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통증이 있지만 뼈나 연골을 다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윗몸일으키기를 108번 빠르게 진행하였기 때문입니다. 윗몸일으키기를 할 때마다 허리에 오는 통증은 아마도 근육이 놀랐기 때문이고 척추나 다른 부분에는 이상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찾아오는 중간정도의 통증은 근육통으로 느껴집니다.
드드득 짐질방 바닥과 온탕을 이루는 경계의 모서리에 긁힌 부위에서 느껴지는 통증을 말하는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아주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습니다. 발바닥이 미끄러지면서 몸이 붕 떠올랐다가 수직으로 추락하였다면 척추의 한 두개 부분이 심한 충격을 받았을 것이고 그 경우라면 척수속의 신경계에까지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가정이 가능해 집니다.
허리가 아프거나 마비되는 정황도 상상해 봅니다. 그래서 천만다행이라 말하는 것입니다. 동두천시 동장으로 근무중에 수해를 만났고 그 당시에 생연4동의 노랑집에 살고 있었던 김**씨의 경우 건장한 청년으로 직장야유회에서 비탈길을 내달리다가 넘어지면서 몸이 붕~ 떠올랐고 바닥에 떨어지면서 돌맹이 위에 척추가 충격을 받으면서 하반신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수해가 나서 신천변이 물에 차올랐던 새벽 3시경에 그를 구하러 특공팀을 구성하여 출정한 바 있습니다. 특공대는 기혼인 동장외에 젊은이들은 모두 미혼자로만 차출하였습니다. 하지만 미우미목욕탕 인근에서 가슴까지 차오른 물을 이기지 못하고 그를 구하려다가 특공대원을 잃을 수도 있다는 지휘자의 판단으로 작전상 후퇴하였고 다시 5시경에 동 시민보다 많은 오천명씨와 함께 다시 도전하여 현장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리고 2층에서 빨래를 정리하시는 할머니에게 아래층 김**씨의 안부를 물으니 "어제저녁에 미리 2층 집으로 피신했다"는 참으로 다행스러운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다시 동사무소로 돌아오는 길에 임산부 여성 한분을 스치로폴 구명대에 태워서 골목길을 빠져나와 안전지대로 피신시키는 성과를 올린 바가 있습니다.
이분의 아기는 지금 26세 장년이 되었습니다. 1998년 수해이고 올해 2024년으로 계산한 것입니다. 긴 세월이 흐른 지금, 4반세기가 흘렀지만 그날밤과 새벽의 정경, 그리고 수해복구 2개월의 기억은 참으로 생생합니다. 8통의 김방남 통장님이 86세로 얼마전에 타계하셨는데 당시에 회갑 연세이셨습니다.
수해복구를 어느정도 마친 어느날 김**씨가 동사무소에 업무차 오신 것을 보고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당시의 구조상황에 대해 그는 알지 못합니다만 동장 혼자 감동하고 반갑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업무담당자가 도장을 가져오지 않았으므로 다시 집에가서 도장을 가져오라 했다하므로 담당직원을 크게 질책을 하였습니다. 오늘 업무를 처리하고 다음 어느날 출장 가는 길에 집에 가서 도장을 받으면 되는 일이라 말해주었습니다.
공무원은 자신의 업무처리만 잘하면 다 한 것이 아니라 민원인의 입장을 생각해서 서두를 일은 빠르게 하고 민원인 편익이 있다면 공무원이 다소의 양보와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반드시 도장이 필요한 경우라도 서명을 받고 나중에 도장찍기를 보완할 수 도 있을 것입니다.
오산시청에 근무할때 5년전에 그리 친밀하지 않았고 살짝은 배척을 받은 바 있는 전 도의원이 전화를 주셔서 여권민원실로 달려갔습니다. 여권을 수령해야 하는데 도장을 가져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신분증조차 없이 여권을 수령하러 왔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여권계 실무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수령란에 대신 서명하고 여권을 내드린 바가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가능한 일이 참으로 많은데 불가능하다 생각하면 도저히 아니되는 일도 있습니다만 민원인을 대하는 공무원은 가능한 모든 일을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찜질방, 목욕탕에서 넘어지는 일이야 병가상사라 합니다만 그 정도가 심하지 않고 이 정도인 것에 대해 고맙게 여기고 앞으로는 더더욱 조심하고 길을 가면서도 미끄러지거나 발을 접찔리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하겠습니다.
일순간의 실수로 큰 화를 당하고 긴시간 고생을 하거나 여생동안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할지도 모를 일이니 하는 말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모드에게 감사드리고 평소 남을 배려하고 신경쓰며 살아온 결과로 생각하고 그래도 부족함이 있어서 3일째 등짝에서 통증이 내려와 힘들게 하는구나 반성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런 마음으로 아침을 시작하고 하루를 겸허하게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