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평 미술관을 방문함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 개심사#간월암#안면암#해미읍성#세아평미술관 ▩

개심사 간월암 안면암 해미읍성 세아평미술관/ 2021. 2. 25일 부부여행 / 7시에 출발하여 평택과 당진을 연결하는 바다 가운데 섬 행담도에 마련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MSG가 많이 들어간 맛있는 음식입니다. 김치찌개인데 그 국물맛이 입맛을 다시게 합니다. 가끔 우리는 고급 화학조미료 식사를 하면서 미각을 흔들어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순수하게 먹는 음식의 맛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리더들이 즐겨 읽는 위대한 유머라는 책을 5천원 할인가로 구매했습니다.

오늘은 간월암, 개심사, 안면암을 방문했습니다. 이 중에 간월암은 바닷가에 자리잡은 사찰이고 파도속에 버티고 선 두 개의 섬 중간에 부표에 설치하여 바닷물에 떠오르는 탑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간월암의 야경이 아름답다는 것을 사진을 통해서 확인했습니다.

바다모래를 밟으면서 차분히 걷는 여유도 참으로 좋습니다. 서광사는 바닷가에 자리한 외국풍의 사찰입니다. 입구에 다른 사찰이 있어서 서로 경쟁하는 모습인데 아마도 입구의 꽃피는 사찰은 나중에 들어온 것으로 상도의에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개심사는 고찰입니다. 나무와 잘 어울리고 오래된 목조의 배흘림 기둥이 있습니다. 마음을 여는 곳이니 마음이 편안합니다. 이같이 여유로운 사찰을 다니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수양이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안면암은 바닷가에서 중생을 기다립니다. 건너편 2개의 산 봉우리가 물이 나가면 드러나고 물이 들어오면 2개의 섬이 되는 참으로 재미있는 곳입니다.

수 많은 중생이 와서 바다 위에 떠 있는 탑과 섬을 바라보면서 중생의 번뇌를 해탈하는데 마음을 가다듬고 두 손을 모았습니다. 그런 곳이 이 서해안 바닷가에 많이 있습니다.

점심에는 담백한 반찬에 맛있는 한식을 먹었습니다. 계장에 밥 비벼 먹고 된장찌개, 갈비, 전 등 다양한 음식이 많이 나왔습니다. 급하게 먹었는지 많이 시장하셨나 질문하므로 우리가 조금은 빠르게 식사를 하였나 돌아보게 됩니다.

읍성마을은 드넓은 대지에 편하게 자리 잡았습니다. 남쪽의 석성은 높고 북쪽은 조금 낮은 듯 보입니다. 조선초기에 축성되었으므로 倭寇(왜구)의 침임을 더 크게 대비한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세아평 미술관 길을 어렵게 찾아 갔습니다. 건너편에 도로공사가 시작되었으므로 이후에는 네비게이션에 넓은 도로가 연결될 것이라고 합니다. 11월에 전시회를 여신답니다.

 

<오마이뉴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천평'을 만나다

[인터뷰] 민화 작가 김혜란 세아평미술관장/ 21.02.17

세아평미술관 김혜란 관장 서산시 음암면에 있는 민화 미술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천평'이란 뜻을 가진 충남 서산의 세아평미술관. 이곳은 자연과 함께 힘든 이들에게 아름다운 휴식을 선물하는 입체적인 공간이다. 잠시 머리를 식혀야겠다고 생각할 때 발견한 언덕 위 하늘과 맞닿은 아름다운 미술관. 이런 곳에 미술관이 있다는 것은 실로 기적 같은 일이었다.

천천히 계단을 밟아 올라갔다.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2월의 겨울바람은 다소 쌀쌀했다. 두리번거리다 벨을 눌렀다. 잠시 후 인기척이 들렸고 서산시 음암면에 위치한 세아평미술관의 문이 활짝 열렸다. 그곳에는 민화로 유명한 김혜란 관장이 활짝 웃고 있었다.

 

미술관 안으로 들어섰다. 그 순간 극도의 아름다움에 취해 한동안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다양한 감각으로 탄생한 대형 민화작품과 조형물들이 빼곡히 전시되어 있었다.

그녀를 따라가느라 내려오면서 볼 요량으로 우선 눈에만 가득 담고 2층 계단을 밟고 올라갔다. 제4전시실과 제5전시실에는 동·서양의 느낌이 공존하는 독특한 창작 민화들이 반갑게 손짓을 했다. 이곳은 1층과는 또 다른 특별한 공간으로 꾸며놓았다.

