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항아리가 만드는 꽃길

할아버지에게 깨진 항아리가 있었다. 할아버지는 아침저녁으로 깨진 항아리와 새 항아리를 대나무 자루에 매달고 물을 길어왔다. 물을 채우는 우물에서는 두 항아리 모두에 물이 가득했지만 깨진 항아리의 물이 새는 바람에 집에 돌아오면 반항아리만 남는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늘 깨진 항아리를 길 오른쪽에, 성한 항아리는 길 중앙선 쪽으로 하여 어깨에 메고 집으로 돌아와 물통에 물을 채웠다. 깨진 항아리는 늘 반항아리 물을 길어오는 자신이 창피하고 할아버지에게, 할머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어느 날 깨진 항아리는 용기를 내어 할아버지에게 속내를 말했다. “할아버지, 제 몸이 부실하여 깨진 항아리라서 물을 반밖에는 못 길어오니 늘 죄송합니다. 저는 깨진 항아리라서 마음이 아픕니다.” 할아버지는 깊은 주름 속에 밝은 미소를 지으시며 말했다. “깨진 항아리야. 걱정하지 말아라. 네가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 함께 밖으로 나가보자.” 집을 나와 매일 물을 길어오는 길가에 나가보니 길 왼쪽에 아름다운 꽃이 피어있었다. 할아버지가 찬찬히 설명해 주었다. “우물에서 물을 길어 집으로 올 때 나는 늘 너를 오른쪽에 두고 걸어 왔단다. 집으로 오면서 가득 찬 네 물의 절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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