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시장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흔들면 나라 망친다"

최근 제기된 이전론에 정면 반박... "1000조 투자 확정된 국가전략 사업… 선거 계산으로 중단할 수 없다"

 

 

[뉴스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흔드는 것은 나라를 망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이미 투자가 확정돼 공사가 진행 중인 사업을 정치 논리로 뒤집는 것은 무책임하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최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이전 가능성을 언급하고, 일부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대두된 '반도체 클러스터의 새만금 이전론'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 시장은 31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재를 뿌리는 주장들은 사리에 맞지 않을뿐더러 국내외 현실도 모르는 우매함의 소치"라며 일부 지역 정치권과 정부 인사의 발언이 국가 전략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용인 처인구 원삼면에 조성 중인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첫 번째 팹 공사가 지난 2월 착공됐다. 산단 조성 공정률은 70%를 넘겼다.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 공정도 대부분 마무리 단계다. 1기 팹은 2027년 상반기 완공 및 시범 가동을 목표로 한다.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도 절차가 진행 중이다. 정부 승인과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거쳐 보상 절차가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산업시설용지 분양 계약을 맺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26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용인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입주하면 그 두 기업이 쓸 전기의 총량이 원전 15개, 15기가와트 수준이라서, 꼭 거기에 있어야 할지, 지금이라도 지역으로, 전기가 많은 쪽으로 옮겨야 되는 건 아닌지 고민”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안호영 의원은 김 장관 발언과 관련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의 새만금 이전이 국가생존을 위한 유일한 해법임을 정부 주무장관이 확인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은 12월 29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새만금 이전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섰고, 여당 공조세력으로 분류되는 조국혁신당의 한 국회의원은 얼마 전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에 대한 정부 승인 취소라는 황당무계한 주장까지 제기한 만큼 혼란·혼선을 속히 종식시키는 중앙정부 차원의 책임 있는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게 이상일 시장의 기자회견 취지다.

 

이 시장은 특히 12월 10일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으로 혼란이 초래된 측면이 있다고 언급하며 대통령이나 총리가 나서서 사태를 수습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 시장은 여러가지 근거를 제시하며 '지방 이전론'을 정면 반박했다.

 

이 시장은 "반도체는 속도와 집적이 생명"이라며 "이미 생태계가 형성된 용인을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은 산업 경쟁력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환경·교통 영향평가와 전력·용수 계획을 다시 수립하면 수년이 걸린다"며 "그 시간 동안 글로벌 경쟁국은 앞으로 치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용인의 입지 경쟁력도 강조했다. 기흥·화성·평택의 삼성 반도체 벨트와 이천의 SK하이닉스, 판교의 팹리스 산업을 잇는 중심에 용인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어 "소부장 기업과 인력, 주거·교육·교통 인프라가 이미 집적돼 있다"고 했다.

 

이 시장은 중앙정부를 향해 공식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 시장은 "일부 장관 발언이 개인 의견인지, 정부 기조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나 총리가 혼선을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김동연 경기지사를 향해서도 공개 질의했다. 이 시장은 "경기도의 핵심 산업이자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인 반도체가 정치의 소용돌이에 빠져 혼선과 혼란이 생기고, 용인시민을 비롯한 경기도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데 왜 침묵하고 있나"라고 따졌다.

 

여당을 향해서는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 시장은 "반도체 연구개발 분야에 한해 주 52시간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대만은 초고강도 근무 체제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규제로 스스로 손발을 묶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시장은 마지막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문서 속 계획이 아닌 이미 진행 중인 국가 프로젝트"라며 "용인시는 흔들림 없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교통과 주거, 교육 인프라도 함께 확충해 반도체 중심 도시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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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기자

[편집기자 경력 20년] 경인일보 전 편집부장 / 한국편집상 2회 수상 / 이달의 편집상 6회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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