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이전의 카메라에는 필름이 들어가 있었다. 필름회사가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디지털 카메라에는 필름이 들어가는 자리를 칩이 대체하였고 찍은 사진을 저장하게 되었다. 아나로그 필름은 한통으로 사진 24장이나 32장을 찍을 수 있었는데 디지털 저장장치는 손톱만한 크기에 수백장을 저장하고 지우고 다시 찍을 수 있어서 잘 관리하면 수년간 재활용이 가능해졌다. 그러니 필름으로 큰 수익을 얻던 회사가 하루아침에 도산위기를 맞은 것이다. 필름시절 부부 단체관광을 가면 카메라를 가진 남편들이 인기가 높았다. 오전에는 명소에서 단체사진만 찍었다. 포토뷰가 좋아도 개인사진을 찍지 않았다. 부부사진, 최소 7~8인 소그룹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필름이 비싸기 때문이고 사진을 뽑는데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점심을 먹고 술 한잔을 하신 우리의 사진사 남편은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한다. 과감히 개인사진을 찍기 시작하고 풍광사진을 촬영한다. 사진사 아내는 필름값은 어찌하고 그렇게 찍어대면 다 뽑아줄 것인가 따라다니면서 따진다. 결국 사진촬영은 부부싸움으로 번지고 술취한 남편은 버스 앞자리에, 화가 난 아내는 관광버스 뒷자리에 누워버린다.
동료와 상사에게 어떤 들은 이야기를 전할 때 정보인지 첩보인가를 구분해서 명확하게 말해야 한다. 너한테만 하는 이야기는 첩보다. 통장님의 말씀을 들으니 어제 시청 국장님이 오셔서 이곳에 도로공사를 한다고 한다면 이는 누구나 알 수 있고 알아야 하는 정보, 공보사항이다. 상사는 주변의 후배들이 첩보와 정보를 흥부 박씨 처럼 물어다주면 매번 '김 주무관 아니었으면 중요한 정보를 놓칠 뻔 했군!'하면서 리액션을 해야한다. 선배는 후배가 전해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크게 반응해야 한다는 말이다. 어렵게 얻어낸 정보를 전하는데 '이 사람아 그 정도는 다 알고 있었네!'하고 무시해 버리면 보고가 소원해져서 정말로 중요한 첩보를 놓칠 수 있기에 모든 정보를 받아들이는 적극적인 자세를 유지해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과거 관선 시장님의 하루 일정, 내일의 계획을 아는 공무원은 수십명 이내였다. 이 정보를 아는 것이 곧 힘이고 권력이기도 했다. 과거 모든 사무실에는 2개의 불빛이 있었다. 하나는 시장님 전구이고 다른 하나는 부시장의 것이다. 두개의 불이 켜있으면 두 분이 청내에 계신 것이고 꺼진 燈은 출장을 가셨거나 다른 용무로 사무실에 안게시므로 결재나 보고가 안 된다는 뜻이
수원 원천천 삼성연구동 인근에 자리한 각목 위 버드나무가 지상으로 이식되어 새봄을 땅위에서 맞이하게 됐다. 4일 수원시청 베테랑팀장들이 원천천 삼성전자 연구동 인근의 가로세로 20cm크기의 각목위에 애초롭게 서식하던 버드나무를 말뚝나무 통째로 뽑아올려 인근 머내생태공원 자연학습장에 옮겨심었다. 이 어린 묘목은 지난해 11월27일 인근을 산책하던 시민에게 발견되어 언론에 보도되었고 국민신문고를 통해 이식해 줄 것을 건의했지만 시에서는 이식의 필요성이 높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이 시민은 전국 최초로 도입된 수원시의 ‘새빛민원실’을 노크하게 되었고 남상은 혁신민원과장 주재로 홍승화, 이명구, 변영호, 박완재, 임태우 베테랑 팀장이 버드나무 묘목의 보존대책을 논의했다. 그리고 이재준 시장에게 공식 보고되었고 이날 수원시 이들 공무원의 손에 의해 이식하게 된 것이다. 이 나무의 보호관리를 제안한 영통구에 거주하는 이강석씨(66)는 “깡마른 각목위에 가녀린 버드나무가 자생하는 것이 신기롭고 큰 생명력을 느끼게 되어 보존을 제안했다”며 “평범한 제안에 대한 베테랑팀장들의 적극행정에 크게 놀랐다”고 말했다. 이씨는 각목버드나무 보존의견을 낸 이유를 설명했다
원고지 5매, 1,000자를 쓰는데 작은 제목을 가지고 자신의 경험과 현실과 과거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독자를 의식하면서 정리하는 곳이다. 결론을 내리기 위해 장황하지 않은 간결한 사례를 들어야 하는데 그런 내용에 대한 생각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매주 매일 여러 언론사에서 여러 명의 논설위원들이 그날의 상황이나 시대상을 보면서 역사와 사례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현재는 이러하니 미래에는 잘해야 한다는 글을 쓰고 있다. 회사를 대표하는 사설, 시대를 이끄는 글이니 큰 고민이 담는다는 의무감이 높다.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몇 번 말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이야기 소재가 바닥나면 이미 했던 말이 겹치게 된다. 