장 위를 쓰다듬는 퍼포먼스를 보였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어르신들은 특히 도지사 職印(직인) 부위를 오랫동안 쓰다듬은 듯 여겨집니다. 조선시대 교지의 御寶(어보)에 해당하는 도지사 직인에서 기를 받는 의식이라 이해합니다.

 

선배들께 질문해서 이해했습니다. 발령 인사를 가서 발령장을 보이니 과장님 등 연세가 있으신 어르신들이 쓰다듬는 경우가 있다며 그 연유를 물으니 승진에 임박한 분일수록 다음번 승진을 위해 도지사 직인으로부터 ‘승진의 기운’을 받아내는 儀式(의식)에 집중한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승진한 후배 공무원의 발령장으로부터 자신의 다음번 승진을 기대하는 ‘발령장 쓰다듬기’를 통해 스스로 올곧은 공직관을 다짐하고 주변의 응원을 기대하는 행위를 하는 것이라 해석하는 바입니다.

 

남의 것을 빼앗는 절차는 아닌 줄 생각했고 함께 공동 번영하자는, 요즘말로 윈윈전략이라 봅니다. 마음속 다짐일 뿐 다른이의 영예를 탐내는 행위는 아닌 것입니다.

 

하지만 2024년 이 시대에는 선배, 후배들에게 승진인사, 부서이동 인사를 챙기지 않으므로 승진 발령장으로부터 승진의 기운을 받으려 하기 보다는 다른 전략으로 자신의 영전영진을 도모하고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서 영전이란 원하는 전보다 좋은 부서로 이동함이고 영진은 계급을 승진하여 자리를 바꾸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그래서 승진 난을 보내거나 축전을 발송하는 경우 통칭하여 ‘榮進榮轉(영진영전)’이라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시류가 급하게 바뀌고 환경이 다원화되는 시대를 거쳤습니다. 세월은 마냥 흐르고 달려서 정년퇴직을 하고 민간인이 되었습니다. 그 날의 추억을 모아서 이렇게 글 모음집을 편집하고 있습니다.

 

이제 며칠 후에 이 글을 읽으면서 입가에 작은 미소를 띄우실 경기일보 임직원 여러분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신문 편집을 마감하고 인쇄를 위해 윤전실로 파일을 보냈을 시각에 서재에서 열심히 편집을 하고 있습니다.

 

경기일보 편집국에 다시 불이 들어오면 보도자료 원고를 보내고 편집을 마친 파일을 보내서 언론인 여러분들이 보시고 작은 미소를 한 번 더 띄워주시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출간하고자 하는 이 자료집은 『경기일보』에서만 홍보가 가능하다 생각합니다. 편집을 마무리하면서 문득 글로라도 감사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방문해서 인사드리지 못하고 서면으로 지면으로 드리는 것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공직을 마치고 언론사에 감사 인사를 드렸고 그래서 김종구 주필이 소중한 지면을 할애하여 경기일보 사설급의 박스기사를 올려주신 이후에 다시 인사를 드리는 것은 저만의 행복인가 생각합니다.

모든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신항철 회장님 감사드립니다.

이순국 사장님 고맙습니다.

김종구 주필님 수고하셨습니다.

 

이용성 편집국장님과 부국장님, 부장님, 차장님, 기자님, 인터넷팀, 사진부, 영업부, 늘 반갑게 맞아주시는 수위실 근무자님, 보일러실, 구내식당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정자연 차장님, 오민주 기자님의 섬세한 편집과 교정교열에 고마운 인사를 올립니다.

경기일보 임직원 여러분!!!

 

독자위원회 여러분, 그리고 가장 소중한 경기일보 독자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술에 취한 이 사람을 사무실에 재워주신 박흥석 선배님께도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그날 거두어주지 않으셨다면 어떤 의외의 상황이 발생했을지도 모를 일 아니겠습니까. 사람의 운명은 늘 유동적인 것이니까요.

 

기사, 기고문을 집대성한 이런 작품은 영영 사라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운명이라는 것은 그런 가정을 하기에 충분합니다. 정말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 인생사이고 사람의 일입니다.

 

대략 133,090자입니다. bookk.co.kr이 지정해 준 편집 파일에서는 277쪽입니다. 글씨 크기 포인트 11입니다. 책의 관리나 유통에서 유리하게 작은 글씨로 조정한 것입니다.

 

아마도 언론사 기사, 기고문을 자신의 책으로 출간한 것은 흔하지 않은 사례라고 봅니다. 새로운 기획이고 주변에 나비효과를 줄 것이라 자부합니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인생의 버킷리스트인 평생 70세 이전에 50권의 수필집, 자료집을 내겠다는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선 것입니다. 50권중 46권입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평생 저술은 500권이라 합니다.

 

두 번째 버킷리스트는 다른 두 언론사에 올린 수십건의 기고문은 훗날에 다시 집대성하여 출간하는 일입니다. 여기에서 버킷리스트(bucket list)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과 달성하고 싶은 목표 목록을 말합니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이룩하고자 하는 일의 목록인데 구체적으로는 나뭇가지에 매단 로프의 고리를 자신의 목에 걸고 발아래 딛고 있는 양동이를 발로 차겠다는 말입니다.

 

발로 양동이를 차는 순간에 삶을 마감하는 것이니 목숨을 걸고 이룩하고 싶은 인생의 목표를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목숨을 걸고 글을 쓰지는 못했습니다. 한두개 단어를 선책하기 위하 한밤을 새우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글쓰기의 방식에 일대 전환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심도있고 무게있는 글을 쓰기위해 자신을 투자하겠습니다. 한 문장을 위해 하룻밤을 고민하는 그런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오늘은 경기일보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경기일보사의 언론인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제가 드릴 수 있는 감사 인사의 표시 방법입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1월 31일

불초 이강석 드림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오산#남양주 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