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목위 버드나무, 땅위에 다시 태어나다

수원시 '새빛민원실' 베테랑팀장들의 쾌거

수원 원천천 삼성연구동 인근에 자리한 각목 위 버드나무가 지상으로 이식되어 새봄을 땅위에서 맞이하게 됐다. 4일 수원시청 베테랑팀장들이 원천천 삼성전자 연구동 인근의 가로세로 20cm크기의 각목위에 애초롭게 서식하던 버드나무를 말뚝나무 통째로 뽑아올려 인근 머내생태공원 자연학습장에 옮겨심었다.

 

 

이 어린 묘목은 지난해 11월27일 인근을 산책하던 시민에게 발견되어 언론에 보도되었고 국민신문고를 통해 이식해 줄 것을 건의했지만 시에서는 이식의 필요성이 높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이 시민은 전국 최초로 도입된 수원시의 ‘새빛민원실’을 노크하게 되었고 남상은 혁신민원과장 주재로 홍승화, 이명구, 변영호, 박완재, 임태우 베테랑 팀장이 버드나무 묘목의 보존대책을 논의했다. 그리고 이재준 시장에게 공식 보고되었고 이날 수원시 이들 공무원의 손에 의해 이식하게 된 것이다.

 

 

이 나무의 보호관리를 제안한 영통구에 거주하는 이강석씨(66)는 “깡마른 각목위에 가녀린 버드나무가 자생하는 것이 신기롭고 큰 생명력을 느끼게 되어 보존을 제안했다”며 “평범한 제안에 대한 베테랑팀장들의 적극행정에 크게 놀랐다”고 말했다.

 

 

이씨는 각목버드나무 보존의견을 낸 이유를 설명했다. 양평군 용문산의 용문사 수령 1,100년 은행나무는 조선시대 세종대왕으로부터 정4품(현재 1급)의 벼슬을 받은 나무이며 신라시대 마의태자 지팡이를 심어서 오늘에 이르렀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나라에 위험이 있으면 이 은행나무가 울음소리를 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충남 보은군 속리산면 정이품송은 조선시대 세조가 법주사로 행차할때 가마가 가지에 걸렸는데 나무 스스로가 가지를 들어 왕이 무사히 지나가도록 했으므로 '정2품'의 장관급 벼슬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경북 예천군의 석송령은 600년전 장마에 떠내려가는 어린 소나무 묘목을 나그네가 지금의 자리에 심었고 1920년대에 주인이 토지를 나무에게 증여하였그며, 이제는 주변이 관광지로 발전하고 이 나무는 군청에 세금을 내게 되었다.

 

오산시소재 전국 유일의 권리사(공자님 사당)의 은행나무도 600년으로 추정되는데 정조대왕이 아버지 장조(사도세자)의 왕릉자리를 살피던 중 폐허가 된 궐리사에 도착하였고 죽은 은행나무를 애석하게 바라보았는데 다음 해에 살아나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역사적인 나무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수원 원천천의 한가운데 박힌 나무말뚝위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지켜온 이 버드나무 묘목을 생육환경이 좋은 곳으로 이식하고 관리하면 후대 수원시민, 특히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나무가 될 것이다.

 

수원시 베테랑팀장들은 맨손으로 원천천에 들어가 버드나무가 생육하는 각목나무를 뽑아내어 인근 머내생태공원에 이식한 후 그 자리에 표석을 세웠다.

 

[ 각목위에서 자라나는 버드나무를 100년, 200년 후에 수원시민에게 생명의 신비함을 전해주고자 원천리천 이곳으로 이식하였음 (2024. 3. 4 새빛민원실 베테랑 공무원. ] / [ 제안자 : 이강석 / 원천리천 각목위 버드나무 이식제안 (2023. 11. 27) ]

 

 

이날 나무이식에 동참한 이명구 팀장은 “버드나무 묘목이 각목위에 활착하게 된 경위는 알 수 없으나 장마철에 떠내려가던 버드나무 잔 뿌리가 틈새에 걸렸고, 이후 물살이 잦아지면서 뿌리를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모세관현상으로 물이 올라올뿐 양분이 없는 상태에서 수년간 생명을 유지해왔으므로 올봄에 흙속으로 뿌리를 내리면 빠른 속도로 생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안자 이강석씨는 “제안을 받아준 베테랑 팀장과 수원시 당국에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산책을 겸해 자주 들러서 물을 주는 등 버드나무가 잘 자라도록 관심과 사랑을 베풀 것”이라며, “수년내에 시민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수원팔경 세류의 버들처럼 멋진 버드나무중 한그루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1100년 은행나무, 600년 소나무, 은행나무처럼 이 버드나무가 수백년후에도 수원시민의 사랑을 받은 역사적인 나무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어쩌면 역사나 문화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들이 미리 준비하고 만들어나가는 할아버지의 손자를 향한 '내리사랑'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버드나무 묘목 이식의 소감을 표했다. 

 

 

한편, 수원시는 최근 이재준 시장의 제안으로 30년 공직경력의 사회복지, 환경, 토목, 건축직렬의 공무원들을 베테랑팀장으로 임명하여 ‘베테랑 ooo’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시민을 만나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경험과 비결을 바탕으로 실무협의를 통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어 수준높은 행정이라는 언론의 평가와 함께 130만 시민의 칭송을 받고 있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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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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