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 극복하기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하루를 살고 일주일을 보내면서 자신의 존재감에 대해서 스스로 느끼기를 세월 속에 숨겨 들어간다는 기분이 들 수 있겠습니다.

 

청년, 장년 시절에 존재감 높게 스스로 하는 일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이끌었던 기억이 있으니 나이들어가면서 자신의 의지보다는 타의로 이끌리는 것에 대한 약간의 반감이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조직의 짱이거나 회사의 CEO가 아닌 바에야 누구에게나 상사나 윗사람, 또는 최종 결정권자를 머루위에 두고 살아야 합니다. 하기야 돌고 도는 것이 권력입니다. 선거로 시장을 뽑았으니 시장이 정점에 있습니다만 시장은 늘 유권자, 시민을 생각하고 그분들 생각에 맞추는 결정과 결심을 하게 됩니다.

 

 

시청의 팀장은 과장과 의논하고 과장은 국장의 지침을 받고 국장은 실장과 협력하고 부시장의 결재를 받은 후에 시장에게 결재서류를 내밀게 됩니다. 이 경우에도 시장은 부서의 고민을 바탕으로 시민의 편에서 결정을 내리는 것입니다.

 

그러니 불가의 윤회처럼 우리의 행정도, 기업의 경영도 결국에는 사원에서 사장으로 갔다가 소비자의 생각을 따라서 움직이는 것입니다.

 

기업도 행정도 정치도 매한가지입니다. 그런데 요즘 정치는 하늘이 높은 줄 모르고 부처님의 손바닥이 넓은 것을 전혀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민심의 바다가 넓기도 하고 깊다는 것을 알아야 정치를 제대로 할 것 같습니다.

 

민심의 바다와 깊이를 보여주는 일이 선거입니다. 대통령선거,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시장, 군수, 도의원, 시의원, 교육감을 선출하는 과정을 보면 민심의 바다가 큰 파도를 일으키기도 하고 잔잔한 수면위에 낙엽하나 띄워놓고 옅은 파도로 그 一葉片舟(일엽편주)를 해안가로 보내기도 합니다.

 

언론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위해제에서 법원의 판결로 출근하는 날에 차에서 내리면서 차문을 열고 닫아주는 청원경찰의 어깨, 팔뒤꿈치를 툭 치는 배려의 모습이 부각되었습니다.

 

언론과 관계자들이 기다리는 출근길 상황이기는 하지만, 차에서 내린 후 이분 나이 들어보이는 동년배 정도의 청원경찰과 악수를 했다면 어떠했을까 생각해 봅니다.

 

홍보는 현재의 상황에서 잘 된것을 알리고 그릇된 것을 최소로 줄여야 알려지게 하는 전략인가 생각합니다. 침소봉대는 아니어도 사실 그대로, 조금은 미화해서 알리고 싶어하는 공보팀, 홍보부서의 입장도 있습니다.

 

그러니 대부분의 기관장들은 차문을 열어주어도 그냥 인사없이 내려서 걸어가는데 윤석열 당시 檢察總長(검찰총장)은 팔꿈치를 툭 치는 인사를 했다는 점을 언론홍보에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상에서 가장 잘된 것이 오늘의 최선으로 생각하자는 말과 맥을 통하는 이야기입니다. 가장 잘 한 일을 조금 업데이트해서 홍보하는 것이 공보실, 대변인실 업무처리의 기본이라 봅니다. 늘 흥미로운 기사꺼리를 찾아내는 것은 홍보기획팀의 업무이고 부정적인 보도를 막아내는 것이 공보팀의 임무입니다.

 

그러니 평소에 잘하는 일을 축적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막상 현장에서 쉽게 우수한 홍보전략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사무실에서, 집에서 미리 오늘의 홍보요체를 구상하고 준비하고 의도해서 만들어 내야 하는 것입니다.

 

과거 임명직 도지사님이 연말이나 연초에 발령을 받고 오시면 가장먼저 노인정을 방문하고 복지시설을 다녀오고 청내에서는 청원경찰, 청사관리 현업직원들과 식사를 하셨습니다.

도정을 책임지는 도백이 도정의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해야하겠지만 회의, 업무보고 현장은 사진으로도, 동영상으로도 보여주기에 적절하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거기에는 권위주의가 여러 겹 보이기 때문입니다. 책상, 의자가 고압적이고 보고를 받는 모습도 국민에게는 편안하지 않았습니다. 현업직은 우리 사회의 서민과도 같으니 이분들과 식사를 하는 모습에서 국민들은 인정감을 얻는 것입니다. 지금 함께 식사를 하는 분도 중요하지만 이 기사를 보시고 공감을 해줄 국민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번 언론인 상 시상식장에서 수상자석을 보니 휠체어 장애인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젊은 언론인회 회장님에게 시상중 휠체어 장애인에게 상패를 전할 때 무릎을 꿇고 전하면 좋겠다는 조언을 한 바 있고 회장님이 그대로 전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도 좋은 모습이고 받는 수상자 역시 기분좋은 수상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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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오산#남양주 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