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안녕!
사람들은 단어 하나로 여러 가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말할 때는 어투와 표정으로 어렵지 않게 의도를 알 수 있지만, 문자의 경우는 문장기호로 대신한다.
?(물음표)의 경우 안부 등을 묻는 경우 주로 사용하고, !(느낌표)는 단호함 등의 의미를 담는다. 필자 지금 말하고 싶은 안녕의 감정은 계절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다.
반짝 추위 탓인지 길거리에 패팅을 입을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올 여름 무더위는 모든 것을 집어 삼켜 마치 가을이나 겨울이 오지 않을 것처럼 계절을 잊게 했다. 그렇지만 시나브로 시간이 흘러 아침 저녁 뉴스에서는 완연한 가을 날씨를 만긱할 수 있다는 멘트가 흘러나온다.
학창 시절 필자는 우리나라는 4계절(봄, 여름, 가을, 겨울)이 뚜렷하다고 배웠다. 하지만 수년전부터 4계절이 흐릿해지는 듯하다. 야외 활동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던 봄과 가을이 짧아졌고, 농담처럼 조만간 없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대화를 나누던 날도 부쩍 많아진 것 같다.
봄과 가을은 무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 사이에 완충지대다. 봄은 추위가 끝나고 무더운 여름이 올테니 준비하라는 시간이고, 가을은 그 반대다. 그런 봄과 가을이 짧아지니 계절을 준비하는 마음 가짐도 여유롭지 않은 듯 하다. 날씨 변화에 겨울 옷을 꺼내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가을에만 느낄 수 있는 주변의 변화를 느낄 여유가 없어 보인다. 아마도 갑작스러운 변화와 완충지대의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시간이 줄어들면 변화의 시간도 급격해질 수 밖에 없다. 지난 주말 산책을 했던 공원의 나무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단풍잎의 수는 나흘도 안 돼 절반 이상 단풍으로 물들어버렸다.
아마도 다음주에는 그 단풍잎마저 떨어져 단풍이 있었는지 벌써 가을이 지나갔다고 여길지 모르겠다.
요즈음 식당에는 가을 대표 음식 가운데 하나인 전어와 대하 등을 판매 시작한다는 문구를 쉽게 볼 수 있다. 그 문구로 볼 때 ‘가을이 왔구나’ 생각을 하겠지만, 이미 붕어빵과 호떡을 파는 노점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미 사람들은 가을을 제대로 느끼지도 않은 채 떠나보낼 채비를 하는 것도 같다.
이번 주말이 어쩌면 2025년 가을을 마지막으로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일 수도 있다. 바쁜 일상에 늘 여유가 없다고 말하지만, 여유는 있어야 있는 것이 아니고 내가 맘을 비울 때 생기는 것이다.
언제 가을이 지나갔지? 하고 아쉬워말고 출·퇴근길 잠깐 주변을 둘러보면 가을색을 잔뜩 입은 가로수들과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을 바라보자! 지금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주변 풍경과 감정을 만끽해보자. 잠깐의 행동에서 가을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만끽으로 내 마음의 모든 걸 채울 수는 없겠지만, 제철 가을에 느낄 수 있는 나만의 감정은 충분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가을과 인사를 나눠보자! “안녕? 가을! 와줘서 고마워! 곧 안녕! 이라고 말하겠지만, 올해도 잠깐이라도 와줘서, 푸른 하늘을 선사해 줘서, 알록달록 예쁜 단풍잎을 보여줘서 맘의 여유를 느낄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당신의 미소가 보고 싶은 '거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