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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관#대변인

  • 작성자 : 이강석
  • 작성일 : 2023-05-19 16:49:53
  • 조회수 : 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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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보관#대변인 

전 경기도청 언론담당 이강석

 

언론에 장문의 글을 쓰고자 한다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공보관’, 즉 대변인이라는 직위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첫 번 소재로 삼고 싶었다. 1999~2007년까지 경기도청에서 근무하신 여섯명 공보관 또는 대변인에 대한 이야기다. 1999년에 처음 아웃소싱 공보관을 만났다. 당시에는 별정직 4급 공무원이다.

 

중앙에서 언론이나 언론홍보에 근무한 경력이 짱짱한 분들이 채용되었다. 그동안 공조직 안에서 상하좌우 짜임새있는 근무 틀에 익숙한 분들과 근무해 왔는데 이분들은 파격적이었다. 민간에서 경험한 바를 행정에 성공적으로 접목했다. 화재현장에 택시타고 달려가는 열정을 배웠다. 도정에서 언론관련 사건이 뜸해지면 금연에서 발생하는 '금단현상'을 겪는다고 했다. 공보관실#대변인실은 늘 언론관련 사건들이 줄지어 들어서야 직성이 풀린다는 말이다.

 

민간에서, 정치에서, 행정 밖에서 행정을 콘트롤하는 황소의 고삐조차 없는 무중력의 정치적 공간에서 날아 다니시던 분이 행정, 도정이라는 고삐에 묶이고 공보관, 대변인이란 공인명함을 들고 일하시는 과정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이분들을 제대로 잘 보좌하기란 쉽지 않았다.

 

우선은 행정시스템을 민간기업으로 이해하는 것 같다. 당시 민간출신 공보관은 자신의 소속 직원에게 公私(공사)간 무슨 지시를 내려도 수행하는 줄 알았다. 공보관실 소관 예산도 마음대로 쉽게 편하게 마구잡이로 집행하는 줄 알았다. 공보관실은 경기도청 조직안에 계약으로 들어온 홍보대행사로 이해한 것 같았다. 그래서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펼쳤다. 그리고 공보관을 마치면서 이럴거면 왜 나에게 공보관을 하라고 했는가 우리에게 반문했다.

 

결국 공보관을 보좌하는 업무담당자로서 통제와 규제자 역할만 했다. 조선시대 신하가 되어 ‘殿下(전하)! 이러시면 아니 되옵니다’만 무한 반복했다.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공보관의 활동에 제동만 걸었다. 하지만 콩나물은 자랐다. 물을 주면 줄줄 새는 것 같지만 검은 천속의 노랑콩이 뿌리를 내리고 콩나물 줄기를 매몰차게 뻗어나갔다. 그리고 언제 어느순간부터 반대자가 스스로가 역동적인 공보관을 닮아가고 있었다.

 

혁신작업은 쉽게 성과를 보이지 못하지만 어렵게 출발해도 출발만 하면 변화의 가속도는 점점 더 가속된다. 그래서 후반부에는 홍보에 대한 철학이 쌓였다. 과거의 홍보전략에서 조금은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자부했다. 고정관념을 탈피한 것이 광고였다. 그냥 보면 광고효과도 홍보성과도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면 결과가 쌓인다. 그래서 모든 행정기관이 公報(공보)만 하다 廣告(광고)를 하고 광고협력사업을 한다. 사실 행정기관의 공보관은 광고관이다. 대변인도 기업으로 치면 광고담당 상무이사다.

 

공보관실에서 홍보팀장으로 4년간 일하다가 언론담당으로 이동하는 과정은 아슬아슬하다. 내부에서는 언론담당으로 추천했지만 도청출입 원로언론인들이 단칼에 거부했다. 언론인들의 거부이유는 '(이강석 팀장은) 말이 많아서 언론담당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7급 때도 말이 많다고 도지사 수행비서 후보에서 1차 탈락했었다.

 

당시 손학규 도지사는 대변인과 언론담당은 기자실의 추천을 받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언론담당은 본인이 간다고 가는 자리가 아니고 안 간다고 못가는 자리 또한 아니었다.’ 기자들이 원하는 사무관은 본인이 固辭(고사)했단다. 결국 원로 언론인들의 추천으로 2003년 3월 3일 오후 3시에 언론담당 발령을 받았다.

 

언론담당으로 일하면서 여러 공보관의 홍보전략을 배웠다. 언론인들에게 정보와 첩보가 있음을 알았다. 기사 쓰기보다 정보보고에 열을 올린다는 사실도 들었다. 공무원들이 모르는 홍보전략이 많다는 점을 깨달았다. 적극적인 홍보전략, 새로운 홍보패턴을 배웠다. 답답한 기자실을 개방형으로 바꿨다. 공보관의 강력한 추진방침에 따라 기자실 입구의 숨어있는 공간을 찾아내어 브리핑룸을 설치했다. 이후에도 다양한 전략을 발휘하는 공보관, 대변인을 만나서 홍보업무에 대한 수련의 기회가 이어졌다.

 

언론인 틈새에서 단련된 변화와 혁신은 이후 공직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다. 三人行必有我師(삼인행필유아사). 기자 3명의 이야기를 듣고 분석하면 답이 나온다. 三人成虎(삼인성호)도 가능하다. 언론인을 어려워하는 공무원 조직안에서 몇 안되는 親言論(친언론) 공무원이 되었다. 그래서 오늘 공보실 직원을 고생시키고 음으로 양으로 영향을 주어서 ‘행정적 고정맨’을 홍보맨으로 단련시켜준 경기도청 역대 공보관님들이 많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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