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방송 채널 233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불가에서는 인연을 강조합니다. 오늘 아침 찬 바닥에 108배를 올리는 인연은 아주 오래전에 예정된 일이라는 것으로 봅니다.

이미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인생 중 2022년 12월 18일 아침 5시50분에 기상하여 6시에 불교방송을 보면서 부처님 앞에 절을 하도록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한동안 불교방송을 틀지 않고 스스로 배를 올렸습니다. 아마도 우리집 케이블방송에서 채널을 대폭 조정한 이후에 불교방송 채널을 찾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운명이 불교방송을 보게 됩니다. 5시50분에 기상하고 절방석을 차린 후에 보니 마침 일요일이고 뉴스도 길지 않고 큰 내용도 없을 것 같아서 불교방송을 찾아가게 됩니다.

채널을 여러번 바꾸고 돌려서 233번에서 불교방송을 만났습니다. 불교방송 채널을 108번이나 888번으로 하면 좋을 것인데 쌩뚱, 233번입니다.

 

그래서 불교방송의 108배를 따라가되 2배속으로 절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해낸 인연은 2+3+3=8입니다. 108배의 마지막 8을 상징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공감하는 분이 적을 줄 생각하지만 불자의 마음은 작은 화두를 잡고 그곳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내려는 노력을 갖는다고 봅니다. 그래야 할 것입니다. 찬바닥에 몸의 5체를 던져 절을 하는 것으로 자신을 낮추고 살아온 나날과 오늘의 삶을 생각하고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30년이 지나도 주변의 모든 것은 그 자리에 존재할 것이며 먹은 음식과 마신 물도 온전하게 순환하는 것인데 다만 살아온 육신이 분해되고 분리되고 불에 타서 연기가 되고 먼지가 되어 온 우주를 날아가는 것을 상상해 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살아온 나날을 한 번 더 파노라마처럼 펼친 후에 다시 윤회의 길로 들어서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러니 사는 날까지 보람차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인생인가 생각합니다. 살면서 경쟁하지 말고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말고 오로지 나의 길을 차분히 가는 것입니다. 이 세상을 살면서 남에게 잘못을 지적할 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습니다.

부처님도 하느님도 예수님도 천주님도 우리를 비난하지 않고 자비로, 사랑으로, 기쁨으로 인도하고 살길을 안내하고 잘하라고 격려하십니다. 절대로 비난, 비판할 수 있는 사람도 신도 그 누구도 없습니다. 대자연도 인간을 나무라지 않습니다.

 

요즘처럼 冬將軍(동장군)이 찾아와도 그 틈새에 포근함이 있고 꽁꽁 얼어붙은 듯 보이는 강물 바닥에서는 물고기들이 먹이를 먹으며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오히려 겨울이 춥고 무거워야 봄의 나른함이 기분좋게 펼쳐지고 하늘높이 나비가 날고 아지랭이의 기둥 줄기가 커질 것입니다. 경제에서도 사이클이 있다잔습니까.

 

경기가 좋았다가 내려갔다하고 기업에도 興亡盛衰(흥망성쇠)가 있지만 흥하는 가운데 미래를 걱정하는 기업은 100년을 가고 일시적인 수익에만 몰두한 회사는 사라지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10위안에 오르는 그래프를 보았습니다. 조찬모임에서 유명 교수님이 50분 강의한 내용입니다. 그 10위안에 일본기업이 5개정도 오른 시기가 있었지만 일본의 기업은 2022년에 10위안에 한 기업도 없습니다. 미국기업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뜻밖에서 일본의 신용카드 비율이 낮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시장(재래시장)에서도 신용카드를 쓰고 구멍가게에서 현금을 내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습니다만 일본에서는 웬만해 보이는 가게에서 현금을 받는다고 합니다.

일본의 선거철에 연필 깎기가 성황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일본은 투표를 할 때 연필로 표시를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그라미 안에 사람인자가 들어간 플라스틱 봉으로 기표를 합니다. 대선, 총선, 지방선거에서 동일한 방법으로 투표를 합니다.

