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산책
스토리칼럼 '거울에 비친 세상' 세번째 이야기
문득 밤 산책이 하고 싶어졌다. 요 며칠 쌀쌀해진 날씨 탓에 고개를 떨군 채 산책로를 걷다 하늘이 궁금해졌다. 밤하늘을 본 적이 언제였더라? 막상 고개를 들어본 밤하늘은 쓸쓸하고 적막했다. 어린 시절 그 많던 별은 찾아볼 수 없고, 간혹 어딘가로 향하는 비행기 불빛만 보였다. 그 많던 별은 어디로 사라진걸까? 아마도 도심 곳곳에서 밝히고 있는 네온사인 등의 불빛이 우리 눈에는 희미하게 여겨지는 별빛을 가로막고 있으리라. 어린 시절 밤하늘을 수놓았던 별들은 저마다 사연이 있었다. 별을 묶어 별자리로 부르기도 했다. 옛날 사람들은 별자리의 관측 시기와 위치 등에 따라 날씨의 변화를 예견했다고도 한다.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었는데,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니 안타깝다. 특히나 북극성은 과거 항해사, 탐험가들에게 밤하늘에서 길을 잃지 않게 도와줬다. 그만큼 별은 사람들에게 소중한 존재다. 그런 별을 볼 수 없음에 어린 시절 밤하늘에 적어뒀던 무수한 사연과 기억들이 마치 블랙홀에 빠져들어가 버린 것 같았다. 사람들도 별에 대한 기억을 잊어버리고 살아갈까?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밤하늘의 별보다 일상에서 더 많은 별(star)을 만나고 산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