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에 써 올린 글에
술 깬 이가 감동하니
온종일 제정신 아닌 자가
시상(詩想)을 지배하네
보일듯 말듯한 여름의 자락이
나뭇가지에 걸린 맑은 아침인데
도무지 도대체 아무래도
시상은 저만치
선술집 연탄난로 아래에서
뒹굴고 있네
깨어진 사금파리로
흙바닥 긁어대고
숙취 속 안개처럼
잡히지 않는 화두인듯
지난밤 꿈속의 글귀는
장원급제 오언시인데
대충 채워 넣은 마지막 詩語들만
인간인가 싶소이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집필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