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이 이건희 미술관이 되었으면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 경기도청이 『이건희 미술관』입니다 ▩

 

- 정부에 건의한 자료입니다.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이강석의 건의문 

게이츠헤드는 영국 잉글랜드 북부 타인위어주에 있는 도시입니다. 1854년 대폭발과 화재로 중세 유산 대부분이 사라졌습니다. 산업혁명 때 인구가 급격히 늘었으며 세계 최초로 전구가 발명됐습니다.

도시를 상징하는 '북방의 천사' 조각상이 유명한데 시의회에서 제안하여 이 조각상을 만들었고 이제는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스페인 북부 항구도시 빌바오는 1997년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의 개관을 시작으로 대대적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문화도시로 거듭나면서 성공적인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습니다.

이후 빌바오 효과(Bilbao effect)는 문화가 한 도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뜻하는 용어가 됐습니다. 미술관 근처 주민들이 사색하고 걷고 뛰는 강변의 산책로와 그 속에서 빚어진 풍부한 문화적 소양, 예술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지자체의 깊은 고민이 한몫 했다는 평가입니다.

우리나라는 삼성에서 2만3,000점의 미술품을 국가에 기증하면서 다양한 방식의 유치 노력이 광역·기초자치단체별로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인터넷 기사를 검색해보니 최근에도 전국의 자치단체가 유치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서울특별시 용산에 건립추진위가 만들어졌다 하고 진주시 청원인은 청와대 게시판에 ‘수도권 건립을 반대한다’는 수비적 글을 올렸습니다.

대구광역시장, 경상북도지사, 포항시장, 경주시장이 경북도청에 모여서 대구에 ‘국립 이건희 미술관’을 건립하는데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세종시 의회는 문화예술 분야에도 균형적 발전이 필요하다는 건의문을 발표했고 서산시, 의령군, 진주시,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 인천광역시, 서산시, 여수시 등에서 단체, 개인, 의원 등 다양한 인사들이 유치에 나서고 있다는 인터넷 기사가 검색됩니다.

지역의 언론도 앞다투어 지역의 동향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이전 기사에서는 경기도내 여러 도시에서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는 기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발 빠른 경우도 있습니다. 대구경북연구원은 이건희 미술관이 대구에 건립될 경우 생산유발 효과만 7,482억 원, 부가가치유발 효과 3,201억 원, 방문객 생산유발 효과는 1,239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기사도 있습니다. 과소평가된 느낌입니다.

경기도민으로서 「이건희 미술관」이 立地(입지)로 현재의 京畿道(경기도) 청사를 추천합니다.

1964년에 착공하여 15억원들 들여 1967년 6월 23일에 준공하여 서울에 있던 도청을 이전한 이래 2021년까지 54년이 된 건물이어서 그 자체가 문화재이고 기념물입니다. 마침 내년 2월에 광교 신청사로 이사할 예정입니다.

곧바로 리모델링하고 미술관을 개관할 수 있습니다. 리모델링 작업은 반년이면 족하고 곧바로 미술관 개관 테이프를 끊고 코로나19 이후 마스크를 벗은 외국 손님을 맞을 수 있습니다.

다른 지역의 경우 입지선정, 도시계획 정리, 설계, 착공 등을 계산하면 6~7년 이상 필요합니다. 의욕만으로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

현재의 경기도청 청사는 개혁군주 정조(1752~1800)가 정약용의 도움을 받아 백성과 함께 축성한 華城(화성)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화성은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문화유산입니다.

역사적인 조선시대의 화성과 세계적인 기업 삼성의 미술관이 만나면 큰 시너지효과(synergy 效果, 상승효과)를 낼 것 입니다.

경기도청 소재지 수원시는 사통팔달의 도시입니다. 경부철도 KTX, 경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에서 곧바로 연결됩니다.

『이건희 미술관』은 국내는 물론 해외 관광객을 타켓으로 삼아야 하는데 마침 경기도청 소재지 수원시는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빠르게 연결되고, 국빈과 외교사절은 20km거리 성남에 있는 서울공항을 통해 20분만에 연결됩니다.

역대 미국대통령 방문시에는 수원시내 미공군 비행장에 에어포스원이 내렸습니다. 승용차가 논스톱으로 달리면 5분 거리입니다.

「이건희 미술관」 건립을 추천하는 경기도청 건물이 자리한 팔달산은 수원시의 중심지입니다. 전통시장과 가까운 팔달문에서 현재의 도청까지 지하 연결통로를 만들어 관람코스로 활용할 것을 제안합니다.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화성과 행궁과 전통시장을 돌아볼 수 있고, 반대코스로도 관광일정을 짤 수 있습니다.

물론 『이건희 미술관』이 어느 곳에 건립되든 당일 코스는 안될 것입니다. 기증받은 작품 중 조선시대의 시서화는 행궁에 특별실을 만드는 방안도 제안합니다.

경기도청 건물을 「이건희 미술관」에 추천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현재의 건물을 발빠르게 리모델링하면 미술품의 절반을 1년내에 전시하여 미술관을 오픈할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건립한 의회 건물 로비와 본회의장은 규모가 큰 대작과 피카소, 고갱 등 외국 작품관으로 추천합니다.

건물 층간에 연결통로를 설치하고 무빙워크를 만들어 관람의 편리성을 도모할 것을 건의합니다. 그리고 메인 건물은 전문가의 의견과 국민참여 국제 공모전을 통해서 세계 수준으로 설계하고 건축하기를 바랍니다.

삼성과 역사를 같이해온 경기도, 수원시에 『이건희 미술관』이 건립되어야 하는 이유는 제가 아는 것 이외에도 역사적으로 더 많은 스토리가 있습니다.

‘마당발 정치인 이병희’(이창식 지음)의 298~309쪽을 보면 선대 이병철 회장님의 수원 삼성 스토리가 나옵니다. 이건희 미술관의 수원건립은 이병철 회장님도 동의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게이츠헤드(영국)와 빌바오(스페인)처럼 문화를 바탕으로 세기적인 미술관을 건립하겠다는 정부 당국자의 고민이 필요합니다. 더 큰 문화적 성과를 이룩하기 위해서도 정부의 미술관 입지결정은 폭넓은 검토가 필요합니다.

균형발전 논리로 정할 일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내부에서 고른 발전을 위해 시설 하나 보태주는 그런 미술관이 아닙니다. 세계속의 기업 삼성에 대한 예우가 아닌 줄 생각합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