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겸
출생 : 1957년 경기 화성(본명 정승렬)
경력 : 경기도청 근무
등단 : 2003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시집 : 푸른경전, 공무원, 궁평항
수상 : 2004년 공무원문예대전 시부문 행정자치부장관상
2009년 공무원문예대전 시조부문 행정자치부장관상, 경기시인상 수상
현재 : 칼럼니스트와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로 활동
정갈한 사진마다 웃음꽃 활짝 피었다 안개 속에 감추어진 희망의 노래 지난번 선거에서는 주인님이 원하신다면 달도 별도 따다 준다 했다 이번에는 태양까지 따다 준다고 번호 밑에 붉은 도장을 꾹꾹 눌러 써 놓았다 파랑꽃 빨강꽃 노랑꽃 보라꽃 연분홍꽃 만화방창이다 꿀벌과 나비는 보이질 않는다 지나가던 중학생들이 한참을 쳐다 보다 키득거리며 웃는다 궁금해서 왜 웃냐고 물었다 저 사람들 당선되면 겁나요 그리고는 저희들끼리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잽을 날리며 주먹질과 욕을 하는 퍼포먼스 한창이다 나도 물끄러미 바라본다 답이 없는 세상 이제 지구의 수명은 다 되었다 다시 백아기 쥬라기시대가 그리워진다. 정겸 시인 경기 화성출생(본명 정승렬), 경희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전공 격월간 시사사로 등단. 시집 『푸른경전』, 『공무원』, 『궁평항』 공무원문예대전 시부문, 시조부문 행정안전부장관상수상. 현재 경기시인협회 이사와 칼럼니스트로 활동. -시작메모-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10 총선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후보들은 앞 다투어 선심성 공약과 온 국민의 머슴이라며 한 표를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우리나라 통치구조상 국회는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의원들이 모여 국민들로부터 위임된
은빛 물결이 살아 온 흔적만큼 살랑거린다 맛집 나루터매점에서 카푸치노 마시며 존바에즈의 더리버인더파인을 듣는다 마법에서 풀린 듯 되살아나는 지난 시간들 색 바랜 원천유원지 안내판이 흐릿하게 보이고 사라졌던 추억들이 호숫가를 맴돌고 있다 수천광년을 달려와 밤하늘을 수놓았던 별들 수궁과 용궁, 광나루, 수정 수상휴게소 범바위집과 가오리와 방패연, 언덕 위 카페촌, 오리배… 아직도 저수지속에서 단꿈을 꾸고 있다 푸른 웃음으로 가득한 호수 그리움 잔뜩 배인 저녁노을이 화석처럼 굳어져간 기억들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정겸 시인 경기 화성 출생(본명 정승렬) / 경희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전공 / 격월간 시사사로 등단 / 시집 『푸른경전』 『공무원』 『궁평항』 / 공무원문예대전 시부문, 시조부문 행정안전부장관상수상 / 현재 경기시인협회 이사, 칼럼니스트로 활동 -시작메모- 수원 인근이 고향인 사람이거나 직장을 가졌던 사람들은 광교호수공원에서 한번쯤은 색 바랜 시간을 소환한다. 원천유원지로 추억되는 광교 호수공원, 당시 모처럼 맞이하는 일요일에는 수원에 소재한 삼성전자, 선경합섬, 한일합섬, 선경직물, 연초제조창 등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쏟아져 나와 인산인해를 이루던 곳
