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PC#전자기기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요즘 아이들의 말 중에 유치원에 가보니 선생님 책상에 PC가 있었다 합니다. 아침에 집앞에서 노랑버스를 타고 신호등을 지나 어디론가 빙빙 돌아 내려주는 곳에서 가방메고 들어가면 그곳이 유치원이고 식판들고 줄을 서면 밥을 줍니다.


선생님이 가라 하면 가고 버스타고 달리는 차창가 가로길 구경하다 보면 아침에 탄 그 자리에 내리라 해서 내리면 엄마가 나의 손을 잡고 집으로 갑니다.

집에가면 집 전화, 핸드폰 5대, TV2대, 냉장고 3개가 있으므로 먹고 마시고 놀고 보다가 저녁먹고 다시 재롱 부리다 이 닦고 잠자면 다음날 아침이 옵니다.

 

요즘 아이들은 밤새 누가 전기를 보내주는지 가스를 공급하는지 군인 아저씨가 지켜주시는지, 경찰관이 야간 순찰을 하시는지, 소방관이 방호활동을 하는지, 공무원이 동향보고를 하는가는 알 필요가 없습니다.

알려고 하지도 않고 그런 문명의 근원에 대한 고민이 없습니다. 오로지 나의 유치원과 엄마와 동네마트와 대형매장에서 물건 고르고 카운터에 신용카드 내밀면 모든 것이 해결됩니다.

 

밥은 밥상위에 있고 음료는 냉장고를 열면 나옵니다. 우리집은 도깨비 방망이로 지어진 그런 곳입니다. 아침에 해가 뜨고 비가오면 우산을 들고 나가면 되는 것입니다.

차는 키를 돌리거나 바튼을 누루면 부릉거리고 핸들을 돌려 이리저리 돌아다니면 됩니다. 돈이 없으면 은행가서 찾으면 되고 3천원도 카드내면 영수증을 줍니다.

 

우리가 차세대 아이들에게 답만 그르치고 문제풀이를 설명하지 않는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생각해 봅니다. 전화만 하면 배달되는 피자와 치킨만을 먹일 수는 없습니다.

최소한 닭을 키워서 잡아서 포장한 것을 사와서 압력밥솥에 삶아내는 삼계탕의 과정을 알고는 먹어야 합니다. 피자 말도고 김치전, 녹두천, 감자전의 감칠맛을 알게 해야 합니다.

 

어찌하여 우리 부모님들, 40전후의 엄마와 아빠들은 아이들의 미각을 무시하고 아이들의 정서를 반쪽짜리로 만들면서 지금 최선을 다하는 아빠·엄마라고 자부시하는가 자문하시라 하고 그런 질문을 드립니다.

기존의 기성품은 잘못이고 최근에 나온 것만이 정의라는 주장의 논거는 도대체 어디에서 출발하는 것인지요.

 

할아버지 할머니 없는 손자가 없듯이 자신의 존재의 근원, 생명의 연결고리에 대해 한 두번은 생각할 기회를 아이들에게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각에 자신이 존재하는 의미에 대해서 기승전결까지는 아니어도 인생살이가 그렇게 이어진다는 점을 설명해 주어야 합니다.

 

지금 자신은 조선시대부터 이어온 혈연과 지연으로 해서 지금을 살아가고 앞으로 100년후에는 어떤 세상으로 변하며 그 속에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미리 알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역사를 알지 못하는 민족은 망한답니다.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한 이스라엘 猶太人(유태인)들은 올바른 정신자세로 세계의 경제, 지구의 정치를 이끌고 있습니다.

 

히틀러가 그리도 많은 유태인을 핍박한 것도 자신보다 월등한 민족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뿌리를 알고 줄기를 이해하고 나서 가지 위에 잎새를 더 많이 더 푸르게 펼치도록 지금 당장 아이들 교육의 방침을 개선하여야 합니다.

태어나니 빈민촌이고 주인집 전화를 얻어 쓰고 남의집 TV를 돈 내고 보면서 큰 어른들이 조금 더 정신을 차리고 살아갑니다.

 

나의 자식에게는 그런 어려운 시절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고, 동시에 또한 그런 50년전 우리의 자화상에 대해서는 상세하고 정확하게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자식을 위하고 나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하는 지름길인 것입니다.

태어나 기억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책상위 컴퓨터가 있었다 해도 역사를 배우고 문명을 이해한다면 선사시대, 신석기와 구석기가 있음을 알 것임에도 요즘 아이들은 지난날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냥 주어진 현재의 상황에서 하루이틀 살아가려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은 자신에게 주어진 이 문명의 가치가 누군가로부터 전해져 왔음을 알고 작은 고민을 시작해 주기를 바랍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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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오산#남양주 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