민화 작가 김혜란 관장의 세아평미술관은 이렇듯 그동안 자주 접해보지 못했던 작품들이 다양하게 전시·운영되고 있었다. 불어불문학을 전공했지만, 벨기에 유학 중 그림에 빠져 결국 대한민국의 민화계를 선도하게 된 김 관장을 만났다.

 

- 들어오다 보니 미술관 외부가 상당히 넓어서 깜짝 놀랐다. 그런데 실내에 들어와 보니 독특하고 이색적이라 더 놀랍다. 이 건물은 누가 지었나?

"아마도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구조일 것이다. 이곳은 남편과 내가 둘이서 자그마치 3년 동안 지었다. 남편 퇴직 후 우리는 한동안 해외에 거주했고 많은 곳을 여행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자주 갔던 곳은 작은 미술관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종일 일해도 버거운 넓은 땅을 말 타고 다니면서 관리하고 싶다'는 남편의 말에 '(회사에서)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럴까?' 싶어 마음을 받아들여 구한 것이 약 1만9000㎡(5800여 평)로 넓디넓은 현재 세아평미술관 터였다.

미술관은 설립 당시부터 자연과 하나 되는 문화공간으로 구석구석 다양하게 계획·설계되었다. 미술관 100평 외에는 대부분 자연체험 학습장과 정원 등으로 꾸며졌다."

 

- 현재 지곡면 화천리 안견기념관에 전시된 '몽유도원도'를 직접 그렸다. 당시 얘기를 듣고 싶다.

"어느 날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그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안견은 조선 초기의 화가로 세종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을 가까이 섬긴 인물이다. 몽유도원도는 안평대군의 꿈을 듣고 3일 만에 안견이 직접 그린 작품인데 안타깝게도 현재는 우리나라에 있지 않다.

나는 이 작품을 그리기 위해 가장 먼저 그 당시의 시대로 돌아가야만 했다. 안평대군과 수양대군에 대한 철저한 고증을 위해서였다. 일제 강점기에 수탈되어 현재 일본 나라현 탠리시의 천리대학 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어 일본으로 세 번씩이나 날아갔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그 대학 도서관장과 개인적으로 막역한 사이라,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은 그림을 특별히 볼 기회를 얻었다는 것이었다. 당시 나는 원본을 볼 때마다 숨죽이며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 그리고 드로잉을 해나갔다.

1년 동안 안견이 그린 몽유도원도를 그렸다. 원본은 그림이 작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가 힘드니 3배 크기로 확대하여 병풍 8폭에 담았다. 안견을 고증하면서 그려 나간 지 장장 3년 만에 드디어 완성품을 서산시 안견미술관에 걸 수 있었는데 당시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뜨겁다."

 

- 민화를 하다 보면 속상할 때도 있고, 반대로 보람 있을 때도 있을 것이다.

"민화는 '본그림'이 있다. 우리 같은 사람은 '본그림'을 보면서 그대로 복원하는, 이른바 복원미술가다. 여러 가지 역사적 사건들로 인해 마모되고 손상된 것들, 혹은 없어진 작품들을 역사적 관점에서 연구·복원시키는 작업이다. 상당히 의미 있는 일임에도 '본'을 드로잉해서 공작하니 여전히 공예 쪽에 민화를 넣어뒀다. 상당히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어디 속상한 일뿐이겠는가. 보람 있는 것은 바로 민족성과 문화적 특성을 가식 없이 드러내는 민화를 배우고자,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와 주는 후학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들은 민화에 대한 애착심도 뛰어나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도약하는 모습이 실로 놀라울 정도다. 제자들과 함께 자료를 연구하면서 평가하는 과정을 거처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가는 묘한 매력이 있는 우리의 미술 민화다.

그동안 전통민화뿐만 아니라 한국화, 문인화, 불화, 단청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작품 제작을 시도해 봤다. 또한 각종 공모전에 출품하여 대외적 반응과 평가도 경험했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민화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층 단단한 연대 의식과 애착심을 배웠다."

 

- 마지막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나라마다 전통미술이 있다. 우리나라는 민화다. 이제야 꽃피기 시작했음에도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일본의 전통미술 '우키요에'는 이미 60년 전에 각 대학의 정규교과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우리나라도 더 많은 정규대학에서 민화를 배울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

 

세아평미술관 김혜란 관장은 한때 불화를 배우기 위해 네팔로 건너가 라마승들이 다니는 승려학교에서 1년 동안 수학을 했고, 도자기를 배우기 위해 영국을, 홀치기염색을 하기 위해 싱가포르, 우키요에를 배우기 위해서는 일본에 건너가 길게는 1년, 짧게는 8개월씩 머무르며 수학을 했다.

