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전략에 대한 의견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전 경기도청 언론담당)

홍보기획부서에 근무한다면 무슨 일을 해야 하나 茫茫大海(망망대해)를 바라보는 심정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보도 자료는 각과의 행사나 행정실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별로 내놓을 자료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요즘에는 우리 기관에서 보도 자료를 낼 것이 별로 없어 보인다는 사실만으로도 보도 자료가 될 수 있으며 기자들에게는 호재가 될 것입니다.

 

 

보도 자료가 적은 이유가 기관장의 외유 때문인지 부단체장의 소극행정이 그 이유인지 아니면 간부들의 복지부동으로 인한 결과인지 다양한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감사기관의 강도 높은 사정방침이 행정을 위축시키고 실무자의 생각을 마비시키고 중간 관리자의 결정을 미루게 만드는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3개월 이상 지지부진 늘어진 인사작업으로 인사 온통 피로도가 쌓이고 결국 행정의 진도에 큰 걸림돌이 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보도 자료가 현격히 줄어든 것은 물론 각부서 문서발송 건수도 감소하고 발간실이 파리를 날리다 못해 파리채로 파리를 잡는 등 인사지연은 공무원의 업무능력을 크게 감소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곧 인사가 있을 것이니 조금만 며칠만 미뤄보자는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며칠 후에 떠날 부서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겠습니다.

 

따라서 홍보부서 근무자는 장기근속이 필요합니다. 다른 부서 공무원이 평균 2년을 근무한다면 홍보부서는 4년 정도 근무할 수 있어야 합니다.

 

행정도 그러하고 인생도 그러하듯이 대한민국에서는 4계절을 지나야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다음해 새롭게 시작되는 농정에 아이디어와 개인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을 알려면 소금 3가마를 함께 먹어야 합니다. 소금 한가마는 1년을 말합니다. 소를 잘못 사면 반년 고생이고 머슴을 잘못 두면 1년 고생이며 결혼을 잘못하면 평생고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언론과 잘못 사귀면 공직 내내 힘이 듭니다.

 

홍보업무도 6개월 정도 見習(견습)이 필요하고 언론인들을 접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소금 3가마 이상이 필요합니다. 사람의 속을 알려면 소금 3가마를 먹은 이후에 판단하라 하는데 3가마는 3년의 세월입니다. 이 소금을 다 먹는 것은 아니고 김장배추 절이기 등 간접적 사용량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홍보기획안에 대한 의견입니다. 우선 정부의 중요 정책 발표시에 지자체의 의견으로 참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취락지구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정부정책이 발표되면 C공보관은 취재도 없는데 역으로 전화를 걸어 도지사의 견해를 말합니다.

 

중앙지 기사에 한두 줄 도지사 멘트가 실립니다. 친척집 밥 먹는 시간에 숫가락 들고가기, 이웃부서 회식장에 젓가락 품고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입니다. 정부 발표 기사에 우리 대장님 이름을 올리는 것이야 말로 홍보부서 공무원들이 매진해야 할 일중 하나입니다.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전단과 1달러 지폐를 실은 풍선을 북한으로 날리는 민간단체와 주민의 충돌에 대해 파주 연천 고성군의 대응도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알려지고 그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이들 지역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알려진다는 것은 장차에 관광객이나 벤치마킹, 또는 주민이 이사를 오거나 사업 아이템을 가지고 기업이 이전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파주지역 상인들은 대북전단 보내기로 인해 북한군의 총격이 가해지는 등 긴장국면으로 인해 관광객이 급감하여 장사가 안 되는 실정에 있으므로 그만하라고 항의를 하고 계란을 던지는 것입니다.

 

홍보기획부서가 늘 부서의 동향을 파악해야 합니다. 접촉하다보면 부서에서 아주 중요한 홍보자료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금인 줄 모르고 일반 자갈정도로 취급하는 경우를 발견하게 됩니다.

 

옛날 숯 굽는 새신랑이 아궁이 돌로 금덩이를 썼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혜로운 아내가 이 금이 든 돌을 쪼개서 한줌씩 포장하여 숯 팔러 가는 신랑을 통해 장터 대장장이에게 팔았는데 그 값으로 신랑이 지고 가는 숯의 4배 이상을 받아오더라는 옛이야기가 있지 말입니다. 하하하! 홍보기획 부서 공무원은 가끔 뻥도 치고 "구라"도 때려야 합니다.

 

"구라"라는 말은 손학규 경기도지사님께서 강원도 수해복구 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오전 작업 중 엄청나게 떠들어댄 공무원에게 "재미있는 말을 더 해보라"는 뜻으로 "구라를 더 쳐보라!"고 하신데서 연유된 말로 긍정적 의미의 거짓말을 '구라'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김구라씨는 동현이 아버님입니다.

 

 

[저자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경기도민회장학회 감사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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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