고향집 근처 실개천 암맷돌 숫맷돌 징검다리 놓여 있다 맷손은 사라지고 암쇠와 수쇠도 보이질 않는다 깊이 패인 홈은 모두 마모되어 민낯이다 한 평생 마주 앉은 두 사람 들숨 날숨 맞춰가며 서로 보듬고 의지 하며 볼 비비는 회전 마찰음 휑하니 뚫려 있는 구멍 속으로 몇 가마니 쌀과 보리쌀 몇 말의 콩이 산화되어 나의 빈속을 채워주었을까 자식들 손발에 물 묻히지 말라고 가시고기가 되어 버린 저 맷돌 흐르는 물속에 반쯤 묻힌 채 야윈 등 내밀며 어서 밟고 건너가라 하네. 정겸 시인 1957년 경기 화성출생(본명 정승렬), 2003년 시사사 등단, 시집 '푸른경전', '공무원', '궁평항', 공무원문예대전 시, 시조부문 행정안전부장관상, 경기시인상 수상, 현재 칼럼니스트와 한국경기시인협회이사로 활동 -시작메모- 맷돌이 우리 주위에서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맷돌은 두 개의 넓적한 원형의 돌을 위 아래로 포개 놓은 형태로 되었으며, 마찰부분은 위아래 엽전모양의 쇠를 끼워 마모 방지와 회전을 원활하게 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또한 윗돌 가장자리에 맷손이라는 손잡이를 만들고 가운데에 구멍을 뚫어 그 구멍 속으로 곡식을 서서히 넣으면서 맷손을 돌리면 곡식이 갈려나오는 오늘날
꾸벅 꾸벅 졸며 해 따라 가던 해바리기꽃 고개 숙여 선잠 자고 있다 꽃술 떨어진 상처 사이로 지난여름 까맣게 그을린 시간들이 응고되어 촘촘히 매달려 있다 제트배송차가 잠시 멈춘 사이 헐떡거리며 아파트 출입문을 향해 달린다 제 몸보다 몇 배 큰 택배박스를 굴리고 당기며 올라가는 쇠똥구리 같이 다부진 사내 한나절 지나자 벌써 지쳐있다 계단을 내려오는 사이 새벽에 보았던 별들이 머릿속으로 쏟아지고 있다 순간 아찔, 유성우를 피해 벽에 잠시 기대 본다 통로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이름 없는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물결 잔잔한 바다에서 신기루를 만났다 초록의 해연(海淵)을 따라 빌딩들이 즐비하고 공원마다 화려한 산호초들로 가득하다 오색찬란한 열대어들이 무리지어 다니고 은은하게 맥가이버 오프닝곡이 흘러나온다 딸기와 청포도 오렌지가 다문다문 박힌 크레이프 케이크에 촛불이 켜졌다 생일 축하송이 끝날 무렵 우리 아빠 최고라는 외침에 화들짝 놀라 사방을 둘러본다 땀에 젖은 배송계획서 아직 뒷주머니에 꽂혀 있다 날아라, 쇠똥구리야. 정겸 시인 1957년 경기 화성출생(본명 정승렬), 2003년 시사사 등단, 시집 '푸른경전', '공무원', '궁평항', 공무원문예대
태초에 당신은 하늘에 매달린 작은 점이였지요 어둠이 사라지고 햇볕 반짝이는 날 점은 나뭇잎처럼 보이다가 나비처럼 보이기도 했죠 좀 더 가까이 오세요 이제 날개가 보이는군요 조금 더 가까이 오세요 조금만 더 아, 날개를 다쳤나봐요 너무 멀리 날아와 지쳤나봐요 이제 조금씩 숨고르기 할 때예요 작은 눈도 보이네요 노랑부리도 보이고요 황금빛 날개도 보이네요 부리에 작은 별을 물고 있네요 당신은 어느 별자리에서 왔나요 그 행운의 별자리를 알고 싶어요 은하수 건너 어디엔가 있을 그 별자리 궁금하네요. 김재자 시인 경기화성 출생, 일간지에 ‘노랑부리 백로’ 등을 발표 작품 활동 시집 『말 못 하는 새』가 있으며 글샘동인, 현재 용인병원유지재단 이사 -시작메모- 이 시는 어쩌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 같은 시다. 우주는 점으로 부터 탄생이 되었고 지구상의 모든 형체는 점에서 시작되었다는 속설이 있다. 따라서 점은 만물의 근원이다. 새는 멀리서 보면 점으로 보이고 가까이 올수록 나뭇잎과 나비처럼 보인다. 시인은 이러한 관점에서 시각적 모티브와 원근법을 살려서 하나의 시로 승화 시켰다. 점으로 보이던 새가 가까이 와서야 눈과 부리, 날개가 보이는데 그때서야 날개가 다친 것을