 

하지만 정당에서는 스마트폰으로 국민 여론, 당원투표를 해서 시도를 돌면서 누적 수치를 꾸준히 발표하고 마지막 격전지에서 결판을 내어 후보자를 정합니다.

종이에 인쇄하고 인쇄된 투표용지에 기표하고 이를 계수 기계로 헤아려서 득표수를 확인하는 아나로그 방식의 투표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다만, 전자, 기계적인 투표는 프로그램으로 부정한 방법을 쓸 우려가 있다는 걱정을 하기에 서로서로 전자적 투표를 반대하는가 봅니다. 사실 종이투표를 해도 이를 뒤집는 부정행위가 있을 수 있으니 당분간 전자투표 방법은 채택하기 어려울 것이라 봅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를 보면 한번 투표소에 가면 10개 이상의 기표를 한다고 합니다. 대통령, 주지사, 교육, 보안관, 기타 여러가지 공직을 선거로 뽑아서 일하도록 하는데 큰 종이 한 장을 받아서 10명의 후보자에게 기표를 하고 이를 기계에 넣어서 스켄을 통해 후보자의 득표를 확인하는 방법을 쓴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도 동시지방선거에서 여러 번 기표합니다. 도지사, 시장, 도의원, 시의원, 교육감, 비례의원을 위한 정당투표를 합니다.

지방선거 이전에는 대통령 1표를 찍어서 투표함에 넣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국회의원 1명을 선택하여 기표해서 접은 후 함에 넣고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면서 1표 찍어 넣으려고 여기까지 옷 차려입고 왔나하는 생각도 했지만 선거관리위원회의 홍보물을 통해서 '신성한 한 표'임을 공감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 12월의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이 정부입법, 예산안, 개혁입법의 처리과정을 보면 도무지 나의 국회의원 선거 한표가 '신성하지 않은 한 표'인듯 여겨집니다.

 

뉴스해설을 보니 야당안을 통과시키려면 자신들의 지역에 들어갈 쪽지예산을 포기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부가 법인세를 내린다고 하니 야당은 반대를 합니다. 여당은 법인세를 내리면 회사의 이익이 되어서 월급이 늘고 경제적 투자가 확대되어서 경기활성화에 도움을 준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야당은 부자 감세이고 정부여당이 국민의 기업의 인기에 영합하는 처사이니 동의할 수 없다고 합니다. 여소야대의 국회의원 구조속에서 오히려 할 일이 많아 보이는데 현실은 전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2022년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이후 정부 입법은 단 한 건도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였다 합니다.

최근에는 여야가 합의한 한국전력 관련한 개정안에 참석률이 저조하여 부결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고 이로 인해 내년에는 엄청난 폭의 전기요금 인상을 앞두고 있다 합니다.

 

올해 2022년 안에 다시 통과를 위해 상임위를 거치고 있답니다. 거참, 국회의원이면 보좌관 9명이 있다는데 본회의 의결 법안의 요지를 정리해서 자료로 제공하는 보좌인력조차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가 봅니다.

이 같은 국회의 악순환도 50년이 지나면 역사속으로 사라질 것입니다. 속기록에 몇 페이지 올라간 것으로 세월속에 묻힐 것입니다. 하지만 국회건물, 국회 집기는 그대로 존재할 것이며 4년마다 사람이 바뀌는 것인데 새로 온 국회의원들이 기존 집기에서 어떤 정치적 DNA를 코를 통해 흡입하여 전과 같은 정치인으로 환생하는 것 같습니다.

 

