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고위 관리가 임명될 무렵이 되면 각 언론에 하마평이 무성하게 오르내린다.
하마평이란 새롭게 관직에 오를 후보들에 대한 세간의 평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하마평의 기원이 재미있다.
예전에는 궁 앞에 모든 관리들이 말에서 내려야 한다는 글귀가 새겨져 있는 하마비(下馬碑)가 있었다. 군주가 머무는 곳이니 말에서 내려야 한다는 뜻이다.
이곳에서 관리들이 내려 궁으로 들어가고 나면 남은 마부들끼리 쑥덕공론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나리가 판서가 된다네그려” “예끼 이 사람아! 이번에는 우리 나리 차례야” 등등.
이렇게 하마비 앞에서 이루어진 세평이라고 해서 하마평이란 말이 생겨났다.
이 코너에서는 공무원 인사철을 앞두고 경기도에서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동두천시, 오산시, 남양주시에서 부단체장을 역임한 이강석 전 부시장이 직접 겪은 인사철 에피소드 몇가지 조언들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1960년대에는 글씨를 잘 쓰면 승진하고 출세하는 시절이었습니다. 경기도농민교육원에서 농조조합장 교육을 담당했습니다. 저수지를 관리하면서 농사짓는데 물을 보내주고 수세를 받는 조합입니다. 이곳의 조합장님들이 일주일간 교육을 받으시고 마지막 날에 군대식 표현으로 '訴願受理(소원수리)'를 받아 이를 정리하여 원장님께 보고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자료를 종합하여 식사, 교육환경, 강사, 교직원 서비스 등을 평가하고 기타 의견을 정리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하나같이 그 필체가 범상하지 않습니다. 싸인펜으로 슥슥 써 내려가시는 필력이 초서도 있고 행서도 있고 추사 김정희, 떡장수 아드님 한석봉입니다. 작업을 마치고 선배에게 물었습니다. "농조조합장님들이 어찌 이리도 하나같이 글씨를 잘 쓰시나요. 농조라 하면 농사짓는 분들이신데 한문 공부를 엄청 하셨는지 다들 명필이십니다." 선배가 말했습니다. "이분들이 누구신지 그대가 잘 모르는가 보네. 어르신들은 직전에 군수 영감, 시장을 하신 분들인데 정년 2년 전에 물러나서 농조 조합장으로 일하면서 정년을 맞이하시는 거라네." 요즘 공로연수에 해당하는 기간에 농조 조합장을 하시는 것입니다. 그럼 35년 40년 전에 공직
지금 9급 공무원이라면, 9급 공무원을 준비중이라면 一瞥(일별)해 보기를 권하는 이야기다. 1981년 8월 8일 아침에는 팔탄면 구장리에서 퇴비증산 작업을 하고 마신 동동주에 살짝 취했다. 면사무소 회의실 장의자에서 널부러져 단잠을 자고 있는 나를 깨우는 이가 있다. 발로 뻥 차는 느낌이 들었다. 발령이 났단다. 순간 1년여 만에 나도 고향인 비봉면으로 가는구나 했다. 도청 발령은 생각하지 않은 터였다. 그런데 도청으로 발령이 났단다. 1981년 8월10일자로 도청으로 가기전에 군청에 들러 내무과장이 주시는 전출 발령장을 받았다. 요즘에도 가끔 연락하는 선배가 내무과에서 대기중인 나에게 다가와서는 큰 소리로 ‘이 서기 축하해요’ 한다. 이분이 팔탄면 출신인데 주변 사람들이 무엇을 축하하는가 묻자 “몰랐나? 팔탄 출신 이 서기가 도청으로 간다네” 했다. 일어서서 수줍게 인사를 하였다. 비봉면 출신이지만 비봉면에 근무하고 방위 받고 팔탄면으로 복직 되었다. 누구나 我田引水(아전인수)에 익숙하다. 도청은 팔달산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발령 받은 곳은 농민교육원이었다.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아는 이가 별로 없었는데 선배에게 물으니 병점에서 2km 들어가면 농촌진흥