"앞으로도 역사적 전통을 더욱 계승·발전시켜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 높이겠다"는 그녀는 "민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제자들을 세심하게, 무엇보다 각자의 색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차가운 겨울이 건너가고 세아평미술관에 연둣빛 물이 차오르면 부디 그녀와 제자들이 함께 민화를 전시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전통민화가 대중 속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기를 기원해 본다.

김혜란 관장님의 말씀 중 자식 교육에 부모가 키를 잡자 말라는 말씀이 기억난다. 자신도 프랑스에 불어공부하다가 마을에서 그림에 취미를 가졌고 귀국해서 민화 그리기에 집중하여 이제는 그림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었다고 했다.

 

지금 정해진 길이 평생동안 가야하는 방향이 아니라는 말씀을 하신다. 미술을 재이해하고 분석하고 자신만의 기법으로 작품을 창조하는 행복을 느끼시는 모습이다. 자신의 여정과 작품을 설명하시는 모습에서 70세의 나이는 보이지 않는다.

서산의 9경중 해미읍성을 방문했다. 해미읍성은 조선초 병영성으로 만들어졌으며 원형이 가장 완전하게 보존된 평성, 이순신 장군이 군관으로 근무했던 곳이며 조선 후기에는 순교성지로서 프란치크소 교황이 방문한 곳이기도 하다.

 

2경은 서산용현리마애여래삼존상, 3경은 간월암이다. 간월암에 도착하니 바닷가의 풍경에 여유가 보인다. 무학대사가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 하여 간월암이라 불리는 작은 절이라는 해설이다. 바다의 일목과 일출을 한 곳에서 볼 수 있고 조수에 따라 하루에 두 번 섬이 된다했다.

4경은 개심사이다. 개심사는 국내 유일 청벚꽃과 진분홍 왕벚꽃, 백일홍이 피는 곳으로 유명하며, 소박한 자연의 멋을 지닌 사찰이다. 그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오래된 목조건물을 종무실로 쓰고 있는데 이 같은 고찰에서 수도하시는 스님들은 그 마음도 참으로 여유롭겠다. 수석을 취미로 수양의 방편으로 삼으시는가 보다. 수석 작품, 그림, 시, 글씨 등 수도수양의 모습이 보인다.

 

5경 팔봉산, 6경 가야산, 7경 황금산, 8경 서산한우목장, 9경 삼길포항이란다.

미리 전화를 해서 예약한 새조개탕은 그 맛이 극치에 이른다. 각종 야채를 끓이는 물에 새조개를 넣어 곧바로 꺼내어 먹으니 그 맛, 육즙, 식감이 빼어나다. 이렇게 맛있는 새조개는 2월 한달정도 안에서만 맛볼 수 있다고 했다. 실치라는 작은 바닷고기도 먹을 수 있는 기간이 짧아서 더 맛있다.

 

새조개를 맛있게 먹고 칼국수를 더하니 그 풍미가 아름답다. 과식했다. 맛있게 많이 먹었다. 아내가 쭈꾸미를 추가로 구매해서 얼음채워 차에 실었다. 민간주차장이라서 카드로 3,000원 주차비를 지불했다. 시장 한자리에 주차하는 것은 불편하고 물건을 사지 않는 마트에 차를 세우는 것도 상도의에 맞지 않다.

오늘 충남 여행을 통해서 서해안, 바닷가의 여유와 평야의 멋진 모습과 산사의 여유를 보았다. 산과 들과 바다가 어우러지진 서산의 멋진 모습을 마음에 잘 담아 두었다. 아마도 시간이 가면 이곳에서도 큰 산업발전의 모습이 펼쳐질 것이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관광으로 하루를 보내니 마음이 여유로워진다. 달리지 않고 80km 수준으로 안전하게 여행하면서 인생의 여유를 느낀다. 모두가 흘러간 세월을 아쉬워하지만 안타까워하지는 않는다. 최선을 다한 세월이었고 그 속에서 이렇게 살아가고 있음을 스스로 자평하고 위로한다.

더 여유롭게 세상을 보고 인생을 받아들이는 자세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리해 본다.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이를 위한 배려와 가족 사랑, 아내 사랑을 배운다.

이제 서둘 일이 아니라 차분하게 받아들이고 동조하고 동화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아름다운 충남 서산 여행의 기록이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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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오산#남양주 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