<저승에는 가져가지 못함에 대하여> 육신을 떠나도 이 세상에 남아있어야 할 소중한 재능 흔적만 남기고 가는 안타까운 이야기들 명필의 손을 저승사자가 잡고가고 마라토너의 심장도 멈추고 말지 싸이클선수 말근육도 사라지고 저승길은 뼈마디만으로 걷지 쉐프의 미각도 정치인의 양심도 예술가의 감성 역시도 모두가 두고가지 못함이라 염라대왕이 저승길에 허락하는 동행은 이생에서의 희생과 봉사와 사랑 베푼 정성 저승길 앞에 효자문 되고 자식키운 엄마에게 열녀문 되고 나눈 사랑 저승방 벽면에 금이되어 빛나고 참아낸 인내는 저승집 주추돌로 자리하고 가슴속 사리 몇개만으로도 저승 뜰안의 사리탑이 쌓이네 가져가지 못하는 금은보화 지니지 못하는 부귀영화 기억되지 않는 권력과 명예는 이승에 두고 가라네 이제는 홀연히 떠나가는 날 저승방에서 이생을 평가하리 내려놓고 버린만큼 수북하게 더하여 쌓이는 이승과 저승의 어긋난 수학공식 오늘은 더 내리고 버리고 양보해서 저승길 평온하게 하고 저승방 풍성하게 하리 -이강석의 작은 시-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삼성전자본사 수원사옥이 빤히 보이는 원천리천 한가운데 낡은 나무말뚝 섬이 되어 꽂혀 있다 한 뼘도 안 되는 말뚝위에 꽃처럼 자리 잡은 버드나무 예닐곱 개 여울물 휘감고 소리 내어 흘러도 세상시름 잊은 듯 묵언 수행중이다 가끔 샛바람 불고 먹장구름 몰려 올 때마다 머리 숙이며 삶의 무늬에 대하여 잠시 고민할 뿐 푸른 가슴속 희망 담으며 다시 하늘바라기다 세상 사람들아 사는 것이 힘들고 고달프다 하여도 어디 우리만 할까 웃자 웃자 그냥 웃자. 정겸 시인 1957년 경기 화성출생(본명 정승렬), 2003년 시사사 등단, 시집 '푸른경전', '공무원', '궁평항', 공무원문예대전 시, 시조부문 행정안전부장관상, 경기시인상 수상, 현재 칼럼니스트와 한국경기시인협회이사로 활동 -시작메모- 이강석 선배가 사진 한 장 보내 왔다. 삼성전자 인근 원천리천에서 찍은 것이라며 놀라운 생명력에 감탄 또 감탄이다. 나 역시 그 사진을 보고 경이로운 삶의 이력에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은 어떤 사고를 가지고 세상에 도전하는지 자못 궁금해진다. 말뚝위에서 작은 군집을 이루며 살아가는 버드나무는 어쩌면 열악한 환경과 역경을 이겨나가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아름다운 청년정신이라 생각한다. 한편
VIP 시간만 모여 있는 VIP 요양원 아직도 그들의 입은 코로나에 갇혀있고 현대판 동화구연은 하품이 대신 듣는다 어깨 들썩 손뼉 짝짝 신날 것도 없는 동요를 신나는 척 부른다 치매 박수 주먹 박수 손등 박수 손목 박수 뒤통수 박수 정수리에 올라앉은 치매가 덩달아 신이났다 “잠시 기두려봐” 손을 번쩍 치켜든 열아홉 살 어르신 “내가 노래 한마디 할껴. 