독자들은 매번 새롭게 보겠지만 편집기자나 담당 기자는 중복되면 지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 경우가 있을 것 같아서 초벌 원고를 쓰다가 황급히 내용을 수정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일을 수십년 해오신 언론사의 논설주간, 논설위원님들의 마음속에서는 아마도 좋은 글을 쓰려는 에너지도 있지만 겹치지 않는 이야기를 구사하려는 변별력의 DNA도 필요하겠다. 스스로 객관성과 대중성, 다양성에 비중을 두려면 寸鐵殺人(촌철살인)의 명문을 완성하기에 깊은 고뇌가 따르겠다. 세
아이들의 말을 상세하게 들어보면 부정적 표현이 많다. 엄마~ 나 목욕하면 안돼? 식당에서 이모, 김치 더 주시면 안돼요? 돈을 내는 밥을 달라면서도 사정을 한다. 밥 한 공기 더 주시면 안돼요? 왜 안되는가 되돌아보아야 한다. 엄마의 결정력이 강세인 母系(모계)중심 사회라서 그럴까? 모든 식당의 여사들은 姨母(이모)이고 姑母(고모)는 없다. 아직도 이모는 편하고 고모는 어려운 분일까.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되는 것보다 안되는 것을 가르치기 때문일까. 식당에서 공기밥을 더 주고 돈을 받으니 안될 일이 아니다. 당연히 된다. 이제 더 이상 안 되느냐고 말로 주문하지 않아도 된다. 이모님, 공기밥 하나 더 주세요. 깍뚜기가 맛있는데 조금 더 주세요. 마트에서는 ‘안 팔아요, 없어요’로 질문한다. 여기 라면 없어요? 아니다, 라면은 어디에 있나요? 없을 수 없는 물건을 없느냐 물으니 답답하다. 거기에다 전자제품을 설치하는 기사님들은 전자기기를 할아버지처럼 대한다. 여기에서 시원한 바람이 나오세요. 바람이 할아버지 아니고, 전자기기가 할머니일 수 없는데 존칭을 쓴다. 조금 수준급의 가게에서는 계산을 도와드린단다. 물건값을 내고 받는 것이니 계산을 하는 것인데 왜 도와드
상전벽해란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되었다는 말이다. 뽕나무는 논밭도 아니고 산도 아닌 애매한 산기슭에서도 잘 큰다. 집에서 가까우면 농약이나 담배 냄새가 배어서 누에가 먹지 않을 것이고, 아주 멀면 아낙과 딸들이 뽕잎을 따러 가고 오는데 힘들 것이니 상전의 거리 또한 적정해야 했다. 그 뽕밭이 바다가 되려면 아주 큰 비가 오거나 땅속이 요동을 쳐서 내려앉아야 가능한 일이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면 알이 깨진다. 바위는 끄떡없이 그 자리를 지킨다. 되지 않을 일에 무모하게 도전함을 말한다. 하지만 수 백년 한자리로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 한옥에 부연을 달고 기와를 올리면 당년에 추녀끝에 빗방울 자리가 생겨난다. 모두가 눈을 들어 지붕의 석가래를 셀 때에 나 홀로 고개숙여 빗물자리를 발로 밟아가며 정확하게 세었다. 이 규수는 왕비가 되었단다. 창의적 발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아름다운 꽃을 쓰라는 시험지의 답안에 벼꽃과 목화꽃이라 적은 것은 금상첨화(錦上添花)였다. 벼꽃은 곡식이고 목화는 옷이다. 연목구어(緣木求魚)란 나무에서 고기를 찾는다는 것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거나 되지 않을 일에 몰두하는 모습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찬찬히 살펴보
방송에서 자전거 경주와 자동차 경기를 연이어 시청했다. 먼저 자전거로 50km를 수시간 달리는 경주였다. 유럽의 어느나라 전원마을의 2차선 좁은 도로를 모두 비우고 지역주민들의 응원속에 경주를 펼친다. 시속 30~50km로 달리다보니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장거리를 달리는 선수에게 식수를 제공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대략 100명이 넘어보이는 선수중에서 우리 선수를 찾아서 물을 전하는 일이 쉽지 않겠다. 그리고 틈새로 들어가 촬영을 하고 심판을 보는 승용차와 오토바이의 활약상도 멋지다. 장거리 코스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대회 주최측의 사전준비에도 큰 노력이 들어갔을 것이다. 다음으로 자동차 경주는 정해진 트랙을 달리는 것이어서 사전 준비는 자전거 경주만큼 어려움은 아니겠지만 큰 비용을 들여서 경기장을 건설했다. 우리나라에도 영암에 자동차경주장이 있는데 투자비용에 비해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언론의 지적이 있었다. 자동차 경주는 달리는 차와 선수를 보는 것도 흥미롭지만 홈으로 들어와서 타이어를 교체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자신의 팀이 대기한 코스로 들어오면 하나둘셋 신호에 따라 양쪽으로 달려가서 한방에 바퀴를 빼내고 통으로 교체한다. 그 작업시간이 가히 초치
