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다산 정약용 선생님, 고산 윤선도 선생님, 송강 정철 선생님, 추사 김정희 선생님의 글과 작품이 현존하는데 기여한 것은 땅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유적지에 가면 고택을 만나고 그 안에 서재를 볼 수 있고 어딘가에 존재하는 산과 전답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자손들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물려주신 집을 지키고 전답 농사를 지으며 자자손손 살아온 것입니다. 그냥 글과 그림, 글씨와 책만을 물려주었다면 자자손손 보존, 보관되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우리의 자산인 대 문호의 작품이 당대에 사라질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보존되어 후손에게 큰 자산이 되었을 명작들이 후손이나 후대의 미흡함으로 영영 사라진 경우가 많았을 것입니다. 인류의 명작이라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린 모나리자(Mona Lisa)는 대낮에 루부르 박물관에서 도난을 당하였다가 2년후에 돌아왔다고 합니다.

 

경기도 남양주의 자랑인 다산 정약용 선생이 자녀들에게 보년 편지와 그림은 6.25피난길에 분실되었다가 할머니 폐휴지 손수레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후 경매를 거쳐 민속박물관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신라시대 금관이나 고려시대 청자, 조선의 백자, 그리고 수많은 글과 서책들이 임자를 잘못 만나서 사라졌을 것입니다. 금관은 녹여서 금반지를 만들었을 수 있고 청자와 백자가 해외로 반출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당대를 살면서 서정과 고뇌를 담은 글과 그림과 스토리가 아궁이에서 불타 사라졌을 것입니다. 중국의 명의가 죽자 가족들은 의서가 더이상 필요없다며 불태우기 시작했고, 조금 늦게 도착한 제자가 불타는 아궁이에서 꺼내어 보존한 醫書(의서)의 일부가 오늘날 중국 의학의 기초가 되었다고도 합니다.

 

비록 부족하고 일천하지만 써온 글을 노트에서 인터넷으로 옮겨 담은 것은 잘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 글들을 종이에 인쇄하여 널리 전파하는 것도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39년8개월 공무원의 역사를 설명하는 발령장 원본을 경기도청에 기증한 것도 잘하였고 그 사본을 인쇄하여 몇부를 보관하고 있으니 이 또한 보존 보관의 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어제 도청 기우회 송별 모임에서 '공무원의 길 차마고도' 12권을 나누어 드리니 회장님 한분이 더 요청하시기에 곧바로 우체국 택배로 3권을 발송하여 다음날 받으시도록 했습니다.

 

나름의 공직경험을 적은 작은 자료이지만 주변에 전해지고 전파되면 천명중에 한두명이 읽고 공감을 한다면 참으로 고마운 일이 되겠습니다.

 

어제 수원시청 장애인복지과에 들러서 경기일보 한부를 받아왔습니다. 천자춘추에 작은 글을 하나 썻기에 현직에서는 아침마다 사무실에 신문이 오는데 퇴직후에는 집에오는 신문이 없으므로 시청에 가서 받았습니다.

 

장애인복지과는 장애인을 위해 어느 기관이나 1층에 있기에 불쑥 들어가서 7급으로 보이는 분에게 부탁하여 과장님 응접실의 신문을 얻어왔습니다.

 

이 천자춘추 기고의 글과 다른 신문에 난 글을 모아서 작은 소책 자료집으로 만들 생각을 합니다. 지금 탈고를 거의 마친 '악어와 악어새'이야기도 소책자로 나온다면 신규 공무원, 신입 기자들에게 작은 참고의 자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초년생들의 고민을 2%라도 풀어줄 수 있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이 책의 말미나 아니면 아예 초장에 '폭탄주 제조 조례'를 실어서 사회초년생들의 음주문화에 대한 고민도 미리미리 풀어주었으면 합니다.

 

이처럼 기록되고 관리되는 것은 본인의 부단한 노력도 필요하고 주변사람들의 응원도 있어야 하며 자자손손이 그 중요성을 함께 인식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본인의 노력도 중요합니다만 자손들의 참여도 중요합니다.

 

제자들이 스승님의 논문집을 출간하는 행사라든가, 자손들이 선친의 유고집을 발행하는 아름다운 모습 또한 참으로 부럽고 권장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오산#남양주 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