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에는 가져가지 못함에 대하여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저승에는 가져가지 못함에 대하여>

 

육신을 떠나도 이 세상에 

남아있어야 할 소중한 재능

흔적만 남기고 가는

안타까운 이야기들

 

명필의 손을 저승사자가 잡고가고

마라토너의 심장도 멈추고 말지

싸이클선수 말근육도 사라지고

저승길은 뼈마디만으로 걷지 

 

쉐프의 미각도 

정치인의 양심도

예술가의 감성 역시도

모두가 두고가지 못함이라

 

염라대왕이

저승길에 허락하는 동행은

이생에서의 희생과 봉사와 사랑

 

베푼 정성 저승길 앞에 효자문 되고

자식키운 엄마에게 열녀문 되고

나눈 사랑 저승방 벽면에 금이되어 빛나고

참아낸 인내는 저승집 주추돌로 자리하고

가슴속 사리 몇개만으로도 

저승 뜰안의 사리탑이 쌓이네

 

가져가지 못하는 금은보화

지니지 못하는 부귀영화

기억되지 않는 권력과 명예는

이승에 두고 가라네

 

이제는 

홀연히 떠나가는 날

저승방에서 이생을 평가하리

내려놓고 버린만큼

수북하게 더하여 쌓이는

이승과 저승의 어긋난 수학공식

 

오늘은 더 내리고

버리고 양보해서

저승길 평온하게 하고

저승방 풍성하게 하리 

 

-이강석의 작은 시-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