사무실 2층에서 내려다보니 다른 건물보다 층고가 높은 1층을 지나 2층 천정을 향해 올라오는 이름 모르는 외국 수종의 나무가 나무박스에 담겨 힘차게 용오름처럼 올라오는 것을 보았다. 또 다른 어느 날 점심 식사 후 돌아오면서 이 나무가 심겨진 나무박스를 보니 흙이 내려앉고 옆에 어렵게 자리한 짜리몽땅한 2개의 줄기를 발견했다. 키 큰 나무와 키 작은 2개의 줄기가 나무박스 안에서 함께 생활하는 것이 왠지 안타까워서 키 작은 묘목 둘은 다른 화분으로 옮겼다. 그리고 장비를 챙겨서 거름흙을 날라서 키 큰 나무 혼자 차지한 나무박스에 채우고 키 작은 나무를 옮겨 심은 화분에도 복토를 했다. 나중에 키 큰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링을 채우고 피아노 줄을 매서 잡아주고자 한다. 오픈된 현관에서 점심시간에 벌어진 이 상황을 본 동료들이 하나둘 모였다. 그리고 고참 직원이 이 나무의 유래를 설명했다. 우리 건물이 준공되고 기업의 본사가 입주하는 그해, 2003년 5월 29일에 입주식 축하하는 화분에 심겨진 나무였다. 15년이 흘러 180cm정도였던 나무의 키가 매년 20~30cm성장해서 526cm가 되어 2층 중간에 올라왔다. 레이저로 키를 측정했다. 그리고 최근
사람들은 서로 만나면 자신을 소개하고 악수를 합니다. 요즘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주먹 악수를 합니다. 아예 악수를 하지 않고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는 것이 예의에 맞다는 생각도 합니다. 이어서 명함을 주고 받습니다. 명함에는 이름, 주소, 직업, 경력, 전화번호, 메일, 브로그, 홈페이지 등이 표기됩니다만 평생동안 받아본 명함에 자신의 자산을 적은 것은 본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공직자 자산등록이라는 제도가 생겨나서 공무원, 국회의원, 도의원, 도지사, 시장군수, 대통령까지 재산을 공개합니다. 재산공개내역을 보면 당사자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함께 그간의 이분에 대한 이미지가 살짝 변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모든분들의 명함에 사는 집이 자가, 전세, 월세인지, 토지, 건물 등 자산 보유현황, 현금을 저금한 금융정보를 명함에 반드시 기재하도록 하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를 공적인 활동을 하는 분들에게는 법으로 제도화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되면 누군가는 자신이 이른바 '猝富(졸부)'라는 것이 바로 명함에 나타날 것을 우려하여 사회활동에 나서지 않으려 할 것이고 투명한 자산가는 자신감있게 세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
인사가 만사라고 한다. 어느 조직이나 인사는 중요하다. 필요한 인재를 제대로 쓰는 일도 중요하지만 필요한 시기에 자리바꿈을 하는 일 또한 조직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일이며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가정에서는 인사가 없다. 부모 자식은 태어날 때 이미 자리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함께 살아도, 따로 살아도, 돌아가셔도 그 위치와 호칭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리를 바꾸는 인사는 필요하지 않다. 잠에서 깨고 학교와 직장을 가고, 다시 하교하거나 퇴근해서 만나면 나누는 인사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많은 인사를 한다. 아내는 출근하는 남편에게 '다녀오세요'라는 인사를 한다. 또는 '일찍 오세요'라는 인사도 할 것이다. 오후에 가족모임이 있거나 부부파티가 있어서 일찍 오라는 것이 아니고 그냥 인사말로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열심히 일하세요'가 어떨까 한다. 학생들은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라고 인사를 할 것이다. 사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또 인사를 할 것이므로 '학교에 가겠습니다'라고 보고하는 인사를 하면 될 것이다. '학교에 잘 다녀왔습니다'라는 인사와 연결되도록 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그런데 부모와 자녀들이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