합리적인 행정적 국회가 아니라 대치하는 정치적 국회가 되고 있습니다. 누가 보아도 합리적이고 필요한 일인데 반대를 하고 도저히 아닌듯 보이는 내용에 찬성하는 그런 의식과 생각의 결정방식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다시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공직자를 검증하는 청문회에서도 여야의 시각은 참으로 대단할 정도로 정 반대입니다. 청문회에서 연수원 동기생이 마주했을 때, 오죽하면 청문회 방문 명찰을 단 공직 후보자가 "전에는 저한테 안그랬잖습니까?"라고 항변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시간이 지나서 청문회 공직후보자는 대통령이 되었고 그 당시 여당 국회의원은 야당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 혹시 대통령 선거 결과가 그 반대였다면 지금 우리사회의 뉴스는 정반대로 바뀌어 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해 봅니다. 그러면 도대체 이 세상에 공정과 정의와 상식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투표에서 한 표라도 많으면 당선되고 한 표가 적으면 낙선하는 것이 공정과 정의를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있나요. 그래서인가 가끔 야당에서는 대선 특표의 숫자를 거론합니다. 국민중 다수, 과반수는 아니지만 과반에 근접하는 국민들이 우리쪽을 지지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하지만 정치는 투표는 그렇게 반론해도 소용없이 한표 많은 후보가 당선되도록 했고 모든 권력을 차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권력은 가져갔지만 국회의원의 의석수는 그대로이니 이른바 여소아대, 여당의 국회의원은 적고 야당의 국회의원은 많으니 다수결의 원칙에서 여당은 할 수 있는 역할이 적습니다.

그렇다고 야당이 법안을 의결하고 정책을 정하면 이것을 집행하는 이는 여당의 정치인이니 쉽게 의결하기에 불편함이 있는 것입니다. 그 속에서 여당은 야당이 정하려는 입법이나 정책에 대해 반발하고 길을 막고 시위를 하게 됩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여대야소의 경우를 보면 정치적으로 편향됨이 나타납니다. 행정입법을 올리면 의결하고 의원입법을 상정하면 오케이가 되는 정치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완전한 나라가 되지는 못하더라는 말입니다.

입법이 편하고 행정부가 일하는데 쉽도록 국회가 지원하다 보면 독재가 됩니다. 안되면 법을 만들고 집행이 어려우면 법개정을 하기 때문입니다. 법은 물이 흘러가는 것입니다. 수거라고 씁니다. 그러니 모두가 동의하기는 어렵더라도 다수가 함께하는 합리적인 대안이 필요합니다.

 

정치와 행정은 민본정신으로 행해야 합니다. 정치인의 사사로움이나 그들의 이익을 위해 정치가 운용되면 안됩니다. 오로지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국민편에서 일해야 합니다. 그리고 합리성에 바탕을 두어야 합니다. 누가 보아도 공감이 가는 정치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아침의 인연은 여기까지입니다. 주변의 모든 것과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인생의 하루를 돌아보면서 훗날에 어떤 형태와 모습으로 자리할까는 오늘의 마음 먹음에 달려있다는 생각합니다. 봉사와 사랑과 은혜로움이 가득한 하루를 열어갑니다.

 

이같은 생각조차 부처님의 가피이고 아주 오래전에 예정된 운명속에 거론된 스토리라는 생각으로 나서지 않고 물러나지 않으면서 주어진 운명을 차분히 받아들이고 이를 현실에 녹여낸 후 미래의 그림에 着色(착색)해 나가고자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면 참으로 대단한 곳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 아침이 되기까지 한밤을 새워서 일하는 분이 많습니다.

 

국경을 지키는 군인, 국민을 지키는 경찰, 시민의 안전을 위해 비상근무하는 소방관이 생각납니다. 그뿐 아니라 수많은 警備(경비) 아저씨들이 좁은 방에서 불편한 자세로 밤을 새워 우리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모든 회사의 경비 시스템을 감시하는 상황실 요원들이 있습니다. 수돗물이 잘 공급되는지, 전기와 가스는 잘 보급되는지, 교통신호등은 이상이 없는지 살피는 분들은 밤샘 근무를 합니다.

 

그리고 아픈 모습도 있습니다. 요양원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자신에게 남은 날이 며칠일까를 생각해 보는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살고 싶어했던 내일이랍니다.

아픈 몸으로 밤을 지새운 환자도 있고 간병인도 쪽잠을 자고 간호사는 시간 맞춰 교대를 하고 저녁에 아침에 관리하는 환자 상태에 대한 인계인수를 하는데 1시간이 걸리기도 한답니다.

 

코로나19로 요양병원 부모를 만나지 못해서 영상통화를 하던데, 이 또한 애절한 삶의 한 부분입니다. 요양병원 바로 앞에서 골판지 박스를 모으는 할머니의 모습도 보입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오산#남양주 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