과거 경기도청, 시·군청 인사에 대한 이른바 [하마평]은 종이신문 언론의 독점이었습니다. 1988년경 실국장, 시장군수 인사에 대한 하마평은 백발백중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1980년대 후반기에는 지방 언론사가 4개사였고 이들 언론사의 출입기자들은 내무국장, 부지사, 기획관리실장 등 인사관련한 간부들을 쉽게 접촉하고 장시간 대화를 하던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간부들은 언론에 늘 관심을 가지고 예민하게 대응하던 터라 출입기자들이 사무실을 방문하면 자랑스럽게 인사관련하여 몇가지 정보를 꺼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내무부(행정안전부)에 보낸 인사관련 추천자료 내용이 언론사 기자들에게 공유되면 어떤 언론인은 20명 중 공무원 한두명의 인사발령 자리를 바꾸거나 조금 변형해서 쓰는 경우까지 있었다고 전합니다. 언론에 하마평으로 보도된 내용과 100% 일치하는 것을 피함으로써 언론의 취재력을 높게 평가받으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요즘의 하마평은 출입기자의 의지를 담아 인사천거를 하는 듯한 분위기를 주기도 하지만 그 내용이 기관장, 특히 민선 단체장에게 영향을 주는가는 모를 일이라 게 퇴직 공무원의 전언입니다. 그래도 하마평은 늘 관심이 가는 일이고 인사발령이
도청#시청#읍면동의 과장#동장#소장의 역할 공무원의 꽃은 사무관입니다. 사무관은 지방행정사무관, 행정사무관이 있습니다만 이는 지방직과 국가직을 구분하는 것이고 두 자리 모두 5급입니다. 5급 공무원은 행정고시를 합격하여 임용된 사무관이 있고 6급 공무원중 사무관 요원을 선발하여 연수를 받도록 한 후에 승진임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1970년대에는 시군청에 과장 직무대리로 발령을 받아 근무하면서 승진시험을 합격한 후에 지방행정사무관에 임용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해당 시군의 다른 6급 고참계장과 직무대리 과장이 시험으로 경쟁을 하였기에 이로 인한 부작용이 극심했습니다. 정부는 이 같은 논란이 많은 사무관 승진시험제도에 대한 부단한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고 주관식 시험, 객관식 시험제도를 거친 후에 1995년경에 승진시험 제도를 폐지하였습니다. 그리고 인사평가를 통해 승진대상자를 심사로 결정하고 행정안전부의 교육을 받도록 한 후에 5급에 임용하였습니다. 그래서 한때에는 주관식 사무관, 객관식 사무관, 공익사무관이라는 별칭이 붙여진 바가 있습니다. 가장 어렵고 힘들다는 주관식 논술시험을 거친 사무관의 자존심에서 나온 명칭일 것입니다. 그러니 주관식과 객관식간
부단체장의 위치와 역할을 설명해 주는 공직 선배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홀로 터득해야 하는 참으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부단체장의 자리에서 행해야 할 역할이 어렵습니다. 우선 부단체장은 말 그대로 부기관장입니다. 부시장은 도 자원의 부단체장 요원을 도지사가 전출 발령하고 시장님과 군수님이 임명합니다. 도와 시군간의 협의를 통해 인사교류를 합니다. 도의 국장이 시청으로 가고 시청 부시장이 도의 국장으로 전보됩니다. <부단체장이란> 경기도청에는 행정1부지사, 행정2부지사, 경제부지사가 있습니다. 행정1부지사는 행정안전부 자원으로 임명합니다. 행정2부지사와 평화부지사는 도지사가 행정안전부의 승인을 받아 임명합니다. 부지사 발령을 승인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장관이 대통령의 재가(결재)를 받는 줄 압니다. 정부에서 행정1부지사가 임명을 받아 경기도에 근무하듯이 도내 시군 부단체장을 도지사가 관리하는 것은 도에서 보내진 부단체장이 시군 행정을 총괄하고 관리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봅니다. 그러니 때로는 시군의 공무원들이 기관장에게 “NO”라고 말하지 못 하는 경우에 부단체장이 나서서 “아니되옵니다”를 외쳐야 하는 경우도 있다는 강의를 들은 바가 있습니다.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