노래는 이렇게 부르는 거야” 여덟 시 통근길에 대머리 총각 오늘도 만나려나 기다려지네 음정 박자 척척 맞춰 멋들어지게 불러대는 진짜 진짜 VIP 가슴 두근대며 대머리 총각 기다리는 스무 살 꽃다운 처녀 대머리면 어떠리 꽃처럼 빛나는 봄날인걸 이복순 시인 1957년 경기도 김포 출생, 2015년 [수원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경기여류문학 회원, 수원시 버스정류장 인문학 글판 수상 KBS 성우협회 수원시 주관 시와 음악이 있는 밤 공모 수상 길 위의 인문학상 수상, 수원문학인상 수상, 서울 지하철 시민 창작시 선정, 수원문인협회 19대 부회장, 현 수원문인협회 이사, 시집 『서쪽으로 뜨는 해도 아름답다』 - 시작메모- 이 시를 읽는 순간 가슴에 작은 파문이 일어나 잠시 마음이 산란해 진다. 그리고 서러움과 슬픔이 엄
막차 끊어지고 마지막 슈퍼의 불도 꺼졌다 깃털 빠진 새 한 마리 미루나무 가지에 앉아 꼬박꼬박 졸고 있다 바스락,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깨어났다 셀 수 없는 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 왔다 실개천도 건너고 모래 언덕과 바위산을 넘었다 눅눅했던 시간을 밤바람에 말리고푸른 기억을 머릿속에서 탈색 시킨다 무심코 바라 본 북쪽 하늘 카시오페아 성운의다섯 개 눈동자가 반짝 거린다별들은 사라진 전설을 불러 모으고 빛을 가지고 있는 모든 유령들은 하늘 정원에서 불꽃 잔치를 열고 있다찰라, 붉은 섬광이 성호를 그리며 소나기처럼 쏟아진다 수천 광년의 세월을 달려 나에게 온 저 수많은 별빛들 이제 가야 할 곳을 찾은 것이다. 정겸 시인 1957년 경기 화성출생(본명 정승렬), 2003년 시사사 등단, 시집 '푸른경전', '공무원', '궁평항', 공무원문예대전 시, 시조부문 행정안전부장관상, 경기시인상 수상, 현재 칼럼니스트와 한국경기시인협회이사로 활동 -시작메모- 별을 보고 출근하여 별을 보고 퇴근하는 사람들, 비탈진 산동네를 내려와 조조할인버스를 타고 새벽 인력시장에서 운이 좋게 건설 현장으로 팔려가는 순간, 우리의 아버지들은 가장 노릇을 할 수 있는 하루의 일감
푸른 기운 하나 없는 잎 떨어진 버드나무에 동그마니 앉아 있는 새 칼바람을 악기 삼아 노래 부른다 추억의 소야곡인지 희망의 속삭임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아련하게 사라져 간 청보리 밭에서 내가 불렀던 그리운 노래였다 바람 부는 날은 새가 울었고 흰 눈 내리는 날에는 새가 웃었다 새는 항상 나의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내가 새를 좋아하는 것도 새가 나를 좋아하는 것도 항상 서로가 눈빛을 함께 나누었기 때문이다 가시덤불 우거진 산길을 나 홀로 걸어 갈 때 새 한 마리 날아와 낮에는 햇빛 한 줌을 밤에는 별빛 한 줌을 선물로 주었다 여윈 하현달빛 아래로 은빛 억새풀이 바람에 흔들린다 어디선가 겨울 나그네의 노래가 들려오는 지금 작은 한 숨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김재자 시인 경기화성 출생, 시집 『말 못하는 새』가 있으며 문예지 및 일간지에 작품 발표, 글샘동인, 현재 용인병원유지재단 이사 -시작메모- 우리의 삶의 언저리에는 항상 새라는 날짐승이 등장한다. 이솝우화, 전래동화, 혹은 시와 소설 속에도 새는 주인공이거나 아니면 길동무정도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다. 새는 그만큼 우리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이 시에서도 시인은 새를 소재로 이야